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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기고] 석과불식(碩果不食)


포천신문 기자 / jun28258@gmail.com입력 : 2006년 06월 22일

주역(周易) 상구(上九)의 효사(爻辭)에는 다음과 같은 말이 나온다.

“上九 碩果不食 君子得輿 小人剝廬 象曰 君子得无 民所載也 小人剝廬 終不可用也.”
이 구절의 뜻은“씨 과실은 먹지 않는다.

군자는 가마를 얻고 소인은 거처를 앗긴다. 군자는 얻는 것이 없으나 백성의 추대를 받게 되고 소인은 거처를 앗기고 끝내 쓰일 데가 없어진다.”로 풀이된다.

출중한 과일은 다 먹지 않고 남긴다는 말은 욕심을 억제하고 다른 사람에게도 이익을 나눠 준다는 뜻이기도 하다.

옛 사람들은 과일을 딸 때 모두 다 따지 않았다.

몇 알은 반드시 남겨 소위 까치밥이라 하여 새들의 먹이가 되게 했다.

벼도 마지막 끝 부분은 베지 않고 남겨 두어 가난한 이들의 식량이 되게 했다.

선인들의 끼친 지혜는 다 먹지 않고 남겨놓는 행위, 그 속에 인정과 희망의 슬기로움이 깃들어 있었다.

일반적으로 분쟁의 발생은 이익을 독점하는데서 생기게 된다.

또한 그 이익의 독점 때문에 전쟁으로 이어지기도 하고, 우리 사는 세상이 자꾸 험악해지기도 한다.

분쟁의 이유 중 가장 큰 원인은 이익을 남과 더불어 나누려 하지 않는 것이다.

인정과 사랑이 넘치는 행복한 사회를 만들려면 한사람이 백 걸음을 걷는 것보다 여러 사람이 한 걸음을 같이 걸어가는 것이 더욱 중요할 때가 있다.

지금 우리의 현실은 날이 갈수록 더욱더 냉혹하고 치열한 경쟁의 벌판에 서 있다.

예전에는 달리기를 하다가 넘어진 친구를 일으켜 늦더라도 함께 달려온 학생에게 장한 학생이라고 칭찬을 했다.

그것이 우리의 진솔한 마음이요, 정체성이고 더불어 살아가는 아름다운 미덕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남보다 한 발이라도 더 앞서야 한다는 강박관념으로 모든 미덕이 버려지고 있다.

이렇다 보니 자의든 타의든 남을 해하게 되고 쓰러진 상대를 일으켜 세우기보다 발로 밟아야 하는 시대가 되어 버렸다.

약육강식의 시대가 사람들의 마음속 깊은 곳까지 자리하게 된 것이다.

우리 포천에도 고유의 인정과 예절, 충효, 그리고 의리를 목숨 같이 숭상하던 때도 있었다.

그러나 시대의 왜곡된 흐름으로 인하여 서로가 원수가 되고 적이 되는 정신적 위기상황 속에서 우리는 허우적거리게 되었다.

이런 위기의 시대에 망령된 병을 치유하는 유일한 방법은 까치밥을 남겨두던 조상들의 지혜를 실행하는 것이다.

외세가 침략하여 제일먼저 하던 짓이 열매든 싹이든 가리지 않고 욕심내어 다 먹어치워 버렸던 소인배적 행위 속에서도 새로운 희망을 잉태하였던 애국지사들의 모습에서 그것을 반증해 볼 수 있다.

그래서 가능성을 내재한 출중한 씨앗은 다 먹지 말고 인정어린 양심의 새로운 희망으로 보존 발전시켜야 한다.

위기의 시기, 초겨울 잎이진 감나무 가지 끝에 빨간 감 한 개를 남겨놓은 모습, 이 하나 남은 희망은 절대로 따먹지 말고 잘 보존해서 내년에 종자로 사용해야 한다.

군자(君子)는 그 희망을 따먹지 않고 보존하지만, 소인(小人)은 이것마저 따먹어 버려서 후일을 기약하지 못한다.

적극적으로 생각하면 크고 아름다운 열매는 절대로 먹히지 않는다는 뜻으로도 해석한다.

그 이유는 군자를 만나면 보존되고 소인을 만나면 스스로 망하기 때문이다.

우리주위에서 존재의 필연성을 역설하며 강한 생명력으로 고고한 자태로 바위틈에 생존하는 소나무들도 그 존재의 이유를 표출하고 있다.

또한 선산을 지키는 굽은 나무들도 모진 풍파를 이기며 선산을 지키는 강렬함과 의지로 절대로 죽지 않는다는 근본적인 생명력의 표현이다.

왕방산에 오르면 정상에 거센 바람과 역경을 이기며 오랜 세월을 지키고 서 있는 소나무가 있다.

북서로 개성의 송악을 넘어 대륙의 기운을 아우르고 동으로 큰 바다의 기운을 가슴에 품은 그 소나무는 우리의 존재를 대변하고 있다.

그리고 굳건한 신의와 자존심을 지키며 끝없이 도도하게 흐르고 있는 한내의 물줄기를 바라보면서 우리는 새로운 희망가를 부르면서 아리랑고개를 넘는 여유로운 지혜를 선조들의 모습에 찾아 보배로운 거울로 삼아야할 것이다.  

포천신문 기자 / jun28258@gmail.com입력 : 2006년 06월 2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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