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 탐구 12] 관인고등학교 국어교사 박소영

지난해 3학년 입시반 담임으로서 학생들이 명문대학에 진학하는데 견인차 역할에 나선 관인고등학교 박소영 교사(사진.27)는 제주도 출신으로 관인고등학교가 첫 부임지다. 지난 2002년 부임해 올해로 4년째 근무하고 있는 박 교사는 지난해 고3 담임을 맡아 서울대학교와 한양대학교 등 명문대학에 학생들이 진학 할 수 있도록 함께 공부하고 함께 생활했다.

박 교사의 첫인상은 ‘똑똑함’과 ‘당당함’으로 여기 관인고등학교 교사들과 학생들도 다함께 인정하고 있는 사실이다.

제주도에서는 임용고시 계획이 없어 경기도 임용고시에 응시하여 합격한 박 교사가 관인고등학교에 부임한 것은 2002년 3월 2일이다.

조선시대 정치적 야망과 욕심을 채우기 위해 충신들만을 골라 귀양을 보냈던 제주도와 어진 관리들이 주로 기거했던 관인면은 정신적으로 통하는 무언가가 있을 것 같다.

그래서인지 박 교사는 올해로 4년째 이곳 관인고등학교에서 학생들에게 실력있는 교사로서 진정한 실력을 교육하고 있다.

그러나 박 교사가 부임할 당시만 해도 관인고등학교 한 학급 학생들은 7~8명은 질병으로 조퇴하고 10여명의 학생을 대상으로 수업을 실시하는 등 좋은 인상은 아니었으며 학부모 또한 교사의 나이가 어리다는 이유로 딸 대하듯 하는 모습도 달갑지는 않았다.

수업방식에 있어서 박 교사는 열린 수업을 선호한다. 수행평가에 있어 시를 소설로 ,소설을 시로 바꿔 쓰는 응용수업을 통해 학생들의 창의력 제고는 물론 글쓰기 능력을 배양하도록 한다.

시나 소설을 연극이나 노래로 만들어 다시 바꾸는 학습을 통해 학생들이 문학을 공연예술로 바꿀 수 있도록 교육한다.

어렸을때의 이같은 교육을 통해 학생들이 입체적 사고는 물론 창의력 향상에 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한다.

특히 박 교사는 수업시작하기 5분전에 ‘5분 글쓰기’를 실시한다. 5분 글쓰기의 주제는 날마다 다르다. 박 교사는 자기장점 10가지, 내가 좋은 점, 위로의 편지 등 상황에 맞게 주제를 정해 준다.

글쓰기 형식은 산문으로 10~15줄 정도의 분량이다. 5분 글쓰기의 내용은 기말에 발표회와 작품전시를 하기도 한다.

5분 글쓰기를 통해 글쓰기를 익힌 학생들은 교내 백일장 대회에서 자기의 이야기를 마음껏 표현할 수 있게 되었다. 글쓰기의 실천을 통해 자기내면의 세계도 정리할 수 있는 이 교육프로그램 또한 돋보인다.

한 걸음 더 나아가 박 교사는 학생들에게 라디오 프로그램 제작도 요구한다. 국어생활이라는 과목에 매체환경과 국어환경이라는 주제로 매체언어를 통해 실제로 30분용 라디오 프로그램을 제작한다. 물론 노래도 3~4곡 정도 포함하여 멘트를 삽입한 프로그램을 제작하게 하여 학생들과 함께 평가하기도 한다.

학생들이 흔히 즐겨듣는 라디오 음악방송 프로그램을 학생들이 재미있게 연출할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제작하는 연습을 통해 자신의 꿈을 키워 갈 수 있을 것이다.

박 교사는 “교사는 재미있어야 한다”는 평소의 지론을 바탕으로 아이들과 즐겁게 학교생활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독서수업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책을 사서 읽지 않은 학생들에게 최소한 1년에 4권은 구입하여 읽을 수 있도록 지도하고 있다. 1분기에는 소설, 2분기에는 수필, 3분기에는 시, 4분기에는 인문사회서적으로 정하여 다양한 독서습관을 길러주고 있다.

다양한 수업방식을 통해 학생들에게 스스로 공부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고 있는 박 교사가 맡은 고3학생 중 이충민 학생이 서울대학교 인문대학에 입학했다.

평소 공부에만 주력하는 학생이 아니라 활달하고 개성이 강하며 수업시간에도 매우 열심이었다. 학생들 스스로 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주는 박 교사의 노하우가 돋보이는 대목이다.

그러나 박 교사에게는 고민이 있다. 처리해야할 사무업무가 너무 많다는 것이다. 도심의 학교는 교사들이 많다. 따라서 업무도 분장이 가능하다.

그러나 시골학교는 교사가 적음에도 불구하고 모든 영역에 따라 주어지는 업무량은 똑같다. 당연히 한 교사가 여러 영역의 업무를 맡아야 한다. 수업준비 할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이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에 대해 박 교사는 행정교사와 수업교사로 이원화시켜야 한다고 강조한다. 일반업무에서 자유로울 때 교사들이 수업을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이 확보되고 학생들에게 보다 양질의 교육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10년은 지나야 진정한 교사가 될 수 있을 것 같다는 박 교사는 다음 수업을 위해 급히 교실로 향했다. 박 교사의 분명하고 바른 교육관을 통해 밝고 똑똑한 학생들이 많이 배출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