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으로 애석한 일이다. 진도 부근에서 인천에서 제주로 가던 대형 여객선, 세월호가 침몰하면서 수많은 어린 학생들이 죽거나 실종되었다. 이들은 경기도 안산에 소재하는 단원고등학교 학생들로 수학여행을 가던 중에 졸지에 사고를 당한 것이다. 모처럼 수업의 부담에서 벗어나 젊음을 구가하려던 청소년들이 목숨을 잃었거나 어두운 선실에 갇혀 살려달라고 외치고 있다는 소식에 모든 국민들은 망연자실하며 안타까움에 어쩔 줄 모르고 있다.
어째서 이런 일이 반복해서 일어나는지 알 수 없다. 지난 2월말 경주에서 대학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을 하던 체육관의 지붕이 붕괴되어 많은 사상자를 낸 바 있다. 그 때도 체육관 부실공사가 원인이 되어 사고가 난 것으로 발표되었다. 이번 사건은 초대형 여객선을 항로를 변경하면서 급격한 변침을 하다가 화물을 묶어두었던 줄이 풀리자 무게 중심이 한쪽으로 쏠리면서 생긴 것으로 잠정 진단을 내리고 있다.
수많은 승객들의 목숨을 앗아간 게 대부분 안전 불감증이나 업무상 과실에 의해서 벌어지고 있는 것을 보면 해운사가 도대체 선장을 비롯한 승무원들에 대해서 안전교육을 제대로 시키고 있는지 의심스럽다.
국민들의 시선이 따갑게 쏟아지자 대통령까지 나서서 ‘구조에 최선을 다하라, 그게 명령이다’라고 주문하고 있다. 하지만 정부의 재난에 대한 대응이 너무 주먹구구인 점과 정치인들의 몰염치한 선거운동에 대해 국민들의 시선이 곱지 않다. 정부는 16일 처음에 생존자가 368명이라고 발표했다가 중복 계산으로 인한 집계의 오류를 발견하고 정정된 생존자 수를 164명으로 발표함으로써 국민들을 어리둥절하게 만들고 말았다. 설상가상으로 나머지 실종자들의 생존여부 조차 불확실하다는 소식을 접하자 정부의 초동 구조가 치밀하지 못했다고 질타하고 있다.
한편 몰지각한 정치인들은 문자메시지를 통해 “진도 여객선 침몰사고 사상자들에 깊은 애도와 위로를 표한다”라고 쓴 다음 여론조사가 시작된다거나 자신을 지지해달라는 내용을 덧붙임으로써 시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국민들의 반응은 싸늘하기만 하다. 정치인들의 태도에 대해 “이런 슬픈 상황에 저러고 싶을까”, “진짜 미쳤나보다”, “저렇게라도 정치를 하고 싶은가 보다”라고 비난하고 있다. 국민들의 부정적인 반응은 정치인들의 위로의 글에 진정성이 없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국민들이 사고를 낸 사업자나 감독하는 정치인들에게 매번 반복되는 푸념은 항상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식으로 뒷북치는 짓거리를 하지 말라는 것이다. 아직 사고가 완전히 파악된 것도 아니고 이에 대한 대책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섣불리 말할 수 없는 점도 있다고 본다.
교육부는 그저 수학여행을 없애라는 유치한 대책은 거둬들이는 게 좋겠다. 사고 때마다 교육적 목적을 위해서 이루어지는 행사를 원천봉쇄하면 교육의 의미가 상실되지 않겠는가. 오히려 배 안에서 사고가 났을 때 어떻게 위기를 극복하고 질서를 유지하면서 대피해야 하는가를 가르쳐야 한다고 본다.
우리가 가장 걱정하는 것은 지금까지 애지중지 키워온 부모들의 억장 무너지는 심정을 어떻게 치유할 것인가의 문제이다. 그들에게는 많은 보상금이나 대단한 장례식으로 이 엄청난 재난을 덮고 넘어가려는 것은 용서할 수 없는 죄악이다.
무엇보다 엄청난 사고를 내거나 방치한 부분에 대해서 진정어린 사과와 다시는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게 하겠다는 정치인들이나 행정가들의 철저한 대책이 우선되어야 하며, 그 다음에 자식을 잃은 부모들의 가슴을 통한의 마음으로 쓸어주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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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4년 04월 1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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