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내총생산(GRDP)은 지역경제 수준을 나타내는 대표적인 지표로 활용되고 있다. 산업입지 및 국토개발에 관한 정부정책도 지역내총생산이라는 지표를 기준으로 하여 운용되고 있다. 그 동안 정부는 국토균형개발에 역점을 둔 결과 지역내총생산을 기준으로 할 때 지역간 균형을 달성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그렇다면 과연 지역내총생산이 지역에 귀착되어 실질적으로 해당 지역의 소득수준을 제고하고 지역후생에 있어 지역간 균형을 확보하고 있는 지를 평가해 볼 필요가 있다. 지역내총생산이 지역간 균형을 이루고 있을지라도 그 과실의 역외 유출입이 심하여 해당지역의 후생에 기여하지 못한 경우에는 국토균형개발 정책은 실패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에 있어 지역내총생산은 단지 생산측면만을 나타내고 분배측면을 고려하지 않기 때문에 지역생산과 지역분배의 불일치가 발생할 수 있다. 예컨대 산업지대에 있어 지역내총생산은 높지만 근로자들이 도시지역에 주소와 생활근거지를 두는 경우 지역생산의 과실이 도시지역으로 유출되어 생산과 분배의 괴리를 발생시킬 수 있다. 특히 우리나라는 교육·문화·의료시설 등이 대도시에 편중되어 대도시 인구집중과 職住分離 현상이 심하기 때문에 그 가능성이 높다.
만약 지역생산과 지역분배의 불일치가 발생한 경우 지역생산의 유출지역(산업지역)은 지역소득·지역소비·지방세수 등 성장에 따른 과실을 향유하지 못하면서 생산활동에 따른 외부불경제(external diseconomy)만을 떠맡게 된다. 반면에 유입지역(도시지역)은 비용을 지불하지 않으면서 혜택만을 보게 된다. 이러한 현상은 지역간 자원최적배분 왜곡 혹은 지역간 경제정의 훼손으로 설명할 수 있다.
지역경제를 지역생산과 지역분배로 양분한다면 지역생산은 지역내총생산, 지역분배는 예금액·가계소비액·지방세수 등의 지표로 나타낼 수 있다. 16개 광역자치단체를 기준으로 하여 1996~2000 기간동안의 지역생산 지표와 지역분배 지표 간의 상관관계를 분석해 본 결과 양자간에는 의미 있는 상관관계를 발견할 수 없었다. 이는 지역내총생산의 역외 유출입이 심하여 지역생산과 지역분배 간에 불일치가 발생하고 있다는 점을 통계적으로 검증해주고 있다.
그렇다면 지역생산(GRDP)의 지역간 유출입 규모를 구체적으로 추정해 볼 필요가 있다. 각 지역별로 지역내총생산과 지역소득액으로 비교함으로써 유출입 규모를 측정할 수 있을 것이다. 이때 지역소득액에 관한 공표된 자료가 없기 때문에 지역의 예금액 기준으로 하여 지역소득액을 추정할 수 있다.
지역내총생산과 지역소득액을 비교해 본 결과 지역간 지역내총생산의 역외유출입이 심하다. 전국적으로는 지방에서 수도권으로, 지방에 있어서는 인접도에서 광역시로, 수도권에 있어서는 주변시도에서 서울시로 막대한 규모가 유출되고 있다는 점을 발견할 수 있다. 특히 경기도는 경제적 블랙홀이라고 할 수 있는 서울에 인접해 있는 관계로 전국에서 가장 큰 규모의 지역생산 역외유출을 경험하고 있으며(2001년 기준 106조903십억), 그 규모는 경기도내의 지역생산의 40%에 달한다. 더 나아가 포천시는 빈약한 지역생산에도 불구하고 의정부와 서울시와 인접한 관계로 연간 생산액의 69%가 역외로 유출되고 있어 심각한 지역간 불균형을 초래하고 있다. 따라서 중앙정부와 광역자치단체가 지역간 지역생산의 역외 유출입을 조정할 수 있는 재정조정제도를 운영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중앙정부가 지방자치단체별로 지방교부금세를 배정할 때 지역생산의 역외 유출을 반영하여 추가 지원하는 방안과 도(경기도)가 시군별로 일반재정보전금을 배정할 때도 이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