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
박창진/ 사회복지학 박사
|
|
인천 도심 한복판 빌라에서 사망한지 2년이 넘어 백골이 된 70대 노인의 시신이 발견됐다. 6남매의 어머니로 셋째 딸과 함께 살고 있었으나 숨진 어머니의 연금 수령을 하기 위해 2년여간 시신을 방치 한 체 살고 있었다고 하니 참혹하고 엽기적인 생각이 앞서 돈 앞에서 사람이 얼마나 더 악마스러워 질까에 대한 두려움이 든다.
고독사(孤獨死)란 사회적 관계가 단절된 상태로 혼자 살던 사람이 자신의 생활공간에서 사망한 뒤 한동안 방치되다가 발견된 죽음을 말한다. 보건복지부가 우리나라 최초로 조사한 지난 5년간 (2017~2021년) 발생한 고독사 현황과 특징을 조사한 “2022년 고독사 실태조사”에 따르면 2021년 고독사 사망자 수는 총 3.378명으로 2017년 2.412명 보다 40.0% 증가했다.
이는 같은 해 총 사망자 수 31만 7.680명의 1% 수준이며 년도 별로 보면 2017년 2.412명 2018년 3.048명 2019년 2.949명 2020년 3.279명 2021년 3.378명으로 2019년을 빼고 계속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1년 연령별 고독사를 살펴보면 50대가 29.6%, 60대가 29.0%, 40대는 15.6%, 70대 12.5%, 80대 이상 6.0%, 30대 4.9%, 20대 1.6% 순으로 50대가 가장 많았다.
전체 고독사 가운데 20~30대는 2017년 8.4%, 2018년 7.8%, 2019년 7.4%, 2020년 6.3%, 2021년 6.5% 등으로 감소하는 추세이고, 청년층의 고독사는 자살이 많았는데 20대 56.6%, 30대 40.2%로 전체 평균 (17.3%)보다 2~3배 높다. 성별로 보면 조사 연도 시작부터 매년 남성이 여성보다 4배 이상 많았다. 최근 5년간 고독사를 포함한 전체 사망자 가운데 고독사가 차지하는 비율은 여성 0.3~0.4%였으나 남성은 1.3~1.6%를 차지했다.
남성 고독사의 증가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1인 가구 증가와 밀접하다. 우리나라 1인 가구는 2005년 20%대에서 2021년에는 33%까지 증가했다. 2050년에는 40%가 될 전망이다. 서울시의 경우 고립 또는 은둔 상태의 청년에 대한 실태조사를 벌인 결과 청년 100명당 4.5명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직업이나 구직활동이 없는 청년 중에서 정서적 · 물리적 고립상태가 6개월 이상 유지되고 있는 경우에 해당한다. 이를 서울시 인구에 적용해 보면 최대 12만 9천여 명이고 전국 단위로 넓히면 약 61만 명에 달한다.
이들 중 45.5%가 “실직 또는 취업에 어려움” 때문에 고립 · 은둔생활을 하게 되었다고 하며 심리 · 정신적 어려움 40.9%, 인간관계 맺기에 어려움이 40.3%로 뒤를 이었다. 성인이 된 후 취업을 못하거나 원하던 직장에 들어가지 못한 것 또한 은둔을 택한 주요인인데, 이들의 고립 은둔은 짧게는 1년, 길게는 10년 이상도 11.5%가 되었다. 이 같은 1인 가구의 증가는 고독사와 불가분의 관계가 있으며 홀로 사는 노인들까지 생각한다면 우리의 예측보다 훨씬 더 많은 수의 고독사가 증가할 확률이 높다.
중 장년층의 1인 가구와 고독사의 증가는 개인주의와 무관하지 않다. 우리사회는 개인주의가 심해지면서 타인의 일에 일절 관여하지 않거나 무관심해 졌으며, 따라서 옆집에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관심을 갖지 않는다. 혹여 주변에 비상사태가 발생했다 해도 자신에게 어떤 불이익의 가능성과 귀찮아서 무관심하게 지나치는 것이다.
개인주의가 만연하다 보니 결혼을 하거나 자녀를 낳아 살기보다는 혼자 편하게 사는 사람이 증가하고, 이혼 또한 흉이 되는 시대가 아니다 보니 마음에 안 맞으면 쉽게 갈라서서 혼자 살게 되는 것이다. 고독사의 경우 여성보다 남성이 4배 이상 많은 이유는 경제적 실패에 따른 이혼으로 홀로 살게된 까닭이 크다.
통계청 자료에 보면 황혼 이혼이 10년 사이 10% 이상 증가했다고 한다. 특히 근년에는 코로나19로 많은 남자들이 일자리를 잃고 주택 등을 담보로 대출을 받아 주식이나 가상화폐 같은 곳에 투자를 하거나, 실패를 만회하려고 제차 무리를 했다가 가정까지 잘못되어 홀로 지내게 되기도 한다. 갑자기 혼자 살게 된 남성들의 경우 가사 노동에 익숙하지 않고 불규칙한 식사와 그동안 받은 스트레스를 음주 등으로 풀어내려 하다가 각종 질병에 걸리거나 악화되고 경제적인 수입이 감소하여 병원이나 요양원 등에도 갈 수 없는 처지가 되므로 고독사로 이어지며, 청년층은 자살로 인한 고독사가 많다.
내게는 젊어서부터 방랑벽과 과한 음주를 즐기던 친구가 있었다. 결혼을 하고 잠잠해지는가 싶었는데 딸과 아들을 낳고 나서 다시 방랑과 음주 병이 도져서 가정불화가 잦다가 홀로 가출을 하여 살았다. 다행히 아이들에 대한 책임감이 있어서 생활비와 학비를 보내서 아이들을 대학까지 졸업을 시켰다. 그러는 가운데 오밤중에 술에 잔뜩 취해서 찾아와 잠을 자고 가거나 나의 옷으로 갈아입고 가기도 했다. 그는 올 때마다 과도하게 과일이며 과자 등을 들고 왔다.
주변의 얘기를 들어보니 다른 친구들에게도 그랬다고 한다. “외로워서 그랬겠지” 의아해 하는 아내에게 내가 한 말이다. 몇 십 년을 그렇게 살면서 몇 년 전부터는 카톡으로 일상을 나누게 되었다. 그러던 어느 날 부고가 날아왔다. 녀석이 사망을 했다는 것이다. 아들이 몇 일간 아버지가 전화를 받지 않는다고 경찰에 신고를 해서 혼자 살고 있던 집 문을 뜯고 들어가 보니 숨져 있었다고 한다. 사망 시점을 보니 나와 카톡을 나누다 갑자기 끊긴 때 이었던 것 같았다. 원래 톡을 주고받다가 술에 취하면 뚝 끊기고는 해서 그러려니 했는데......
2021.4.1.일 “고독사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이라는 예방법이 만들어졌다. 고독사에 빠질 위험이 있는 대상들을 조사하여 미연에 방지하겠다는 취지로 만들어졌지만 그 효과를 보기에는 요원해 보인다. 예산은 겨우 10억으로 1년에 수천 명씩 발생하는 고독사를 어떻게 예방해 가겠다는 건지 의문이 들며, 법이 재정된 지 2년이 되어가도록 아무것도 시작한 것이 없다고 한다. 고독사 예방법 하나 만들었다고 예방이 이루어지겠는가? 목적을 이루려면 예산서부터 지원 인력과 세밀한 계획이 필요하지만 아직 그런 움직임은 보이지 않는다.
우리나라보다 고독사가 훨씬 먼저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었던 일본의 경우에는 ① 20시간 이상 사람의 움직임이 감지되지 않으면 자동으로 주민 센터로 연락이 가게 하는 시스템이 있으며 ② 1인 가구끼리 묶어 서로 안부를 확인하도록 하고 ③ 독신자의 가스나 물 이용현황에 변동이 생기면 관계당국이나 업체에서 주변에 알리고 즉각 방문 등의 조치를 취한다고 한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요즘 휴대폰은 전 국민이 소유하고 있다고 보고 카톡 등 SNS를 통하여 격려, 소망을 담은 좋은 문자를 발송하고 몇 일간 확인을 안 하는 대상은 전화 또는 방문 등을 통해 안부를 묻는 것은 어떨까 생각한다. 물론 자신의 노출을 극도로 싫어하는 사람들이 쉽게 받아들이기는 어려운 문제이기도 하고 정보통신망 법률에 저촉될 수도 있겠지만 방법을 찾으면 가능할 수도 있을 것이다. 또한 그 많은 사람들을 어떻게 가능한가? 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지자체에서 지역별로 묶어서 한다면 그리 큰 어려움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예전에 독거 어르신들에게 도시락 배달이나 안전 전화 등을 통하여 건강 유 무를 체크하거나, 야쿠르트 배달 아주머니나 전기 수도 검침원들이 집 앞에 쌓여있는 신문이나 전단지 등을 보고 신고하여 고독사를 막은 사례를 참고해 불만하지만, 이제는 독거노인 등 노년층에서 중 장 연층이나 청년들도 복지 대상이 바뀐 만큼 과거 방식에 얽매이지 말고 좀 더 과학적이고 파격적인 지원방식이 고려되어야 할 때이다. 하루에 백여 명씩 고독사가 발생하는데 만들어놓은 법은 현장 상황을 따라가지 못하고 지역의 담당 부서들은 사후 약방문도 쓰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50대에 가장 아픈 것 3위는 이혼 2위 돈 1위는 외로움 또는 고독이라는 통계가 있다. 앞서 말한 친구 녀석의 경우 너무 기가 막혔던 것은 장례식에 갔더니 30이 넘은 딸은 결혼을 해서 아이가 있었다. 그 친구는 이 일을 전혀 모르고 살다가 쓸쓸히 죽어간 것이다. 고립 은둔형 청년 중 55.7%는 지금의 생활에서 벗어나고 싶다고 말했다.
43%는 고립 · 은둔 상태에서 벗어나기 위한 시도를 해봤다고 한다. 또한 43.2%는 자신의 건강 상태가 ”나쁘다“고 답했다. 18.5%는 정신 건강 관련 약물을 복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혼자여도 고독하지 않고 안전하며 건강한 삶을 영위할 수 있는 사회안전망이 잘 갖춰진 안전 시스템이 긴급히 필요할 때이다.
박창진/ 사회복지학 박사, 사회복지법인)이웃과 함께 대표이사, 사회복지법인) 기쁨 주리 대표이사 꿈이 있는 마을 원장, 한국문인협회 회원
*칼럼 및 기고는 본지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