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천시 일동면관할 6개의 법정리 중 하나인 기산리는 전체 지형의 모양을 봤을 때 베틀처럼 생겼다고 해서 기산(機山)이라고 불린다. 원래 행정구역은 영평군 기산리 였으나, 1914년 행정구역 개편 때 기산리를 분할해 일부는 유동리와 편입되고 남은 면적이 그대로 기산리가 됐다.
기산리는 금주산과 청계산 사이에 위치한 마을로 일동면 중앙부에 가로 긴 띠 모양을 하고 있는데 이번에 찾아간 기산8리는 띠 모양의 거의 위쪽 끝 부분과 가까운 곳이다. 기산8리는 소야마을로 더 유명한 곳인데 정확한 유래는 알 수 없으나 마을 입구에 세워진 황소와 연관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또 소야골에는 김흥근 선생의 묘가 이장돼 위치하고 있는데 조선 후기 세도정치의 대표적 세력인 안동김씨의 인물 중 한 사람으로 노년에는 포천 일동 수입리에 살았던 기록을 바탕으로 세도정치 시기 안동김씨의 당시 정치 모습을 그려낼 수 있는 역사적 가치를 지닌다.
이날 경로당 인터뷰에는 김강언 노인회장과 홍정표 총무, 동네어르신들을 만나 마을에 관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활력이 넘치는 김강언 노인회장은 “우리 경로당은 시골의 후한 인심이 그대로 살아있어 어르신들도 오누이 같이 모든 것을 공유하며 흠결 없이 지낸다”며 “항상 밝은 회원들 덕분에 매일 출석하는 회원들은 젊음이 넘친다”고 말했다.
어르신들은 매월 마을에 나뒹구는 쓰레기 수거. 재활용품 분리수거, 마을 안길 잡초제거 등 대청소를 한다. 폐건전지. 망가진 가전제품, 수명 다한 전구 등 재활용품은 수거해 수집소에 모아 놓는다. 마을 환경 지킴이 활동을 마다하는 어르신들은 없다.
마을의 마스코트인 2마리의 황소동상은 주변에 꽃밭을 가꿔 마치 소들이 꽃이 만발한 들판을 자유롭게 다니는 모습을 형상화 한 것처럼 보인다. 지금은 동상의 위치가 지면과 맞닿아 있지만 조만간 약간 높여서 설치할 예정이라고 한다.
또 이 마을의 눈에 띄는 모습은 소위 말하는 ‘번개모임’이 자주 있다. 누군가 경로당에 고기를 많이 사오거나 하는 등 모여 나눈 것에 익숙한 경로당 회원들은 그 즉시 소집된다. 좋은 일이 있으면 갑작스럽게 모여서 축하해주고, 나눌 것이 있으면 언제든 나누는 정겨운 모습이 행복해 보인다.
홍정표 총무는 “우리 경로당 회원들은 정말 가족이라고 말해도 될 만큼 서로가 가깝게 지낸다고 말 할 수 있다”며 “자주 안 나오시는 분들과는 조금 거리가 있지만 자주 나오시기만 한다면 가족처럼 혹은 가족보다 더 가까운 사이가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이렇게 될 수 있었던 것은 회원들 개개인의 노력 덕분이 아닌가 생각된다. 먼저 조금씩 배려하고, 양보하면서 다같이 웃으면서 즐겁게 지낼 수 있는 것이 모두의 노력 아니면 생각 할 여지가 없다. 회원들이 행복하니까 경로당도 행복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여느 시골마을의 공통된 사항이지만 마을 주변에 아무것도 없고, 교통편 상황도 그렇게 좋은 편이 아니라고 말한다. 기산8리 마을에는 동네마다 한 곳은 볼 수 있는 작은 슈퍼도 없을 정도로 농경지와 가정집들만 모여살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필요한 물건을 사러 나가려면 다리가 약한 어르신들이 시내까지 걸어서 30분이동은 곤욕이나 다름이 없어 택시비 4000원으로 이동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기산리를 가로지르는 버스밖에 없기 때문에 시내와 거리가 있는 젊은 사람들은 걸어서, 나이가 많은 사람들은 택시를 타고 다니거나 카풀해서 간다고 한다.
지난달 하루에 한번 왕복하는 따복택시 사용 대상 지역에 적합한지 조사를 나왔고 이달 중으로 결과 발표가 난다고 하니 좋은 소식이 있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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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6년 04월 2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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