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國의 선비정신·19

본관은 여산(礪山), 자는 덕구(德求), 호는 천곡(泉谷) 한천(寒泉) 10세에 이미 경사(經史)에 밝았다고 한다.

1570년(선조3) 진사가 되고 1576년(선조9) 변시문과에 급제, 주서(注書), 경성판관(鏡城判官)역임, 1576년(선조17) 종계변무사(宗系辨誣使)의 질정관(質正官)으로 명나라에 다녀와서 호조정랑, 예조정랑, 사재감(司宰監), 군자감정(軍資監正) 역임, 1591년(선조24) 동래부사(東萊府使), 1592(선조25) 임진왜란이 일어나 왜적이 침입하여 동래성을 포위함에 부산첨사(釜山僉使) 정발(鄭撥)과 함께 막아 싸워 적을 많이 죽였다. 그러나 중과부적이었다. 화살도 떨어지고 정발도 적탄에 맞아 전사하였다.

적이 성안으로 들이닥치자 수행한 보좌관 신여로(申汝魯)를 보고 당부했다. ‘나는 이땅을 지킬 의무가 있는 신하이니 목숨을 바쳐야 마땅하지만 너는 노모가 계시니 함부로 죽어서는 안된다’ 이르고 갑옷자락을 여민후 북향재배하고 단정히 앉아 아버지에게 편지를 썼다.

고성월훈(孤城月暈) 외로운 성을 달무리 하듯 적이 에워 쌓는데열진고침(列陣高枕) 이웃의 진지는 잘들어 있습니다.

군신의중(君臣義重) 군신의 의가 무거워 부자은경(父子恩輕) 부자의 은혜는 가볍게 되었습니다라 하였다.

적이 들이닥치자 그는 이웃나라의 도리로 어찌 이렇게 할 수 있느냐?
우리가 너희를 침범한 적이 없거늘 너희가 이런 짓을 할 수 있느냐고 꾸짖었다. 송부사의 당당한 모습에 물러섰다. 그러나 순절하였다.

왜장 평의지(平義智)가 그의 충절에 탄복하여 동문밖에 장사 지내고 나무를 세워 표하였다. 이 뒤로부터 밤마다 환한 기운이 하늘에 뻗치어 수년동안 흩어지지 않았다.

이방복(李恒福)이 애사(哀詞)에 외로운 성 달밤에 담소(談笑)로 지휘하는 것이 공의 열(烈)이 아닌가 흰 칼날이 앞에 닿아도 단정히 앉아서 움직이지 않는 것이 공의 절개가 아닌가
남문의 붉은 기운이 두우성(斗牛星)을 쓰는 것이 공의 정기(精氣) 아닌가 라고 읊었다.

예조판서, 촤찬성에 추증되고 부산의 충렬사(忠烈祠), 개성의 숭렬사(崇烈詞), 청주의 신항서원(辛巷書院), 고부의 정충사(旌忠祠)에 배향, 시호는 충렬(忠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