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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영/ 포천신문 운영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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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느 추운 눈 내리는 겨울밤에 막 자려고 침대에 누었는데 누가 사제관 문을 두드려 귀찮은 생각이 들었지만 찾아온 사람을 그냥 돌려보낼 수 없어 불편한 마음으로 일어나 문을 여니 나병환자가 추위에 떨며 서 있었습니다.
나병 환자의 흉측한 얼굴에 섬칫했지만 정중히무슨 일로 오셨습니까?하고 묻자 “죄송하지만, 몹시 추워 얼어 죽게 생겼네요. 몸 좀 녹이고 가게 해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문둥병 환자의 간청을 솔직히 안된다고 거절 하고 싶었지만 사제가 그럴 수 없어 안으로 안내 했고 그가 자리에 앉자 살이 썩는 고름의 심한 악취가 코를 찔렀습니다.
“어떻게 식사는 하셨습니까?” “아니요, 벌써 며칠째 굶었습니다.” 나는 아침식사로 준비해 둔 빵과 우유를 주자 그는 순식간에 다 먹었습니다. 식사 후 몸이 좀 녹았으니 나가주기를 기다렸지만 그 환자는 기침을 하며 “사제님! 지금 밖에 눈이 많이 내리고 날이 추워 도저히 가기 어려울것 같네요. 하룻밤만 좀 재워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누추하지만, 그럼 여기 침대에서 주무시지요.”마지못해 승낙을 했습니다. 염치가 없는 문둥병 환자에게 화가 치밀어오는 것을 꾹 참고 혼자 살고 있어 침대도 일인용 하나뿐인데 문둥병 환자에게 양보하고 할 수 없이 맨바닥에서 자려고 누웠습니다. 밤이 깊어지자 문둥병 환자는 “사제님, 제가 몸이 얼어 너무 추워서 도저히 잠을 잘 수 없네요. 미안하지만 사제님의 체온으로 제 몸을 좀 녹여주시겠습니까?”
어처구니없는 환자의 요구에 당장 자리서 일어나 밖으로 내 쫓아버리고 싶었지만 예수님이 자신을 위해 희생하신 ‘십자가의 은혜’를 생각하며 그의 요구대로 나병환자를 꼭 안고 침대에 누웠습니다. 좁은침대라 잠자리도 불편하고 고약한 냄새의 문둥병 환자와 몸을 밀착시켜 체온으로 녹여주며 잠을 청했습니다.
도저히 잠을 못 이룰 것 같다고 생각했지만 꿈속에 주님께서 환히 웃으시며 “프란치스코야! 나는 네가 사랑하는 예수란다. 네가 나를 이렇게 극진히 대접했으니 하늘의 상이 클 것이다.” “아 주님! 저는 아무것도 주님께 드린 것이 없습니다.” 꿈속에서 주님의 모습을 보고 깜짝 놀라 자리에서 일어나니, 벌써 날이 밝은 아침이었습니다.
그러나 침대에 같이 자고 있어야 할 문둥병 환자는 온데간데 없고, 고름냄새가 베어 있어야할 침대에는 오히려 향긋한 향기만 남아 있을 뿐 그는 흔적도 없이 사라졌습니다. “아! 그분이 주님이셨군요. 주님이 부족한 저를 이렇게 찾아 주셨군요. 감사합니다.”무릎을 꿇고 엎드렸습니다.
모든 것을 깨닫고 밤에 문둥병 환자에게 불친절했던 자신의 태도를 회개하며 자신과 같은 비천한 사람을 찾아주신 하느님께 감사기도를 올렸습니다. 그 기도가 전 세계에서 가장 사랑받는 ‘프란치스코의 평화의 기도’입니다.
사랑의 주님!!! 저를 평화의 도구로 써 주소서. 미움이 있는 곳에 사랑을, 다툼이 있는 곳에 용서를, 분열이 있는 곳에 일치를, 의혹이 있는 곳에 신앙을, 그릇됨이 있는 곳에 진리를, 절망이 있는 곳에 희망을, 어둠이 있는 곳에 빛을, 슬픔이 있는 곳에 기쁨을 가져오는 자 되게 하소서. 위로받기보다는 위로하며, 이해받기보다는 이해하며, 사랑받기 보다는 사랑하게 하여 주소서.
우리는 줌으로써 받고, 용서함으로 용서 받으며, 자기를 버리고 죽음으로써 영생을 얻음입니다. 세밑입니다. 무슨 모습으로든 우리에게 오신 예수님을 알아보는 혜안을 갖기원합니다.
김남영/ 포천신문 운영위원장
*칼럼 및 기고는 본지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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