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박에 줄을 그어도 호박은 여전히 호박이라는 말이 있다. 자신의 분수를 모르고 지나치게 외모에 치중하는 사람들을 꼬집는 말이다.
그런데 호박에 줄을 그으면 사람들이 더 관심을 갖게 되고 더 많이 팔 수 있다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다. 뭔가 독특하고 저만의 개성을 살리는 것이 중요하다는 역설적 표현이다. 듣고 보니 그 말에도 일리가 있다. 그러다 보니 가끔은 헷갈리기도 한다. 가령 어디를 가더라도 분수에 맞게 단정하게 입는 것이 나은지 아니면 좀 비싸더라도 좀 격이 높게 보이는 옷을 입는 것이 나은지 하는 아주 사소한 것에서부터 핸드폰을 사는 것, 차를 사는 것, 집을 구하는 것 등 모두가 쉽게 결정할 수 있는 일은 아닌 듯 하다.
어떤 선택을 하여야 하는가? 분수에 맞게 살아야 하는가? 아니면 좀 힘들어도 가끔은 소위 말하는 명품을 구하는 것이 좋은가?
우리 말에는 ‘정도껏’이라는 말이 있다. 정도껏 하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 정도를 넘어섰을 때 문제가 된다. 분수만을 주장하는 것도, 명품만을 고집하는 것도 지나치게 한쪽만을 고집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정도껏 생각하고 산다는 것 결코 쉬운 일은 아니겠지만 사람 사는데 정답이 어디 있겠는가?
이것 아니면 저것이라는 흑백논리 보다는 ‘그럴 수도 있지’‘그 정도야 뭐’ 하는 넉넉하고 여유 있는 마음이 더 인간을 인간답게 하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