鄕土원로초대석 ⑤ …… 前 儒道會 抱川支部 副會長 李晩在

이 만 재
전 유도회 포천지부 부회장

8·15해방이후 20여년 동안 지현리 이장으로서 동네 일을 맡아 온 이만재(82.사진)옹은 현재 화현면 지현리 664번지에서 운악산을 바라보며 급변한 세상에 대한 안타까움을 느끼며 국가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는 정신무장이 필요함을 강조하고 있다.

그동안 농사를 지으며 고향을 지켜온 이 옹은 국가의 농지정책이 잘못됐다고 지적한다. 농지정책의 문제는 농지를 매매할 수 없도록 규제한 점이다. 실제로 이 옹은 농사를 지을 수 없는 형편이다. 따라서 3천여평의 논에는 지난 2년 동안 농사를 짓지 못하고 있다. 누구하나 농사를 지으려고 나서는 사람도 없다. 결국 매매하여 좀더 편안하고 살고 싶지만 농지라는 이유로 매매가 불가능하다.

따라서 굳이 팔려고 한다면 농지로 농가에게 매매를 해야 하는데 이것은 가격이 맞지 않아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법을 바꿔야 하는데 농촌 출신 국회의원의 수가 적어 이도 해결하지 못하는 것이 안타깝다고 지적한다.

이같은 실정에 대해 이 옹은 “농사꾼의 토지는 싸고 내다버리는 땅은 비싼 것이 현실이다”고 밝힌다.

6·25 전쟁 당시에 이 옹은 “예비역장교(방위장교)로서 신북면 신평리에서 북한군의 앞잡이 역할을 했던 가족들을 모아 놓고 감시를 하고 있었다”며 “다른 지역에서는 가족들을 죽이거나 강제로 끌고 갔으나 신평리에서는 각자 살 길을 찾아 가라며 모두 보내주었다”고 회상한다.

이 옹은 1·4후퇴로 대구로 피난 갔다가 경상도 고성에서 중위로 근무하다가 수복이 되자 방위부대가 해체되어 수원으로 올라왔다가 군인들의 차를 이용해 고향인 화현면으로 돌아왔다.

그러나 고향에 돌아와서도 운악산에 빨치산이 은거하여 여러 가지로 불편한 점과 애로를 겪기도 했다고 한다.

노인을 공경하는 법을 가르치는 것은 유교밖에 없다고 강조하는 이 옹은 포천향교 장의로 활동하면서 공자님의 가르침을 따르고 있다.

가끔 포천에 나가 친목회 사람들을 만나는 일이 주요 일과라고 하는 이 옹은 “요즘 젊은 사람들이 좀더 냉철하게 현실을 직시하고 과거의 아픈 역사를 공부했으면 좋겠다”고 한다.

개인주의적 사고의 팽배와 현실안주적 인생관 등에 경종을 울리는 이 옹의 가르침이 포천시민에게 교훈이 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