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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획]경찰수사권 독립에 관한 연구 22

경찰수사권 보장과 독립방안
포천신문 기자 / jun28258@gmail.com입력 : 2005년 11월 30일


노 영 민
포천경찰서


검사의 형사소송법상 지위를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나라마다 차이가 있다. 프랑스와 독일을 비롯한 대륙법계국가에서 검사는 소추권뿐만 아니라 수사권과 재판의 집행권도 가지고 있지만, 영미법계국가인 미국의 검사는 대배심에 의한 제한을 받는 범위에서 소추권을 행사하거나 대배심의 보조기관으로서의 기능을 가지며 소추 및 공소유지를 주된 임무로 하고 재판의 집행에는 관여하지 않는다. 미국에서는 수사의 주재자도 원칙적으로 경찰이며, 검사는 특정분야의 수사를 행하거나 실무상 경찰과의 긴밀한 관계에 의하여 수사를 지휘하고 있을 뿐이다. 이에 반해 일본에서는 검사에게 소추권과 재판의 집행권을 인정하고 있지만 수사에 관한 한 사법경찰관이 일차적 수사의 주체이고 검사는 이차적이고 보충적인 수사의 주체에 지나지 않는다. 따라서 우리나라의 검사는 프랑스와 독일의 검사와 유사한 지위를 가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의 검사는 수사의 주재자이고 사법경찰관리는 검사의 지휘를 받아 수사를 하는 수사기관 또는 수사를 보조하는 수사보조기관이다. 따라서 검사와 사법경찰관리는 상호협조의 관계가 아닌 상명하복의 관계에 있다. 이에 따라 검사와 사법경찰관리의 상명하복관계에 따른 검사의 사법경찰관리에 대한 지휘감독권을 보장하기 위해서 현행법은 수사사무의 보고의무와 정보보고의무, 수사중지명령권과 체임 요구권을 두고 있으며, 긴급체포시 검사승인을 받아야 하며, 조서의 증거능력에 있어서도 차이를 두고 있다.

그러나 이런 의무나 권리 등은 수사실무 실제에 있어서는 잘 지켜지지 않는 경우가 많으며, 검찰에게 과도한 권한을 주는 경우가 허다하다. 예컨대 경찰은 검찰에 모든 사건에 대해서 보고해야 하지만, 실제로는 중요한 사건을 제외하고는 송치단계나 영장을 청구할 때가 되어서야 검사가 인지하게 되거나 실제로 잘 이행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또한 검사의 영장청구권은 실질적으로는 도움이 별로 되지 않으며, 다만 사법경찰에 대한 수사통제의 수단으로 이용된다. 또한 현실적으로 검사의 수사지휘는 공안사건·사회의 이목이 집중되는 사건 등 중요사건에 대하여는 초동수사단계부터 사법경찰관리에 대한 지휘·통제가 이루어지고 있다. 그러나 그 밖의 절도·폭력·교통사고 기타 각종행정법규위반사범에 대하여는 검찰에서 사건처리에 관한 일반기준을 경찰에 시달하여 사법경찰관리가 그 기준에 따라 독자적으로 수사를 하도록 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처럼 수사에 관해서 형식적으로만 규정해 놓고, 실질적으로는 거의 대부분의 업무를 경찰에게 맡겨 놓은 상태에 있다. 법률에 경찰이 검사의 지휘를 받도록 한 것은 과거 우리의 경찰이 시국사건과 관련하여 많은 인권침해를 해 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90년대 이후 수사의 환경은 시국치안에서 민생치안으로 역점이 바뀌었고, 적정절차를 통한 인권보장의 이념이 사회전반에 확산되었다. 이제는 경찰수사가 여론 및 사법의 통제를 엄격히 받고 있으며, 국민개인의 인권의식도 높아졌을 뿐만 아니라 실제로 국민의 인권주장도 쉽게 이루어지고 있다. 따라서 과거 시국치안의 부산물이었던 경찰고문과 같은 인권침해는 더 이상 우려할 필요가 없게 되었다. 또한 철저한 법률지식과 인권의식으로 무장된 경찰대학졸업생 및 사법시험합격자가 경찰수사인력으로 모집 또는 배치되고 있으며, 기존의 사법경찰에 대한 끊임없는 교육도 이루어지고 있다. 따라서 수사환경의 변화와 자치경찰제를 시행하려는 이 시점에서 기존의 수사구조를 재정립하는 작업이 주무관청 사이에서 논의되어야 한다고 본다.

우리의 형사소송법은 앞에서 기술했던 것처럼 제도면에서나 운영면에 있어서 여전히 일제시대의 잔재를 불식하지 못하고 있다. 일제시대의 경찰은 민족말살정책의 도구로서 우리 민족에게 부정적인 경찰의 이미지를 뿌리깊게 심어 주었고, 실제 고문관행이라든지 억압적인 제도는 미군정기를 거쳐서도 변함 없이 남아있어 얼마전의 박종철군 고문치사사건은 온 국민의 치를 떨게 했다. 일제시대를 식민시대로 가장 혐오하면서도 우리는 일제때의 식민지 억압법제·제도·운용의 습관을 그대로 가지고 있는 사례가 많다.

그래서 그러한 악재를 버리기 위해 노력해 온 것 중의 하나가 정부수립 초부터 논의해 왔던 경찰수사권독립의 문제였다. 이러한 문제를 여러 각도에서 실현하려고 대한경우회·경찰발전방향연구위원회 등에서 계속적인 노력을 보였으나, 국민적·국가적 관심을 얻지 못한 채 지금까지 내려오고 있다. 이처럼 무관심해진 경찰의 수사권독립에 대하여 새정부 출범 이후 정치권에서 여당 당론으로 이를 결정하고 여론추이를 살피고 있으며, 자치경찰제에 대한 기대와 함께 경찰의 수사권독립이 이뤄질 것으로 내다보는 관측이 무성하게 되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이러한 문제가 논의될 때마다 이론의 타당성 검토는 도외시하고 권한적 이해관계에 치우쳐 파워게임의 양상을 보이다가 종래에는 힘이 약한 경찰의 양보로 그 논의가 중단되어 왔으며, 그 논의 자체도 정치활동과 밀착된 힘이 강한 쪽의 압력으로 인해 금기시 되어 온 경향이 많았다. 또한 법률개정이 법무부 주관으로 이루어지고 국회법사위 소속 위원이 법조계 출신위주이기 때문에 섣불리 거론하지 못하는 현실에 직면하여 물밑 작업이나 하는 실정에 있었다. 따라서 이제는 물밑에서 대치하는 상황을 벗어나 쟁점을 공론화·활성화하여 합당한 결론을 추출하고, 관련당사자는 이론으로 무장하고 국민을 설득하는 홍보로 떳떳이 국민 앞에 나서야 될 것이다.

우리나라의 경찰은 지금까지 우리 사회의 치안확보를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으나, 부정적인 평가가 많은 것도 사실이다.           


<다음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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