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건축의 의미
장 덕철 (해동 흙건축 학교장)
포천신문 기자 / jun28258@gmail.com 입력 : 2006년 06월 22일
건축이란 사람들에게 무엇인가.
건축이 과연 사람들하고 무슨 관계에 있는가.
이번 이야기는 건축의 근본적인 의미에 대해서 말씀을 드리고자 한다.
건축은 사람들에게 어떤 역할을 해줄까.
건축은 우선 외부로부터 <막아주는>역할을 하게 된다.
그러면 사람들은 무엇을 막아주기를 원하는가.
사람들이 집을 짓는다면 (관공서나 상업건축은 일단 제외하고) 가장 먼저 집은 사람들에게 비바람과 눈보라와 뜨거운 더위 등의 사람들의 생존에 불리한 자연력으로부터 막아주는 <피난처>가 된다.
이것이 건축의 가장 기본적이고 중요한 역할이다.
그런데 사람들은 또하나의 <막이>가 필요하다.
소위 프라이버시라는 것이다. 다른 사람들의 시선을 막아주기를 원한다.
사람들은 이상한 동물이어서 <부끄러움>을 타는 이상한 심리현상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부끄러운 행위를 할때는 다른 사람들의 시선으로부터 자유로워지기를 원한다.
이럴때 집은 <커텐>역할을 한다.
즉, 집은 프라이버시를 보호해주는 역할을 한다.
그 다음에 사람들이 집에 대해서 원하는 것은 편하게 쉬고, 먹고, 자고, 생식하고, 배설할 수 있도록하는 기능이다.
사람들이 집에 대해서 원하는 것은 이것에서 그치지 않는다.
편하기도 하지만 집이 <아름답기>를 원한다. 그래서 <편한 기능>과 <아름다움>을 건축의 2대 요소라고 한다.
그런데 건축은 이러한 2대 요소이외에 또 하나의 요소를 가지고 있다.
<상징>이라는 것이 그것이다.
가까운 절에 가보면 대웅전을 가기전에 먼저 <사천왕문>을 거치게 된다.
사천왕문 안을 들여다 보면 칼과 창을 든 장수들이 무서운 눈으로 매섭게 내려다보고 있다.
그 장수들이 하는 역할은 절에 들어오는 사람들에게 숨어있는 악귀들을 모두 내쫓는 역할이다.
실제로 악귀들을 쫓아내는 것은 아니겠지만 사람들은 그 사천왕문을 통과하면서 몸과 마음에 붙어있는 악귀들이 떨어진다는 마음속의 느낌을 갖게 된다.
즉 사람들은 몸이 편하기 위해서 집을 갖기를 원하지만 또 한편으로는 집을 통해서 <정신적인 변화>를 느끼기 위해서 집을 짓기도 하는 것이다.
천하대장군의 목상도 그러한 역할을 하게 되는데 이러한 것들을 건축의 갖고 있는 <상징성>인 것이다.
사람들이 집을 지을 때 가장 먼저 갖는 목적은 <물리적인 악조건>을 벗어나기 위함이다.
그리고 그 집이 아름답기를 원한다.
아무리 못사는 사람들도 집을 나름대로 꾸미는 것을 보면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것은 사람의 본능이라 할 수 있다.
그리고 또 하나 말씀드린대로 <상징성>인데 그것을 건축의 <정신적인 요소>라 한다.
그러면 건축과 사람과의 관계는 무엇일까?
이에 대해서 가장 명쾌하게 설명하는 건축 격언이 있다.
<사람이 집을 짓고, 집은 사람을 짓는다>
이 말은 환경의 중요성에 대해서 영국의 윈스턴 처칠이 어떤 연설에서 한 내용이다.
정치가가 건축에 관한 인식을 하고 있는 것이 놀라울 따름이다.
집은 사람들에 의해서 지어진다.
이 경우 사람이 능동적인 위치에 있고, 집은 수동적인 위치에 있게 된다.
일단 지어지고 나면 사람들은 시간의 대부분을 집에서 보낸다.
그 시간속에서 사람들은 <집>이란 환경에 의해서 끊임없이 정신적 육체적 영향을 받는다.
그러는 과정을 자세히 보면 집은 능동적인 위치에 있고, 사람은 수동적인 위치에 있게 된다.
그리고 그 시간은 사람의 인성에 깊은 영향을 끼치게 된다. 이것이 건축과 사람과의 관계이며, 그래서 집은 매우 신중하게 지어져야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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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천신문 기자 / jun28258@gmail.com 입력 : 2006년 06월 2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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