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 미 경 포천신문주부명예기자단 영북면지부장
나는 중학교 2학년 아들의 중간고사 성적표를 받아 보고는 너무 기가 막혀 할 말을 잃어버렸었다.
‘공부가 인생의 전부가 아니다’라는 아이 아빠의 주관적인 지론에 따라 학교성적이 아주 크게 떨어지지 않는 한 나도 신경 쓰지 않고 학원 한번 보내지 않으며 여태껏 키워왔다.
그런데도 4살 때부터 한글을 스스로 깨우치고 6살 때 컴퓨터를 만지며 영어를 저절로 익힌 아이라 당연히 ‘아주 잘하지는 않더라도 중간은 하겠지.’하고 믿는 마음이 있었다.
그러나 나의 이런 기대는 성적표를 받아든 순간 여지없이 무너져 버렸다. 국어 점수 100점 만점에 45점을 받은 것이다. 국어 한 과목이라 해도 이것은 도저히 내 입장에서 받아들이기 힘들었다.
무엇보다 국어교육은 필수가 아닌가. 내가 학교에 다닐 때는 예체능과목 다음으로 국어를 제일 쉽게 생각했었다.
기본만 갖추고 조금만 노력하면 늘 90점 이상은 받을 수 있는 것으로 알아왔는데....너무 기가 막혔다.
그러나 영어나 컴퓨터는 수준급 이상의 상위권이었다. 내가 생각하기에 이것은 비단 우리아이 하나만의 문제는 아닌 것 같다.
각 가정마다 컴퓨터 없는 집이 없고 인터넷이 보급되면서 우리의 아이들은 너무 많은 정보와 너무 많은 쓸데없는 은어들을 배웠다.
쉬운 예로 내가 인터넷포털 카페 대화방에 들어가 대화를 해보려 하면 나 같은 40대들도 컴퓨터상에서 나누는 대화가 국어와는 전혀 상이한 국적불명의 말들로 대화가 이루어져 내가 도저히 알아들을 수도, 끼어 들 수도 없기 때문에 한 마디 해보지도 못한 채 그저 구경만 하다가 그냥 나왔던 적이 한 두 번이 아니다.
그런데 집에 있는 시간에 하루종일 컴퓨터 앞에 앉아서 쪽지, 메신저 등 대화창을 최소한 대 여섯 개 이상씩 띄워놓고 전방위적인 채팅을 하는 우리의 아이들이야 말해 무엇하랴.
아직 국어교육에 대한 체계가 확실히 정립되지도 않은 어린 아이들이 무분별하게 익히고 있는 은어와 채팅용어들은 정말 그 한계가 어딘가 싶게 날로 더욱 발전하고 있는데 말이다.
오죽하면 신입사원 입사원서에 채팅용어가 등장해서 실소를 금치 못했다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면 그 현실이 얼마나 심각한지 알 수 있을 것이다.
부모들도 내 자식의 국어실력이 어느 정도인지 지금부터라도 다시 한번 점검해보고 확인해 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싶다.
아무리 영어를 잘하고 컴퓨터를 잘하고 머리가 좋아도 국어실력이 형편없다면 그 아이의 미래가 보장받을 수 있을까?
후일 회사에 취직해서 기안문서 작성하는 데 이모티콘이나 채팅용어를 사용하는, 그런 현실과의 괴리현상이 수도 없이 빚어지지는 않을까 걱정되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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