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석 혜 승 보문정사 주지
중국무협영화에 자주 나오는 말 중에 내공이라는 말이 있다. 내공이란 안으로 쌓인 공력을 말한다. 일종의 무술 경지를 나타내는 말로 쓰인다. 그런데 이 말이 요즘 우리사회에 많이 쓰이고 있다. 우리말 사전에도 없는 단어이지만 그 뜻은 수양정도를 나타내는 말로 쓰이고 있다. 즉 ‘내공이 깊다’는 말은 ‘수양이 깊다’ 라는 말로 쓰인다.
이 수양이라는 말은 소극적으로는 인내, 또는 참음을 뜻하기도 하지만 적극적인 의미로는 자신감, 믿음을 뜻한다. 즉 수양은 자신감과 믿음에서 오는 진실의 힘을 말한다. 사람은 어떤 일에 확신과 믿음이 있을 때 흔들림이 없다. 흔들림이 없다는 말은 자기의 이익에 따라 사리를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진실 자체로 사리를 판단하는 것이다. 그런데 요즘 세태를 보노라면 참으로 안타깝기 그지없다. 배신이 판을 치고 말 바꾸기가 판을 치고 있다.
내공이 약해서이다. 물론 직접적인 이해당사자가 그러는 것은 이해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것 역시 바람직한 현상은 아니다. 하물며 직접적인 이해 당사자도 아닌 혈연, 지연, 학연 등에 얽힌 제이 제삼의 사람들조차 한쪽 편에만 서서 진실을 왜곡하는 것은 참으로 위험한 발상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진실은 정말 중요하다. 하지만 내가 아는 것이 진실인지 아닌지 그것부터 살펴야 한다. 물론 사필귀정(事必歸正)이 되겠지만 내가 알고 있는 진실이 거짓일 때는 다시 정(正)으로 돌아가는 시간과 노력을 쏟아야 한다. 그것은 간만큼 손해이다. 아니 몇 곱절로 손해일 수도 있다. 진실이라는 것을 부르짖기 전에 먼저 나의 진실이 참인지 거짓인지부터 살펴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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