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호에 이어) 조사위원은 개시결정과 동시에 선임하는 것이 실무상 관행인데도 몇 가지 경우에는 개시결정 전에 조사위원을 선임하거나 조사위원을 선임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아래에서 그 사례 등을 살펴보겠습니다.
개시결정 전에 조사위원을 선임하는 경우는 개시결정을 내릴 이유가 불분명한 경우입니다. 회사의 청산가치가 계속기업가치보다 높아서 회생절차를 진행하는 것보다 회사를 청산하여 배분하는 것이 사회경제적으로 유리하다고 판단되면 사전에 조사위원을 선임할 수 있습니다. 조사위원은 개시신청 전에 회사의 청산가치와 계속기업가치를 산정하는 조사보고서를 법원에 제출하며, 이를 기초로 법원은 회사의 회생절차 개시결정 여부를 판단하게 됩니다.
또한 회사의 회생절차 개시신청이 채권자 전체의 이익에 적합한지 않다고 판단되는 경우 사전에 조사위원을 선임하여 조사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런 사례로는 회생절차 개시신청일 직전에 채무자의 영업자산이 경매되었고 단지 경매사건의 매각허가결정만이 남은 상태에서 회생신청을 한 경우가 해당할 것입니다.
다음은 조사위원은 선임하지 않는 경우에 대하여 살펴보겠습니다. 회사가 회생절차 개시 전에 공정한 제3자 매각 절차(M&A)가 진행되고 매각 주간사 등에 의하여 평가된 청산가치 및 계속기업가치가 판단된 경우 법원은 조사위원을 선임하지 않고, 매각 주간사의 보고서를 인용하고 조사위원을 선임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다만 이 경우에는 매각 주간사가 평가한 청산가치 및 계속기업가치가 상당한 객관성을 담보하고 있어야 합니다. 또한 법원은 채권자협의회 및 관리위원회의 의견을 청취해야 합니다. 위와 같이 회생절차 개시 전에 M&A 절차가 진행 중인 경우에는 회생절차를 신속하게 진행하여 채무자의 회생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서 조사위원을 선임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한 가지는 중소기업진흥공단의 중소기업 회생컨설팅 제도를 통해 회생절차 진행 중일 경우입니다. 중소기업진흥공단이 실시한 중소기업 회생컨설팅은 법인회생이 필요한 중소기업에 절차비용을 기금으로 지원해주는 제도입니다. 진흥공단은 기금을 지원하기 전에 회계사들 파견하여 회사의 회생가능성을 조사하는데, 그 가능성에 대한 판단 방식은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회생법)과 같은 기준입니다.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전국 법원 중에서 유일하게 진흥공단에서 조사한 회계사의 조사결과를 법원이 선임한 조사결과로 채택하였습니다. 법원이 진흥공단의 조사결과를 채택한다면 조사비용이 이중으로 들어가지 않아도 되고, 회생절차도 빨라지는 이익이 있습니다. 회생절차가 필요한 기업은 경제적 부담을 줄이는 이익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조사결과의 채택이 서울중앙지방법원에만 한정된 점은 안타깝습니다.
위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회생절차 개시 전이라고 채무자 회사에 대하여 회생절차 개시결정을 내릴 것인지 여부가 불확정적일 경우에는 조사위원을 선임할 수 있습니다. 또한 M&A 절차 중으로 매각 주간사가 청산가치와 계속기업가치를 조사한 경우와 중소기업진흥공단의 중소기업 회생컨설팅 절차를 진행하는 경우에는 개시결정 이후에도 조사위원을 선임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한편, 회생절차 폐지 후 재신청할 경우 법원에 기존 조사위원을 선임할 수 있도록 요청할 수도 있습니다. 조사위원의 조사보고서의 내용이 청산가치가 계속기업가치를 초과할 경우 회생절차는 폐지된다고 앞서 살펴보았듯이 조사위원의 조사보고서가 대단히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으며, 최근 들어 조사위원의 조사보고서가 보수적으로 작성되는 경향이 많습니다.
조사위원의 조사보고서에는 여러 가지 내용을 담게 되는데 실질적으로 문제가 되는 것들은 부인권행사 대상에 대한 문제, 장부기장의 문제, 가장 납입의 문제, 대표자 가지급금의 문제 등인데 이는 조사위원의 조사결과를 좌우하는 중요한 문제들입니다. (다음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