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 기 호 포천신문 주부명예기자단장
중학교 교복을 찾는 날이었다.
교복을 맞춘 날부터 딸아이는 크게 나오면 어쩌지? 입어서 안 어울리면 어떡하지? 등등 괜한 걱정과 설렘으로 하루하루 가는 날짜를 짚어가며 꼽고 또 꼽곤 하였다.
찾는 날은 아침부터 성화를 해대는 바람에 주인아저씨보다 먼저 가게에 도착해 주인이 오기를 기다려야 했다. 옷걸이에 걸린 옷을 차례차례 입혀 보니 ‘어쩜 그다지도 예쁘고 예쁘던지,
어느 나라 공주가 보석달린 드레스를 입었다 한들 우리 딸 교복 입은 모습보다 더 아름다울까? 흰색 와이셔츠 위에 깔끔한 곤색의 조끼, 상의를 입고 약간 항아리 식으로 된 치마는 무릎 밑선까지 오게 해서 입은 모습이란, 거기다 타이까지 매고 나니 키가 큰 편인 딸아이는 가녀린 듯 하면서 이슬을 먹고 쭉 뻗은 난초 그 자체였다. 은은히 향도 나는 듯...’
“어머 우리딸 너무 이쁘다. 이 어미 눈에는 이세상 어느 꽃보다 더 곱구나!”
“엄마 정말 그래?”
“수정아 교복이 엄청 어울리는 구나. 아이구 이쁜 것 같으니...”
그날 밤 교복을 머리맡에 개어 놓고 잠든 딸아이의 만족하고 행복한 얼굴을 보며 나는 많은 것을 생각했다. 딸아이는 중학생이 된다는 것에 많은 기대와 높은 자긍심을 갖고 있는 듯 했다.
나름대로 초등학교 때와는 달리 성숙된 생각과 행동, 조신한 몸과 마음을 가져야 한다는 것, 공부 또한 고등학교 대학교를 대비해서 하루 6시간만 자야겠다고 엄청난 계획을 내게 말한다.
마음이 아팠다. ‘초등학생 시절, 좀더 부담없이 놀게 해줄걸, 나는 아무래도 미숙한 엄마였나보다. 늘 고민하고 갈등하면서도 무엇이든 일등 하기만을 바랬으니...’
본인의 샘과 욕심 때문인지 아니면 이 나이든 엄마께 효도하고 싶어서인지... 딸아이는 늘 나를 기쁘게 해 주었다.
‘이제 너무 성적에 연연하게 하지 말아야지, 본인이 알아서 자율적으로 선택하게 하자, 딸과 여행도 많이 다니고 여유로운 문화 체험을 할 계기를 많이 만들어 주자’
그런데 난 그것들이 실천하기 쉽지 않을 거라는 것을 안다. 아직도 미숙한 엄마로 존재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내일은 딸과 내가 고대하고 고대하던 중학교 입학실 날이다.
딸이 초등학생이 된다는 설렘으로 잠 못 이룬 6년전처럼 나는 오늘밤도 잠을 설치게 될 것이다. 딸아 밝고 즐거운 그리고 알찬 중학시절을 보내기를 염원한다.
그리고 마음껏 기지개를 펴 보려무나.
엄만 사랑으로 널 지켜보마.
딸아 하늘 땅 만큼 사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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