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천고마비(天高馬肥)의 계절이다. 초저녁 시골 어디서나 귀뚜라미의 대 향연(響宴)의 합창(合唱)을 들을 수 있다.
귀뚜라미는 마치 교향악단의 지휘자처럼 앞에 있는 수염을 지휘봉같이 휘두르며 노래를 한다. 대원은 없지만 자기 자신이 앞에 붙은 날개 두개를 비벼 바이올린 연주자 역할을 겸하고 있다.
귀뚜라미의 연주는 크게 셋으로 분류된다고 한다. 제1악장의 주제(主題)는 영토선언(嶺土宣言)으로서 상당히 큰 소리로 울며 자기의 존재를 과시한다. 제2악장은 몹시 날카로운 소리로 변하는데 그 주제는 투쟁이다. 싸움을 걸고 싸움을 받겠다는 도덕적인 악장이 된다. 제3악장은 몹시 가냘프고 정서적인 노래를 부르는데 그 주제는 유혹이다. 이 노래가 들리면 반드시 암놈의 귀뚜라미가 가까이에 있다는 증거이기도하다.
귀뚜라미에게서도 배울 점이 많다. 귀뚜라미는 싸움을 잘 하는 과격파에 속해서 이웃나라에서는 수 천 만원의 몸값으로 거래되는 것을 보았다.
과격파에 속한 곤충이지만 총이나 폭탄을 쓰지 않고 아름다운 노래를 사용한다는 점에서 인간들도 조금은 배울 점이 있다. 귀뚜라미는 자기의 동족이 부르는 노래 이외에는 귀담아 듣지도 않고 움직일 생각을 하지도 않는다.
지나치리 만치 남의 일에 관심이 많은 우리 내로는 귀뚜라미의 초연(超然)한 모습을 배웠으면 한다. 요즘 정치를 보노라면 이전투구(夷田鬪狗)와 아전인수(我田引水)의 구태(久態)모습은 여전한 것을 보면서 실망을 금할 수 없다.
성서는 교훈 하신다. 갈라디아서5장15절 “만일 서로 물고 먹으면 피차 멸망할까 조심하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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