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경영진을 관리인으로 선임하는 현행 회생절차에서는 관리인을 견제할 기구가 필요합니다. 법원의 관리위원회나 다음 호에 살펴볼 조사위원 등의 역할도 중요합니다. 하지만 회생절차의 이해당사자들이 회생절차에 참여할 수 있는 틀을 마련할 필요가 있는데, 그 필요에 의해 마련된 기구가 바로 채권자협의회입니다. 현행 회생절차에서는 법원에 회생절차 개시신청을 한 날로부터 1주일 이내에 채권자협의회를 구성하도록 규칙으로 정하고 있습니다. 다만 채무자가 개인 또는 중소기업기본법에 의한 중소기업자인 경우에는 채권자협의회를 구성하지 않아도 됩니다. 실무에서는 채무자가 개인인 경우에는 구성하지 않지만, 법인인 경우에는 사업의 규모나 채권자 숫자와 상관없이 모두 채권자협의회를 구성하고 있습니다.
채권자협의회는 최대 10명 이내로 구성하고, 대부분 주거래은행이나 금융기관이 참가하게 됩니다. 다만 필요에 따라서 소액채권자를 구성원에 참가시키는 경우도 있습니다. 채권자협의회는 단순히 채권자들의 성토를 위한 회합이 아니라 일정한 업무를 하게 됩니다. 채권자협의회의 업무는 주로 회생절차에서 채권자 간의 의견을 조정하는 역할을 하게 되지만 다음 행위를 할 수도 있습니다.
채권자협의회는 광범위한 의미에서 회생절차에 대한 의견을 제시할 수 있습니다. 이는 채권자들의 이해와 요구를 관철하는 수단으로 사용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또한 관리인 및 보전관리인의 선임 또는 해임에 관한 의견을 제시할 수 있으며, 법인의 감사 선임에 대한 의견을 제시할 수 있습니다. 채권자협의회는 회사의 경영상태에 관한 실사를 요구할 수도 있습니다. 특히 금융기관 채권자의 경우 회사의 경영상태에 대하여 간여할 수 있는 통로로 사용될 수도 있습니다.
채권자협의회는 회사의 회생계획안 인가 전 영업 양도 등의 사항에도 의견을 제시할 수 있습니다. 또한 영업상 필요한 소액 회생채권자에 대한 변제에 대한 의견을 제시할 수 있습니다. 이런 역할 이외에도 구체적인 역할을 하게 되는데, 가장 중요한 것은 회사가 제출한 회생계획안에 대한 의견을 제시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또한 회생절차의 폐지나 종결에도 의견을 제시할 수 있습니다. 회사의 규모가 클수록 채권자협의회의 역할은 더 많아집니다. 특히 인가 전후를 막론하고 M&A를 하는 경우에는 채권자협의회의 의견이 많이 반영될 수밖에 없습니다.
채권자협의회는 회생절차 안에서의 기구이지만, 한편으로는 회생계획안에 대한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는 채권자들의 집단이기 때문입니다. 채권자의 숫자가 많고 채무가 많은 회사의 경우에는 채권자협의회 활동하기 위한 전문적인 지식을 필요로 합니다. 그런 경우 법원은 변호사, 회계사 등을 선임할 수 있도록 허가할 수 있습니다. 이 경우 법원은 채무자 회사에게 전문가의 선임비용을 부담하도록 명령합니다.
채권자협의회는 회생절차 속에서 대체로 채권자들의 의견을 조율하고 회생절차의 수행에 대한 의견을 제시하는 정도의 활동을 하지만, 반드시 필요한 기구입니다. 특히 관리인에 대한 선임과 해임 의견을 제시할 경우 법원은 채권자협의회의 의견에 대하여 조사를 명령하게 되고, 결과에 따라서 관리인과 감사 등을 해임할 수도 있습니다.
이처럼 채권자협의회는 제도적인 역할과 채권자들의 회합체라는 실체적인 역할을 병행하고 있기 때문에 회생절차를 고려하는 기업이라면 채권자협의회의 구성 등에 대하여 사전에 준비할 필요가 있습니다. 일테면 회생절차 개시신청서에 채권자협의회 구성에 대한 의견을 사전에 적시할 수 있을 것입니다.
다음 호에는 회생절차 중에서 회사의 자산과 부채, 계속기업가치와 청산가치에 대하여 조사하는 기구인 조사위원에 대하여 알아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