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鄕土원로초대석⑧] 포천향교 전교 楊載昌

양 재 창
포천향교 전교

45년6개월동안 교직생활을 통해 후학들을 근면함과 성실함으로 교육하다 정년퇴임후에는 유림의 산실인 향교 전교로서 맡은바 사명을 다하고 있는 楊載昌옹(77·포천시 영중면 금주2리 8번지)을 만났다.

연천에서 1년 근무를 제외하고 오로지 포천에서 교편생활 45년6개월을 마친 양 옹은 정년퇴임식을 볼 때마다 학부모들과 학생들에게 부담을 준다는 생각에 정년퇴임인사를 운동장 열바퀴를 돌고 난후 간단하게 인사말을 하는 것으로 공직을 마무리한 인물로 알려져 있다. 뒤늦게 이 사실을 알게 된 전 경기도교육청 윤옥기 교육감(당시 포천교육청 교육장)이 관내 교장이 참석한 가운데 퇴임식을 마련해준 것은 하나의 일화로 전해져 내려온다.

1950년6월24일 토요일 저녁 신북초등학교 숙직근무조였던 양 옹을 안 모 교사가 “사택에 내가 있으니 모처럼 일요일이고 하니 집에 가서 쉬라”는 말에 집으로 퇴근했던 것이 운명의 갈림길이 되었고 당시 안 모 교사는 반공포로가 되어 거제도 수용소에서 처형당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한다.

6.25전쟁이후 9.28수복까지는 피난을 미처 가지 못했다가 1.4후퇴에는 평택 안중까지 피난을 갔다가 다시 돌아와 당시 미수복 지역이었던 창수국민학교에 부임했다. 따라서 창수면에 유치하지 못하고 외북면에 창수국민학교를 세워 학생을 교육했다고 한다.

작은학교만을 고집하며 근무해온 양 옹은 성실, 근면을 좌우명으로 삼아 보광, 영중, 영평, 금주초등학교에서 후학들을 지도했다. 부임하는 학교마다 체력이 최우선이다라는 생각으로 매일 조회전에 운동장 5바퀴를 돌고 조회를 실시하곤 했다고 한다.

정년퇴임후 양 옹은 서예에 취미를 두고 활동하면서 포천예우회 서예분과장을 역임하고 포천미술협회 포천시지부장으로 활동하다가 포천향교 전교로 활동하고 있다.

양 옹은 45년6개월간의 교직생활을 통해 국민훈장동백장(제1518호)을 수상하기도 했다.

퇴임후에는 1998년 경기도민상 수상, 2001년 포천문화상을 수상했으며 포천향교지 집필위원과 포천문화 집필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평소 기록과 메모를 소중히 여기며 살아온 양 옹은 새로운 사실이 발견될때마다 메모지에 깨알같이 메모하는 것이 습관처럼 되었다. 그동안 스크랩 해온 것도 다양하다. 정치, 경제, 사회분야는 물론 향교관련 자료 스크랩과 향교 전교로서 인사말을 한 내용을 스크랩하여 언제든지 볼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같은 습관은 포천 향교 전교로 부임하면서 여러 가지 모르는 분야가 있으면 이를 메모해 두었다가 반드시 확인하고 넘어가는 습관으로 이제는 향교 전반에 걸쳐 해박한 지식을 갖고 있다고 한다.

양 옹은 유림을 고리타분한 교리 정도로 생각하는 현시대에 과감한 개혁을 통해 유교의 가르침이 전통을 소중히 여기고 새로운 문화를 바르게 수용하는 ‘溫故知新’의 정신임을 강조한다. 따라서 유교에서도 개혁을 강조하고 있다. 그리고 현실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을 전개해 나가야 함을 강조한다.

포천에는 현재 550명의 등록된 유림회원과 잠재 유림 1천여명을 포함해 2천여명의 유림이 활동하고 있다.

양 옹은 이 유림의 대표로서 ‘유교는 종교가 아니다’라고 강조한다. 종교는 사후세계가 있지만 유교에는 사후세계가 없기 때문에 종교가 아니다라고 강조한다.

양 옹은 포천향교에서 거행하는 제례의식도 회원들과 합의하여 새로운 방식으로 전환을 시도하고 있다. 보다 많은 시민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말이다.

포천신문은 사회의 목탁으로서 역할을 잘 하고 있다고 강조하는 양 옹은 앞으로도 포천신문이 더욱 발전하여 우리사회에 꼭 필요한 뉴스를 계속하여 공급해주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빠른 개혁보다는 천천히 느리게 변화해야 한다’고 강조하는 양 옹은 역사에서 빠르게 추진했던 모든 일들이 도중에 그릇된 것을 사례로 들며 교훈삼기를 원한다고 강조한다. 교육자로서 그리고 전교로서 우리 정신지도자로 점진적인 개혁을 주장하는 양 옹의 모습에서 비장함을 새롭게 깨닫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