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생절차가 개시되면 채무자의 업무수행권과 재산처분권은 모두 관리인에게 이전됩니다. 말하자면 관리인은 회생절차를 수행하는 최일선의 공적인 기관입니다. 하지만 관리인이라도 법원의 허가 없이는 자본의 감소, 신주 또는 사채발행, 주식의 포괄적 이전, 이익배당 등을 할 수 없습니다. 회생절차가 개시되더라도 이사나 감사의 법률적 지위에는 변동이 없으나(이후 회생계획안이 인가되면 이사, 감사는 당연 사임됩니다) 업무는 극히 제한을 받게 됩니다. 법률상 관리인이 회생절차를 수행하는 일종의 공적 수탁자로서 대부분의 권리를 이양받기 때문입니다.
현행 회생절차는 관리인 제도와 관련하여 미국의 DIP(Debtor In Possession의 줄임말로 ‘채무자가 계속해서 점유한다’라고 의역할 수 있습니다) 제도를 벤치마킹하였습니다. 즉,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기존 경영자를 관리인으로 선임합니다. 2010년 서울중앙지방법원의 통계를 보면 개시결정 된 322건의 사건 중에서 81%인 262건이 기존 경영자를 관리인으로 선임하였으며, 50건만이 제3자 관리인을 선임하였습니다.
이처럼 기존 경영진을 관리인으로 선임하는 이유는 제3자 관리인을 두게 되면 회생절차 자체를 회피하게 되고, 신임 관리인이 기존 관리인의 경영노하우를 전수받지 못할 경우 사업을 계속적으로 영위하는데 어려움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기존 경영진이 관리인이 될 경우 경영노하우가 풍부한 반면 회생절차에 대한 법률적 이해와 실무 능력이 떨어지는 것이 현실입니다. 때문에 회생절차를 준비하는 경영진이라면 관리인의 법적 능력, 권한과 의무 등에 대한 기본적인 숙지가 필요할 것입니다. 그럼 간단하나마 관리인의 주의의무와 지위에 대해서 살펴보겠습니다.
■ 관리인은 채무자 회사의 모든 영업행위를 총괄하게 됩니다. 따라서 기존 경영자가 관리인이 된다면, 회생신청 이전과 같이 상무행위를 수행하게 됩니다. 다만 통상적인 상거래가 아닌 계약 체결은 제한됩니다.
■ 관리인은 법원의 허가를 받지 않고는 채무자 회사의 영업이나 자산을 양도하는 행위 등이 제한됩니다. 또한 자금의 차입, 소송의 제기, 화해 또는 중재계약, 권리의 포기, 공익채권 또는 환취권의 승인 등은 할 수 없습니다. 다만, 관리인은 법원의 허가를 받은 후에는 위 사항들을 실행할 수 있습니다. 한편 관리인이 허가대상 행위를 허가받지 않고 실행한 경우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게 됩니다.
■ 관리인은 취임 즉시 채무자에게 속하는 모든 재산의 회생절차 개시 당시의 가액을 평가하여야 합니다.
■ 관리인은 취임 후 지체 없이 채무자의 업무 및 재산에 관한 사항, 조사확정재판을 필요로 하는 사정의 유무, 회생절차 개시 당시 채무자의 재산목록 및 대차대조표를 작성하여 법원에 제출하여야 합니다. 관리인 등이 법원에 허위로 보고할 경우에는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게 됩니다.
위와 같이 관리인은 회생절차 중에서 가장 중요한 기관이며, 그 업무의 범위가 일상적인 영업행위에서 채무자 회사의 법률행위까지 광범위합니다. 또한 권한의 제한도 엄격할 뿐만 아니라 의무를 다하지 않았을 경우 처벌을 받게 됩니다.
한편 법 제74조 제2항은 다음 사항의 경우 법원은 제3자를 관리인으로 선임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① 채무자의 재정적인 파탄의 원인이 기존 경영진의 재산 유용 또는 은닉, 중대한 책임으로 인해 발생되었을 경우 ② 채권자협의회의 요청이 있는 경우로서 상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 ③ 그밖에 채무자의 회생에 필요한 경우
그러나 위에서 살펴보았듯이 현행 관리인 제도는 채무자의 기존 경영진이 계속적으로 운영하면서 회생절차를 이행하도록 규정하고 있는바, 회생절차 개시신청을 고민하는 경영진은 숙지하여야 할 것입니다. 다음 호에는 채권자협의회에 대하여 알아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