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 영 민 포천경찰서
우리나라의 경찰은 지금까지 우리 사회의 치안확보를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으나, 부정적인 평가가 많은 것도 사실이다. 이것은 정권의 정통성 시비로 인한 시국치안과 관련된 경찰의 위법 부당한 공권력행사에 대한 국민의 저항의식 등 외적 요인도 있지만 경찰 자체에 기인된 내적 요인도 간과할 수 없을 것이다. 그것은 인권침해로 요약될 수 있으며, 이는 경찰관의 법적 소양과 자질부족, 수사경찰의 인권의식결여로 인해 발생된 것이다.
따라서 아직은 경찰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낮아 법률전문가인 검사에게 수사권이 부여되어야 하며 시기상조라 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여러 선진국의 수사권에 대한 실태, 최근의 경찰내부의 인권침해에 대한 방지노력과 자정의 노력, 그리고 지방자치시대로 인한 자치경찰제로의 여론 등으로 볼 때 더 이상의 지연이 있어서는 안될 것으로 본다.
그러므로 본 장에서는 경찰수사권독립의 찬성론의 입장에서 반대론에 대한 구체적인 검토를 하고 이어서 수사권을 독립해야 하는 근거를 기존의 주장과 더불어 제시하고자 한다. 그런 후 수사권독립방안, 그리고 코앞으로 다가온 자치경찰제와 수사권독립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고찰하고자 한다.
경찰의 수사권독립론(찬성론)이란 현행 형사소송법은 검사를 수사의 주체로 규정하고 있으나, 실제 대부분의 수사가 경찰의 독자적 판단에 의해 행해지고 있다. 이것은 전국적인 수사망을 가지고 시민생활과 직접 접촉되면서 수행되는 경찰활동의 당연한 결과로 수사활동의 실효성을 담보하기 위해 경찰에게 범죄수사의 주도권을 부여하자는 입법론적 논의를 말한다.
경찰의 수사권독립을 이루기 위한 시도는 해방 이후 여러 차례 있어 왔다. 특히 1979년 10월 26일 박정희 대통령이 서거한 이후 유신헌법의 민주적 개정이 국가적 과제로 부각되자 대한경우회에서는 1980년 2월 ‘경찰의 정치적 중립과 독자수사권 확립을 위한 제도적 장치 마련 건의’ 제하의 헌법개정에 대한 건의서를 발표하고, 경찰이 유신체제 당시 정권의 하수인, 부정선거의 하수인이 된 것은 경찰조직과 제도의 불합리성 내지 모순에 있고, 경찰의 정치적 중립을 위해서는 유신헌법의 잔재인 검사의 영장청구권 조항의 폐지가 필요하다고 주장하였다. 그 후 노태우 대통령이 취임했을 때 다시 수사권독립의 주장을 제기하면서 경찰의 직접 영장청구권과 경찰 작성의 피의자신문조서에 대한 증거능력 인정을 주장하였다. 그러다가 1994년 형사소송법 개정문제가 제기되었을 때는 ‘공소권 없는 교통사고사건에 대한 경찰의 수사종결권부여’ 또는 공소제기를 필요로 하지 않는 모든 사건에 대한 경찰의 수사종결권 부여를 주장하였다. 그리고 최근 1998년 2월 김대중 대통령 취임을 전후해서는 ‘경미사건에 대한 경찰의 수사종결권을 주장한 바 있다.
이처럼 경찰은 경찰의 수사권독립을 위하여 끊임없이 요구하여 왔다. 그러나 검찰과 법조계의 반발로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으며, 검찰과 경찰의 상호비난과 대치국면에 있는 것이 오늘의 실정이다. 경찰의 수사권독립에 대해서 이해당자자인 검찰에서는 독립불가론을 주장하고 있고, 발전 지향적 정책행정학계와 일부 형사법학계에서는 독립론을 주장하고 있다.
그리고 형사법학계 일각에서는 시기상조론으로서 일축하고 있는 것이 현재의 상황이다. 이하에서는 반대론에 대한 검토와 수사권독립에 대한 근거를 제시하고자 한다.
경찰수사권독립에 대한 검찰의 견해는 경찰은 그동안 이른바 ‘수사권독립’이라는 이름아래 검사의 수사지휘·감독권을 배제하기 위하여 경찰에 수사권이 없다는 등 다양한 주장을 제기해 왔지만, 그러한 주장들은 전혀 합리성이 갖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르면 검사에게 사법경찰관리에 대한 수사지휘·감독권을 부여한 현행법은 실체적 진실발견은 물론 피의자의 인권보장을 위한 제도적 장치의 하나로서 법치국가의 기본원리에 기초하는 것이다. 따라서 검사의 수사지휘·감독에 관한 논의는 실체적 진실발견과 피의자의 인권보장에 필요한 제도이냐 여부에 따라 거론해야 하는 것이지, 검찰과 경찰간의 권한쟁의 차원에서 다룰 문제는 결코 아니라고 한다.
그러면서 그들은 경찰의 수사권독립론을 주장하는 자들은 불합리한 논거를 통하여 현 수사제도를 비난함으로써 형사사법기능의 효율적 운용을 저해하는 부작용을 야기하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이들이 대체로 주장하는 논거를 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로 법률전문가가 아닌 사법경찰관에게 독자적 수사권을 부여할 경우 자칫하면 수사의 합목적성만을 추구하는 나머지 적법절차와 인권존중의 요청을 외면하기 쉽다. 즉 검사는 원래 수사에서 인권침해의 위험을 제거하고 수사에 대한 법적 근거를 제공하기 위해 탄생된 제도이기 때문에 검사의 수사지휘권을 부정하는 것은 검찰제도 자체를 무의미하게 한다는 것이다.
둘째로 수사권독립에 관한 논의는 경찰의 독자적 강제수사권과 표리일체의 관계에 있는데, 전국적으로 방대한 조직을 갖추고 있는 경찰에 대해 독자적 수사권을 부여할 경우 경찰권이 비대화하여 남용될 우려가 크다는 것이다.
셋째로 법관과 같은 법률전문가로서의 자격을 가지고 신분이 보장된 검사에게 수사지휘권을 인정함으로써 수사의 공정성을 담보하고 나아가 수사의 쟁점을 검사로 하여금 미리 정리하게 하여 신속한 수사가 가능하게 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현재로서는 경찰의 수사권 독립은 시기상조이며, 경찰의 지방분권화 및 즉결심판청구권의 폐지와 함께 논의되어야 실효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한다. 이하에서 경찰의 수사권독립 반대론자들의 반대근거를 구체적으로 살펴본다.
<다음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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