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에세이 4] 아름다운 제자들
동남고등학교 교장 조대행
포천신문 기자 / jun28258@gmail.com 입력 : 2006년 05월 12일
옛말에 “세 사람이 동행하면 그 중에는 반드시 나의 스승이 있다”고 했습니다.
나에게 배우고자 하는 마음만 있다면, 세상에는 내가 배울 사람들이 많이 있다는 뜻입니다.
교단생활을 오해 하다보면, 내가 가르치는 제자들로부터 가르침을 받는 때도 있습니다.
지금부터 7~8년전, 낯익은 졸업생 두 명이 찾아왔습니다.
그들은 “지금의 내가 있기까지 이끌어 주시고 가르쳐 주신 선생님이 계시기에 사회에서 남에게 뒤지지 않고 열심히 살고 있으니, 그 은혜에 감사하는 마음으로, 우리를 가르치셨던 몇몇 선생님과 함께 식사를 대접하고 싶다”고 하였습니다.
그래서 고모리의 한 식당에서 여러 명의 제자들과 오랜만에 같이 모여 즐겁게 식사를 하고 노래방에도 가서 흥겹게 여흥도 즐기게 되었습니다.
그리고는 그 이후로 그 제자들은 지금까지 8년재 매년 오월 스승의 날 즈음이면 어김없이 찾아와 식사를 대접하고 간단한 선물도 주면서 고마움을 표시하였습니다.
그리고 4년 전부터는 많은 금액이 아니라 송구스럽다는 겸손함까지 보여주면서 어려운 후배들에게 희망을 주겠다며 장학금을 준비하여 나를 더욱 감동케 하였습니다.
사실 이 제자들이 이렇게까지 모교에 온정을 보이는 것은, 결코 그들이 경제적으로 넉넉해서만은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가장 어려운 가운데 학교생활을 하였고 힘든 중·고등학교 시절을 보냈습니다.
모교에 대해 이같은 뜻을 품은 이들 동기 동창생 10여명은 무언가 뜻있는 모임을 가질 것을 모색하다가 ‘무지개 장학회(회장 차왕근, 총무 서향원)를 결성하게 되었습니다.
28년간 교직생활을 하였지만 지금까지 이 시기에 선생님의 은혜를 잊지 않고 후배들을 생각하며 이렇게 찾아오는 제자는 거의 없었습니다.
더구나 후배들을 위하여 장학금까지 마련하여 찾아오는 것은 아주 드문 일로, 생각할수록 자랑스럽고 흐뭇한 일이었습니다.
이들은 학생시절에도 의젓하고 어른스러웠는데, 어쩌면 이렇게 성장해서도 아름답고 따뜻한 마음을 가지고 있는지!
사실 학생시절에 내가 담임을 했었던 것도 아니고, 별도로 다정하게 대화를 나누었거나 특별히 관심을 가졌던 제자들도 아니었습니다.
그런데도 이렇게까지 스승이라는 이유로 정성스레 대해 주니, 나도 모르게 그동안 지나쳐왔던 지난날의 교직 생활이 떠올랐습니다.
그들은 ‘모교가 사립학교라서 제자들이 찾아오면 늘 선생님을 뵐 수 있어 좋다고 하며, 미흡하지만 후배에게 도움을 줄 수 있도록 더욱 힘쓰겠다’는 말도 빠뜨리리 않았습니다.
어느새 불혹의 나이로 성장한 제자들은 자식을 키우는 부모 입장에서 남다른 후배 사랑으로 스승인 나에게 훌륭한 가르침을 주었습니다.
스승과 제자의 인연을 바탕으로 은혜를 잊지 않고, 그것을 또 다른 사랑으로 승화시켜나가는 훌륭한 제자들을 보면서 많은 것을 생각하고 또 배웠습니다.
그리고 나도 앞으로 누군가의 마음에 빛나는 등불이 될 수 있을까를 다시 한번 더 생각하게 하였습니다. |
포천신문 기자 / jun28258@gmail.com  입력 : 2006년 05월 1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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