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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근/ 문학박사, 작가, 평론가, 황야문학 발행인, 포천신문 자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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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퀴어문화축제라는 생소한 행사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이 뜨겁다. 퀴어축제 주관자들은 보수의 심장 대구에서 행사를 강행하여 사회적 비판적 시선에 저항의 몸짓을 보여주었다. 퀴어축제는 성소수자라는 이유로 사회적으로 억압을 당했던 자신들의 성적 정체성을 당당하게 보여주려는 행사이다.
사회적 소수자로서 성적 정체성을 숨기고 살아야 했던 그들에게 긍정적 시각이 증가한 것도 괄목할 만한 변화이다. 축제 참여자의 증가는 성소수자들이 인간으로서 존중을 받고자 하는 노력을 연민이 아닌 당연한 인간의 권리라는 그들의 주장에 대한 지지라고 보아도 무방하다. 또한 성소수자들의 시위성의 행진은 동성애를 범죄시해온 사회적 관습에 순응하기보다 치열하게 저항하려는 상징적 몸짓이라고 평가해야 할 것이다.
역사적으로 인간사회는 공동체를 유지하기 위해서 법, 관습, 도덕, 윤리 등의 보수적 가치를 가지고 있다. 사회의 기본단위인 가족은 한 유기체의 근간인 세포처럼 사회적 최소단위라고 할 수 있다. 가부장제의 가족은 세포가 핵을 가지듯이 아버지가 가장으로서 역할을 하면서 질서를 유지한다. 유기체는 세포의 핵이 제대로 구실을 하지 못하면 병이 들거나 건강을 유지할 수 없다.
가족 또한 부친을 중심으로 부부가 있고 그들은 자식을 낳아 기른다. 가족적 혈연관계의 온전함이 손상되면 가족 간의 균형 관계가 왜곡되어 가정파괴 같은 암세포로 발전하게 된다고 본다. 이런 문맥에서 가부장적 사회는 동성애나 근친상간과 같은 변칙적 성행위는 사회의 근간인 가부장제도를 위협하는 애정 행위라고 매도하였다. 이런 문맥에서 동성애는 후손 양육을 통한 사회적 영속성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치므로 사회적 범죄로 취급하여 억압하였던 것이다.
가족의 건전성을 오랫동안 주장해왔다는 것은 역으로 보수적인 가치들이 손상되거나 경시되는 경향이 종종 있었다는 것을 반증한다. 희랍의 극작가 소포클레스의 비극 『오이디프스왕』은 가족의 건전성이 파괴되면서 사회 전체가 부정적인 영향을 받고 해체되는 모습을 보여준다. 테베의 왕 라이어스는 인접국을 방문하는 동안 인접국의 미남 왕자와 동성애를 범한다. 동성애는 가족을 이루게 하는 이성 간의 사랑과는 달리 자식을 낳아 사회를 풍요롭게 하지 못한다.
또한 동성애는 쾌락은 추구할 수 있으나 자식을 낳지 못함으로써 사회의 불모성을 야기한다. 라이어스왕은 동성애에 대한 저주로서 그의 아들이 그를 살해하고 어머니와 결혼하게 되는 운명을 타고 난다. 결국 그는 운명을 피하기 위해 아들을 죽이려고 했지만 우여곡절 끝에 살아나 이웃나라 왕자가 된 그의 손에 죽음을 맞이한다. 게다가 왕이 된 오이디푸스는 어머니와 결혼하여 두 딸을 낳는 최악의 수치를 당한다. 근친상간의 진실을 발견한 어머니는 목을 매우 자실을 하고 그는 두 눈을 찔러 소경이 되어 스스로 황야를 떠도는 비극의 주인공이 된다.
현대에 들어서면서 서구사회에서 게이나 레스비언도 성소수자끼리 결혼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지만 아직도 보수적인 시민들의 시선이 곱지 않은 사회적 금기사항이었다. 금기는 개인적인 욕망을 규제하는 역할을 하며 사회의 건전성을 유지하기 위한 최소한의 보호책으로 여겨졌다. 서구 사회는 동성애의 빈도가 빈번하여 어둠의 세계에 잠재하였던 애정행위를 숨길 수 없는 상황에 이른다.
동성애로 인해 에이즈란 전염병이 발생하여 현대판 신의 저주라고 경고하며 그들의 애정행위를 더욱 불온시하는 경향이 심화되었다. 그렇지만 인간의 자연적 본능으로서 동성애는 사회적 억압으로 제거할 수 없는 선천적인 성적 정체성임을 인식하게 되었다. 그들은 죽어가면서도 동성애자로서 사랑의 가치를 보여주어 많은 문학 작품과 연극, 영화 등으로 제작되어 사회적 반향을 일으키기 시작했다.
특히 헐리우드의 많은 스타들이 속속 동성애자였다고 밝히고 소위 커밍아웃(coming-out)라는 사회적 세리모니에 동참하는 기현상을 보여주었다. 그뿐만 아니라 샌프란시스코 등의 동성애자들은 대문 앞에 청사초롱을 걸어놓고 거주자가 성소수자임을 당당히 밝히고자 하였다. 더 나아가서 도시의 심장부에서 성소수자들도 사회적 문화의 창조자로서 당당하게 나서겠다는 선언을 퀴어축제를 통해서 하는 단계에 이르렀다.
이것은 동성애 문화도 인간사회의 현상으로서 자연적인 창조물이라고 강변하는 것이며 주류와 다른 성소수자의 문화를 향유할 수 있다는 선언이다. 그리고 퀴어축제가 문화의 다양성을 확산시키는 긍정적인 콘텐츠라는 것을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이제 동성애에 대한 사회적 편견을 벗겨낼 시점이라고 본다.
성적 지향성에 대한 자유가 관대한 지역이 그렇지 못한 지역보다 성소수자들의 약물 사용이 훨씬 적다는 것이 통계로 밝혀졌다. 성소수자를 지지하는 지역에서 불법마약을 사용하는 비율이 남학생은 0.88배, 여학생은 0.92배 낮다고 보고되었다. 이것은 성적 지향성을 억압하지 않는 정책이 성소수자의 정서적 안정성을 보장함으로써 범죄 발생을 줄일 수 있다는 긍정적 지표인 것이다.
퀴어문화축제는 성소수자에 대해 친화도를 증진시키고 그들의 정신적 또는 육체적 건강을 증진시킬 수 있다고 본다. 퀴어문화축제는 성소수자를 동등한 인간으로서 자존감을 상승해주는 효과가 있다. 이제는 성소수자들의 문화와 삶의 현장을 화장실이나 낙후된 영화관 같은 음습한 장소로 내몰아서는 안 된다. 건강한 연인들이 공개된 장소에서 당당하게 애정을 표현하듯이 그들의 문화도 밝고 공개된 곳에서 이루어지도록 하는 것이 사회의 건전성을 지켜줄 수 있다. 이를 통해서 성소수자들의 자살 시도, 자해 등의 부정적 현상을 막을 수 있는 것이다.
박정근/ 문학박사, 작가, 평론가, 황야문학 발행인, 포천신문 자문위원
*칼럼 및 기고는 본지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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