즉 지금까지 경찰은 1차 수사권이든 어떤 형태의 수사권이든 법적으로 인정된 권한이 아닌 관례상의 형태에 의존해 옴으로써 마치 경찰수사 자체가 불법으로 행해온 것처럼 보이지만 문제되지 않을 정도로 독자성이 만연되어 있다는 것이다.
또한 경찰이 검사의 지휘를 받는다고 하더라도 경찰서의 수사과와 대공수사분야의 경찰 일부에만 수사지휘를 하고 있기 때문에 경찰의 여타 기능의 수행에는 전혀 지장을 주는 바가 없다는 것이다.
검찰의 사법경찰에에 대한 수사지휘권 배제시에는 국민의 인권보장강화에 지장을 초래하며 부조리가 확대될 우려가 있다. 즉 국민의 인권을 보장하고 권익보호에 만전을 기하기 위하여는 법률전문가인 검사가 전 수사과정을 지휘·감독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이다. 이에 따르면 만일 검사의 수사지휘권이 배제되면 자백을 얻기 위한 고문 등이 자행될 위험이 있으며, 각종 사건의 부당처리 및 지연, 불법구금, 사건의 암장 등 불법·부당사례에 대한 효과적인 통제장치가 없어 국민의 인권보호에 심각한 지장을 초래할 우려가 있는 것이다. 예컨대 경찰이 검사의 지휘·감독 하에 수사권을 행사하고 있으면서도 박종철군 사건, 성고문 사건 등 다수의 고문사건이 발생하였고, 각종 비위로 처벌되는 경찰관이 속출하고, 이에 따라 국민들의 경찰에 대한 불신이 높은 현실을 보면 검찰의 수사지휘가 더욱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경찰은 막대한 인력과 시설을 갖춘 조직으로서 정보·보안·외사·대공 등 다양한 기능을 수행하고 있으며, 강력한 중앙집권적 조직형태를 취하고 있다. 그런데도 여기에 수사의 주도적 권한까지 부여한다면 경찰국가화의 길을 걸을 위험성이 있게 된다는 것이다.
이에 따르면 경찰수사권이 독립되어 검사로부터 지휘를 받지 않으면 경찰의 방대한 정보기능과 수사기능이 결합되어 경찰의 권한이 지나치게 막강하게 되어 그때에는 어느 누구도 경찰을 견제할 방법이 없게된다는 것이다. 이러한 수사권의 비대화는 국가기관간의 견제와 균형의 원리에 위배될 뿐만 아니라 국민의 인권보장에 중대한 위험을 가져오게 되며, 더욱이 경찰에 수사권을 주게 되면 정치적 성격과 권력과의 타협성 때문에 권력형 범죄에는 손을 대지 못하게 되어 경찰의 정치적 중립에도 역행하게 될 것이라는 것이다.
검사의 수사지휘·감독권은 검사와 사법경찰관리와의 관계이지 검찰청과 경찰청간의 문제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찰은 검사의 수사지휘·감독권을 기관 대 기관간의 권한문제로 비화하여 마치 경찰청이 검찰청에 예속된 것으로 오해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들에 따르면 사법경찰관리는 조직상의 명칭이 아니라 사법경찰직무를 수행하는지 여부에 따른 기능상의 개념이고, 또 검사의 수사지휘·감독권은 수사권과 관련된 권한이므로 수사업무에 종사하지 않는 경찰관을 사법경찰관리로 보는 것은 논리적으로 타당하지 않다고 한다. 현실적으로도 수사업무에 종사하지 않는 경찰관, 예컨대 경비과장을 검사가 지휘하고 있지도 아니하고 그들이 검사의 지휘를 받아야 된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도 아니다. 아마도 경찰에서는 경무관 이하 직원들이 수사업무와 관계없이 무조건 검사의 지휘권 아래 놓여 있다고 보는데서 검사의 수사지휘·감독권을 기관 대 기관의 문제로 비화하고 있다고 본다. 그러나 검사의 수사지휘·감독권은 검사와 사법경찰관리간의 개별적 문제이므로 이를 검찰청과 경찰청의 기관 대 기관의 문제로 비화하는 것은 타당치 않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와 같이 경찰의 수사권독립론을 반대하는 근거를 살펴보았다. 이들의 논점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로 수사절차는 철저히 법적으로 규제되어야하기 때문에 법률적 지식으로 무장된 검사가 그것을 주재하는 것이 합리적이고 타당하다는 것이다. 둘째로 경찰 행정자치부에 소속되어 있으며 또 본래의 업무가 보안, 행정경찰에 중점을 두고 있으므로 정치적 영향을 크게 받으며 신분에 있어서도 안정을 보장받지 못하고 있다. 그러므로 법관과 거의 대등한 신분보장을 받고 있는 검사로 하여금 수사를 주재토록 하는 것이 정치적 영향이나 이에 좌우될 위험이 적다는 것이다. 셋째로 경찰은 지난날의 경찰국가의 후신인데다 가 정치적 도구로 이용된 전철에 비추어 국민으로부터의 신뢰성이 희박하므로 사법에 밀접한 수사업무를 독자적으로 수행하게 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이러한 근거가 상당한 설득력을 갖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첫째 근거에 관해서는 수사가 법적으로 넓게 규제 받지 않았던 지난날의 국가권위주의시대에도 검사가 수사의 전담권을 가졌다는 것과 반드시 조화되지는 않는다. 또한 미국에서처럼 수사절차가 ‘법의 적정절차’의 보장아래 있는 곳에서도 경찰의 독립수사권을 인정하고 있다는 사실에 비추어 보면 그렇게 설득력 있는 논거는 아니라고 본다. 수사단계에서 법률지식은 그렇게 치밀한 이론을 갖출 필요가 없고, 수사활동을 가능하게 할 정도이면 충분하다. 치밀한 법률적용은 공소제기단계에서 법률전문가인 검사에게 맡기면 되고, 또 위의 공판정에서 법관의 소송지휘아래 법률전문가인 검사와 변호인의 법적 투쟁에 맡기면 되는 것이다. 경찰의 법률지식의 부족이라는 이유는 그의 수사의 독자성 인정에 장애로 되지 않을 것이다.
둘째 근거에 관해서는 경찰의 정치적 중립성이나 신분상의 독립성이 확고하지 않다는데 문제가 있다는 것은 타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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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06년 01월 1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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