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봄 날씨가 너무나 화창하다. 이렇게 화창한 날씨에 너무나 따스한 소식이 있어 우리의 마음을 훈훈하게 한다.
서울 동대문구 리안 미용실 김종임 원장(56·사진)이 그 주인공.
김 원장이 직원들과 처음 영북면 보화보육원에서 아이들 머리를 손질해주기 시작한 것은 1984년부터이다. 처음엔 거리가 멀고 자가용도 없어서 봉고차를 빌려 타고 다녔다.
1987년 비로소 자가용을 구입해 이종사촌 유복식 언니(62)가 현재까지 직접 운전을 해준다. 사촌언니는 사정이 있어 직접 운전을 하지 못할 때는 차비까지 따로 주며 늘 곁에서 도와주는 가장 든든한 후원자다.
봉사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직원들에 대한 현장실습교육도 되고 좋은 일도 할 수 있어서 일석이조라는 생각에서다.
처음엔 가까운 서울근교에서 봉사를 했는데 그런 곳엔 이미 많은 사람들이 봉사를 하고 있어 자주 빠지게 되는 등 의무감도 생기지 않고 소홀하게 되어 정말 손길이 필요한 곳을 찾다보니 영북면 보화보육원까지 오게 된 것이다.
처음엔 머리손질할 장소가 마땅치 않아 연탄광이나 아이들 자는 방에서 하기도 했다.
아이들이 옆에서 자고 있을 때는 머리카락이 날리게 하지 않으려고 신경을 너무나 많이 써야했다.
22년간 아이들 머리를 손질해 주며 가장 보람된 일은, 보육원에 도착했을 때 아이들이 알아보고 반갑다고 뛰어나오고, 게시판에‘미주미용실(과거엔 미주미용실이었으나 상호를 리안미용실로 변경)오는 날’이라고 적혀있는 것을 보면 가슴이 뿌듯하고 기뻤다고 한다.
가장 힘들었던 때는, 평일에 학교에서 늦게 귀가하는 아이들 머리를 손질해주고 돌아오는 길에 교통체증으로 밤12시가 넘어 집에 들어가면 다 포기하고 싶다고 생각한 적이 있었고 IMF 당시 미용실 경영이 너무 힘들어 일년 반 동안 중단한 적도 있다.
그러나 ‘아이들 머리가 많이 자랐을 텐데...’하는 걱정과 아이들 모습이 눈에 아른거려 그만 두지 못하고 지금까지 하게 된 것이다.
김 원장은 “직원 15명에게 순번을 정하여 돌아가며 봉사를 하도록 의무화하고 있으나 직원들도 한 달에 두 번 쉬는 날 중에 하루를 봉사하는 것에 대해 아무 불평 없이 잘 따라주고 있어 고맙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곳 아이들은‘아주머니가 늘 한결같이 와 주니까 남 같다는 생각이 들지 않고 이모같이 푸 근하고 편해서 좋다’고 한다.
이발을 할 때 앉는 의자가 불편해 주변에서 협찬을 받아 의자를 준비했으나 차량이 마땅치 않아 가져오지 못했다고 아쉬워하는 김 원장의 모습에서 이 시대 참봉사자의 마음을 읽을 수 있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