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 모래는 경기도에서 장학사 선생님들이 우리 학교를 보러 오신데요. 그래서 내일은 대청소를 하기로 했어요.”
선생님께서는 경기도에서 장학사가 온다 하시며 대청소를 하라 하십니다.
선생님께서 교실 바닥에 ‘초를 먹여야 한다.’ 시며 초를 가져오는 사람과 마른 걸레를 만들어 오는 사람을 구분지어 주셨지요.
나는 걸레를 만들어 오는 사람에 속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우리 집은 걸레를 만들 만한 천 조각 하나 변변히 없었습니다.
1년이면 몇 차례씩 걸레를 만들어 오라 하셨기 때문에 그때마다 엄마는 걱정이십니다.
솜을 넣어 재봉틀로 누빈 누비바지는 걸레를 한참 사용하다 보면 해지게 되는데 솜이 꿰어져 나와 마루 위 거스르미 가시에 걸리기가 일쑤였지요. 그래서 걸레 감으로서의 누비옷은 그렇게 좋은 것이 못 된답니다. 엄마는 구멍이 숭숭 뚫린 아버지의 엑스란 내의를 흰 무명실로 쑹덩쑹덩 누빈 것이나, 군부대 철조망 너머에서 주운 군용 방한모자를 챙을 떼고 이가 기어가듯 꿰매어 가지고 갔습니다.
선생님은 마룻바닥을 쓸고 닦는 조와 유리창을 닦는 조, 그리고 교실 밖을 청소하는 조로 나누어 주셨습니다.
양초를 마룻바닥에 칠하고 나면 넓적한 호박돌로 문질러야 합니다.
호박돌로 문질러 양초가 송판으로 된 마룻바닥에 배면 아이들은 집에서 만들어온 마른 걸레로 무릎을 꿇고 앉아 반질반질하게 광을 내었습니다.
우리들은 덧버선을 신은 발로 얼음판에서 미끄럼을 타듯 죽죽 미끄러져가며 미끄럼을 타기도 하였습니다.
두 층으로 나누어진 유리창 틀에 올라 앉아 입김으로 호호 불며 침을 발라 닦아 보지만, 선생님은 의례히 처음에 합격을 주는 법이 없습니다.
한번쯤 검사를 해 주시고 반장이나 부반장에게 전권을 주시기도 하였으며, 교무실에서 반장을 불러 다 되었으면 집에 가도 좋다는 식이었습니다.
쓰레기통을 비우러 가는 일은 내가 좋아하는 일이랍니다.
전교생이 버리는 쓰레기장에는 잃어버린 칼이며 구슬, 별 딱지, 그리고 몽당연필을 많이 주울 수 있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찍게팽이라도 한 개 줍는 날이면 그야말로 기분이 째지는 날입니다. 수업 시간 사이사이에 쉬는 시간이면 여자 아이들은 대부분 고무줄놀이나 줄넘기를 두개 이어서 하는 줄넘기 놀이, 공기놀이를 하고 놉니다.
고무줄은 노래를 부르며 하는 놀이로 노래 연습도 되고, 운동도 되는 일석이조의 놀이지요. “압박과 설음에서 해방된 민족, 싸우고 싸워서 세워진 나라, 동포여 일어나라, 새날을 위해…”
여자아이들은 고무줄놀이에 일제시대 이후에 전해 내려오는 노래를 곧잘 개작해 부르며 놉니다.
“앞바퀴, 뒷바퀴, 자동차바퀴, 앞에는 운전수, 뒤에는 손님…”
“원숭이 똥구멍은 빨개, 빨가면 사과, 사과는 맛있어, 맛있으면 바나나, 바나나는 길어, 길으면 기차, 기차는 빨라, 빠르면 비행기, 비행기는 높아, 높으면 백두산. 백두산 뻗어내려 반도 삼천리, 무궁화 이 강산에 역사 반만년, 대대로 이어 사는 우리 삼천만, 복 되도다 그에 이름 대한이로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