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 별 기 획]경찰수사권 독립에 관한 연구 ① 問題의 提起

노 영 민 포천경찰서

최근 경찰의 수사권 독립문제와 관련하여 검찰과 경찰간의 치열한 공방속에 그 추이가 주목되고 있다. 본지는 일선 한 경찰관이 연구한 ‘경찰수사권 독립에 관한 연구’라는 석사논문을 통해 수사권의 정의를 비롯해 우리나라의 수사제도, 경찰수사권의 독립 등에 관한 내용을 지면에 게재하여 독자들의 알권리보호 차원에서 연재한다. 연재되는 내용은 본지의 편집방향과는 무관하며, 경찰측의 요청에 의하여 게재됨을 밝히며 아울러 향후 검찰측의 요청이 있을 경우 경찰측과의 형평성 제고를 위해 함께 게재할 계획이다.(편집자 주)

우리나라에서 1991년 地方自治를 실시한 이래 현재는 어느 정도 自治制度가 정착되어 가고 있는 듯하다. 地方自治란 지방정부(Local Government)가 스스로 자기를 다스린다는 의미이다. 중앙정부로부터 일일이 지시 받거나 간섭받는 것이 아니라 자치정부 스스로 정책을 제안하고 결정하고 실행하는 것이다. 이러한 점에 맞추어 경찰도 지방자치의 이념을 구현하기 위하여 地方自治警察制度를 실시하려고 있다.

지방자치가 실시되면서부터 제기된 경찰의 관료주의화, 주민요구에의 부적응, 경찰불신의 확대 등 그 동안 國家警察制度가 가지고 있었던 여러 가지의 문제점과 치안환경·국민생활의 변화는 경찰제도의 개편논의를 촉발시켰고, 특히 치안서비스에 대한 국민적 관심증대로 인하여 자치경찰제의 도입문제가 끊이지 않고 제기되었다.

自治警察制度는 市·道知事에게 地方警察을 맡겨 일반행정뿐만 아니라 치안행정의 업적에 관해서도 차기 선거 때 주민의 심판대상이 되도록 하고, 주민의 필요에 따라 지역실정에 맞는 치안행정을 펼칠 수 있게 하여 민주주의의 이념을 더욱 완벽하게 구현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라 하겠다. 이러한 自治警察制가 도입되어 원활하게 운영되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문제가 선결되어야 한다.

警察制度는 危險의 發生을 豫防하거나 이미 발생한 교란의 제거를 통해 공공의 안전과 질서를 유지하려는 국가작용을 말한다. 이러한 경찰은 어떠한 국가에서도 필수적이고 기본적인 국가기능의 하나로서 작용하고 있다.

인간생활의 기본적인 욕구가치로서의 안정, 즉 사회질서 확립의 보장장치는 국가에 따라 정도의 차이는 있으나, 그 제1선의 기능을 경찰에게 담당시키고 있는 것이 현대국가의 공통적인 현상이다. 경찰이 해야 할 일은 국가와 사회의 상황에 따라 달라져 왔다. 오늘날에는 國際化·地方化·高度의 産業化·情報化 추세와 함께 국민의 삶의 질이 높아지면서 경찰에 대한 사회적 욕구도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경찰이 이에 대응하여 막중한 임무를 바로 수행하기 위해서는 급속히 변화하는 국내외 정세를 예견하여 경찰의 조직과 기능을 적절하게 조정해 나가야 하며 이를 위한 법적·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하다고 하겠다.

1954년 형사소송법이 제정된 이래 경찰은 사실상 직접 수사업무를 담당하면서도 독자적인 수사권이 없는 검사의 수사보조자로서의 지위가 밖에 가지고 있지 않다. 이러한 자치경찰제가 도입되어서도 현실에 맞게 개선되지 못해 경찰관이 지금처럼 검사의 수사보조자로 남아 자치단체장 뿐만 아니라 검사로부터도 계속 지휘를 받게 된다면 이는 지방자치제도의 이념에도 배치되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건국 당시 刑事訴訟法 전반에 日本과 마찬가지로 미국식 형사소송법체계를 대폭 도입하였다. 그러나 수사구조만은 대륙법계의 구일본형사소송법을 계수 하여 검사가 사법경찰관리에 대한 지휘감독권을 통하여 수사권을 독점하고, 사법경찰관리는 수사보조자의 지위에 지나지 않도록 규정하였다. 그 후 美軍政 때에는 搜査節次의 民主化 등을 비롯한 美國式 刑事司法制度의 도입을 목표로 검사의 기능을 공소유지의 역할 수행에 제한하려 하였으나, 검찰의 반대와 검찰출신 인사 등 종래 직업법률가의 주도로 구 검찰제도를 유지하게 되었다.

 더 나아가 1962년 제5차 헌법 개정 때에는 검사만이 판사에 대하여 영장청구를 할 수 있도록 하여 민주주의국가 중 유일하게 헌법사항으로 규정하여 검사의 수사권한을 더 강화하였다.

한편 刑事訴訟法 제정 당시 국회에서는 英·美의 搜査制度를 받아들여 수사는 경찰관이 하고, 기소는 검찰관이 하자는 의견들이 있었으나, 당시 입법과정에서는 권력이 한곳으로 집중되는 것보다 권력을 분산시키는 것이 오히려 국민에게 이로울 것이며, 중앙집권적인 국가경찰제도아래에서 경찰에 독자 수사권까지 부여하면 경찰의 파쇼(fascio)화의 우려가 검찰파쇼화의 폐해보다 클 것이 우려된다는 이유로 舊日本刑事訴訟法을 유지하기로 하였다. 이와 더불어 제정 당시 국회에서는 검찰에 수사권과 공소권을 부여하되 장래에는 영·미처럼 수사권과 공소권을 분리시키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도 제시되었다.

이러한 점에 비추어 지금은 地方自治를 실시하고 있으며, 건국이래 警察權이 지방자치단체로 분산되어 이른바 경찰파쇼화의 우려가 없어지게 된 이 시점에서 기존의 수사제도는 현실과 맞지 않다고 볼 수 있을 것이므로 수사제도에 대한 전면 재검토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아울러 警察에 獨自的인 搜査權을 인정하고 있는 英·美·日과 같은 자치경찰선진국의 수사제도를 면밀히 분석하여 취사선택함으로써 자치경찰제를 정착시켜나가야 할 것이다. 자치경찰제도를 정착시켜 나가기 위해서는 현행의 수사제도를 지방자치의 이념에 맞게 개정해 나가는 것이다. 따라서 경찰의 수사권독립의 문제를 제기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다음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