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國의 선비정신·8]구차하게 사는 것보다 죽는 것이 낫다고 개탄한 이 해(1496년 ~ 1550년)

이 해의 본관은 진보이고 자는 정명, 호는 온계, 식의 아들, 퇴계 이황의 형이다. 1525년(중종20년) 진사가 되고 1528년(중종 23년) 식년문과에 급제하여 사간, 정언 등을 거쳐 직제학이 되었으며 이어 도승지 등을 역임하고 첨지중추부사, 대사헌, 대사간, 예조참판 등을 역임하였다.

대사헌으로 있을 때 문정왕후의 오빠 윤원형의 측근으로 영의정까지 지낸 이파를 탄핵하여 파직시키기도 한 그는 강직하여 불의를 용납하지 않는 선비였다. 학문도 출중하고 글씨도 잘써 당시 대유로 중망이 집중되었다.

당대의 권신 희락당대감으로 널리 알려진 김안로와 이웃에 살고 또 친인척 관계도 되었다. 그래서 김안로가 권력을 잡고 있으면서 여러차례 그를 도와주는 뜻에서 교우하기를 청하고 높은 벼슬자리에 등용하려 하였지만 끝까지 그 청을 받아 들이지 않았다.

또한 당대의 세력권에 있던 구수담은 이해와 과거 동기였는데 자기편에 협조하지 않는다고 이해를 탄핵하였는데 무고함이 밝혀져 도리어 구수담이 파직되어 조정에서 쫓겨나서 죽었다.

또한 이무강이란 자는 사국(예문관 춘추관)에 같이 근무하였는데 자기집에 들러달라고 여러차례 청하였으나 이파의 측근이라 그 집을 지나면서도 들어가지 않았다. 이무강이 앙심을 푸고 이해를 중상모략하여 이파에게는 환심을 사고 자신의 분함을 풀려고 이해가 구수담과 한패거리였다고 무고하여 옥사가 벌어졌다. 옥사가 급박해지자 어떤 사람이 허위로 자백하면 죄를 모면하고 출세의 길도 열린다고 이해를 꾀었다. ‘허위를 자백하여 구차하게 사는 것은 죽는 것만 못하다’이해가 탄식하며 스스로 상소문을 올리려고 하니 취조관이 이파를 두려워 하여 들어주지 않았다. 그리하여 장형을 받고 갑산에 유배되었는데 유배도중 양주에 이르러 죽었다.

한국선비의 높은 기상이다.

그후 악당 이파의 무리는 윤원형 등과 같이 대윤을 제거하는 을사사화를 일으켜 수많은 사람을 죽이고 부와 권세를 누리었다.

불의는 언젠가는 바로 잡아지고 정의가 승리하는 것, 그 후 악당의 두목 윤원형, 이파의 무리는 제거되고 이해를 모함한 그 졸개 이무강의 무리까지 숙청되었다.

이해선생의 관작이 회복되고 예조판서에 추증되고 정민의 시호가 내려지고 그의 충절을 기리기 위하여 영주의 삼봉서원, 예안의 청계서원에 제향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