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겨찾기+  날짜 : 2026-10-02 오후 07:36:14 회원가입기사쓰기전체기사보기원격
뉴스 > 르포/기행

[Essay]-나를 행복하게 했던 하루

김기호(사진·주부명예기자단 고문)
포천신문 기자 / jun28258@gmail.com입력 : 2006년 04월 11일


김기호(사진·주부명예기자단 고문)



지난 토요일 학교에서 일찍 돌아온 딸아이가 ‘피자를 먹고 싶다’고 졸라댄다.

“엄마가 점심준비 해 놨는데 피자는 무슨 피자 엊그제 탕수육 먹지 않았냐”고 야단을 쳤다.

그러자 “엄만 딸이 먹는 만큼 큰다는데 그리고 탕수육은 탕수육, 피자는 피자예요”라며 토라지더니 “엄마 우리엄마 맞아”하며 눈을 동그랗게 뜨며 들이댄다.

그 모습이 너무 이뻐 난 항상 그러하듯이 딸에게 또 지고 말았다.

“그래 먹고 싶은 곳에다 주문해라”“히히 엄마가 최고야” 토라졌던 딸은 금새 엄마가 최고라며 광고 전단지들을 뒤지며 비교하느라 정신이 없다.

피자 한판에 최고 엄마가 된 나도 행복해져 함께 고르고 있는데 딸 핸드폰이 울렸다.

“응  나야 그래? 잠깐만 엄마 희준이가 놀러 와도 돼요?”

“그러라마”

“야 희준아 엄마가 와도 된대 뭐? 근대 엄마 희준이가 친구하고 있대”

“그래? 같이 오라고 하렴”

통화를 끝 낸 딸에게 “수정아 그럼 제일 큰판으로 두 개 주문해라”

“히히 알았어. 엄마 엄마 멋쟁이” 이번엔 피자 두판에 멋쟁이가 됐다.

갑자기 딸아이는 몹시 즐거워 졌고 거실을 치우느라 야단법석인데 어지러졌던 책이며 옷가지를 이방 저방 옮겨 놓느냐 정신이 없다.

잠시 후 친구들이 나타났는데 왠일?

둘 다 남학생이었다.

아이들이 들어와 자리를 잡자 갑자기 딸 손님에게 녹차를 정식으로 대접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잘 쓰지 않던 녹차 다기 일체를 준비하고 아이들 앞에 무릎을 꿇고 전통다예를 시작 했다.

내가 무릎을 꿇으니 아이들도 옷매무새를 바로 잡고 점잖게 앉는다.

“우리 수정이 초등학교 생일 잔치 때는 남자 친구들이 많이 왔었는데 중학교 들어와서는 처음이네 잘들 왔어.

자기 소개를 좀 해 보실까?”

수구에 물을 딸아 차 주전자에 옮겨 찻잔에 듣기 좋은 낙수소리를 내는데 씩씩하고 우렁찬 목소리로 “이학년 육반 임균오입니다.”

“저는 이학년 삼반 김희준이고 같은 학원 다닙니다.”

“그래 피자 오기 전에 녹차 한잔 씩 마시렴”약간의 설명을 하며 두 손으로 공손히 권하자 아이들 역시 공손히 두 손으로 받는 모습이 어찌나 순수하고 의젓한지..

바로 피자가 배달되어 자리를 비켜주고 잠시 후 나와보니 그 큰 피자 두판이 없어지고 만족하고 행복한 표정으로 킬킬대며 좋아라하고들 있었다.

“맛있게 먹었습니다. 감사합니다.”

“그래 잘 들 먹었니 배부르고?” “네 실컷 먹었어요.” 

아이들이 나간 뒤 나는 가만히 생각해 봤다.

근래에 많은 사람들은 요즈음 학생들이 예의가 없고 급하고 산만하다고 걱정들 하지만 나는 오늘 그렇지 만은 않다는 걸 알았다.

어른들이 하기에 따라 우리의 아이들은 된사람으로 성장할 수 있다는 것을 보았기 때문이다.

꽃샘추위로 움츠러졌던 몸과 마음이 밝은 희망과 기쁨으로 훈훈해졌다.

또한 몇 년 전 예절지도자 과정에서 다예를 익힌 것이 얼마나 잘한 일인지...

앞으로 기회가 주어진다면 우리의 아이들에게 열심히 예절지도를 해 반듯한 심성을 키워주고 싶다는 소망과 열정이 나를 행복하게 했던 하루였다.

포천신문 기자 / jun28258@gmail.com입력 : 2006년 04월 11일
- Copyrights ⓒ포천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트위터페이스북밴드카카오스토리
이름 비밀번호
개일정보 유출, 권리침해, 욕설 및 특정지역 정치적 견해를 비하하는 내용을 게시할 겨우 이용약관 및 관련 법률에 의해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PBS 포천방송 TV
경기도
생활상식
가장 많이 본 뉴스
정보 커뮤니티
상호: 포천신문 / 주소: 경기 포천시 해룡로 130-38 (동교동)
발행인·편집인 : 김현영, 편집인 강신옥 / mail: ipcs21@hanmail.net / Tel: 031-542-1506~7 / Fax : 031-542-1115
정기간행물 등록번호 : 경기 아50080 / 등록일 : 2009년 6월 22일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현영
Copyright ⓒ 포천신문 All Rights Reserved. 본지는 신문 윤리강령 및 그 실천요강을 준수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