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내 고향 포천 땅에 백남수라는 사람이 살았다. 그런데 백남수는 특이하게도 열두 형제의 아들과 딸 하나를 두었는데 모두 건강하고 씩씩하게 잘도 자라서 모두 장성한 어른이 되었다.
열두 남매는 부모와 힘을 합쳐 부지런히 농사를 짓고 가축을 길러 큰 부자가 되었다. 그래서 모두 혼인을 시켜 일가를 이루어 주고 딸도 튼튼하고 부지런한 사위를 얻어 시집을 보냈다. 그리고는 1월은 큰아들, 2월은 둘째아들…. 이런 순서대로 달이 바뀔 때마다 차례를 정하여 자식들 집에서 살았는데 딸네 집은 윤달에만 가서 살았다고 하는데 열세 남매가 힘을 합쳐 이룩한 재산을 똑같이 열세 등분하여 나누어주었다고 한다. 그러고 나니 걱정 근심이 없는지라 없을 ‘무(無)’, 근심 ‘수(愁)’자를 써서 ‘무수당(無愁堂)’즉, 걱정 근심이 없는 집이란 정각(亭閣)을 짓고 친구 노인들을 모아 행복한 여생을 보내게 되었다. 그런데 하루는 유명한 어사 박문수가 이 곳을 지나다가 ‘무수당’을 보고 또 그 사연을 듣고 한양 땅으로 가서 임금께 이 사실을 고하였다.
“그래? 어디 시험해 보자. 정말 근심 걱정이 없이 살 팔자인가?”
그렇게 생각한 임금님은 백남수 님을 불러 자초지정을 듣고는 상품으로 구슬 한 개를 주었다. 그런데 임금께 상으로 받은 구슬을 가지고 강을 배를 타고 건너 가다가 그만 불한당에게 구슬을 빼앗기고 그 구슬은 강물에 던져지고 말았다.(모두 임금님이 시킨 연극이었다.)
정말 근심 걱정이 없던 백남수 님에게 큰 걱정이 생겼다. 임금님은 몇 날 뒤 백남수 님을 불러 구슬을 갖고 있나를 확인하고는 ‘이래도 네가 근심 걱정이 없이 무수당에서 살 팔자이더냐?’하며 따질 판국이었다.
그래서 백남수 님은 열세 남매를 모두 불러 놓고는 유언을 하였다.
“내 임금께서 내리신 구슬을 불경하게도 불한당에게 빼앗기고 임금님께 곤장을 맞고 죽을 몸이 되었으니 남은 여생 서로 의좋게 서로 도우며 살지어다. 그리고 내 죽으면 저 무수당을 때려 부수고 그 곳에 묻도록 하여라”
그러나 근면 성실하고 효도하는 열세남매를 둔 백남수 님을 하늘은 버릴 리가 없었다. 마침 춘삼월 셋째 아들네 집에 있는데 셋째 며느리가 구슬을 접시에 담아 들고 아버지 백남수 님께 드리는게 아닌가? 아버지께 드리려고 잉어 한 마리를 사서 요리를 하는데 배속에서 구슬이 나왔다고 하였다.
이 소식을 들은 임금님은 무릎을 쳤다.
“옳거니… 하늘이 내리신 ‘무수당’의 행복한 주인이로고…”
포천의 여러 독자들도 아들 딸 많이 낳아 ‘무수당’을 짓고 백남수 님 같이 사실 용의는 없으신지 묻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