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의 관리를 받는 회생절차를 흔히‘법정관리’라고 합니다. 회사의 경영 전반에 관하여 법원의 관리를 받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회사의 관리인을 기존 경영진에게 맡기는 현행법은 법원의 통제와 관리보다 채무자의 갱생에 의미를 크게 두고 있는 듯 보입니다.
실제로 관리인은 일정한 범위에서 인사권과 집행의 전결권을 갖습니다. 현행 회생제도가 과거의 제3자가 관리인으로 선임되던 화의법 상의 법정관리와는 다른 점입니다. 그러나 현행 회생제도에서도 ‘제3자 관리인선임제도’와 보전관리 제도를 두어, 기존 관리인을 배제하는 방법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그 대표적인 예가 바로 얼마 전에 회생절차 개시되었던 한국일보입니다. 한국일보에 대한 회생신청 직후에 법원은 한국일보에 대한 보전처분을 내리면서 보전관리인을 선임하였습니다. 보전관리인은 회생절차를 개시할 것인지 여부에 대한 심사 전에 회사의 재산을 관리하는 역할을 하게 되는데, 이로서 기존 경영진의 경영권은 상실됩니다.
보전관리인을 선임하는 경우는 극히 이례적인데, 이전 사례로는 분양사기 사태로 언론의 빅이슈였던 굿모닝씨티가 있습니다. 보전관리인은 기존 경영진이 사기·횡령 등의 혐의로 형사입건 되는 등 기존 경영진을 신뢰할 수 없는 경우에 내려지는 법원의 명령입니다. 한국일보의 경우도 굿모닝씨티와 유사한 경우입니다. 회생신청 전에 한국일보의 장재구 회장은 사옥을 매각하는 과정에서 회사에 200억 원에 달하는 손해를 입힌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되었습니다. 이에 법원은 기존 경영진을 신뢰할 수 없으며, 신문제작의 파행으로 광고주가 급속하게 이탈하는 점을 감안하여 보전관리인을 선임한다고 밝혔습니다.
보전관리인 제도는 기존 경영진의 업무수행권을 박탈하는 목적도 있지만, 더 크게는 재산의 관리처분권을 박탈하는 것을 목적으로 합니다. 즉 회생절차 개시 전에 회사의 재산을 매각한다거나 양도하는 것을 막기 위한 것입니다. 이처럼 보전관리인 제도는 기존 경영진의 모든 경영권을 박탈하기 때문에 중립적인 위치에 있는 사람을 선임하게 됩니다. 한국일보의 경우 보전관리인으로 우리은행 출신의 고낙현씨가 선임되었습니다. 고낙현씨는 과거 한국일보의 워크아웃 당시 주채권은행인 우리은행에서 파견돼 채권관리단장을 맡았던 이력이 있어 회사 사정에 밝고 중립적인 위치에 있기 때문에 선임되었다고 합니다.
보전관리인이 선임되는 사례는 위에서 살펴본 것처럼 이례적이며, 대부분 중견기업 이상의 사례들입니다. 그러나 보전관리인을 선임하는 법원의 판단은 제3자 관리인을 선임하는 경우와 유사하기 때문에 살펴볼 의의가 있을 것입니다. 최근 들어 법원은 기존 경영자가 아닌 제3자를 관리인으로 선임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기존 경영진이 관리인으로 선임되었다가 해임되고 다시 제3자 관리인이 선임되는 사례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습니다. 중소기업에서 제3자가 관리인으로 선임되는 경우는 사소한 실수나 업무능력이 없는 경우가 아니라 불법행위를 저지르거나 가담한 경우들입니다. 관리인이 배임, 횡령죄에 해당하는 행위를 한 경우가 대표적입니다. 또한 채권자 일방에게 법원의 허가없이 채무를 변제한 경우도 빈번하게 볼 수 있습니다. 실무에서 보면, 이 같은 경우는 악의로 한 행위라기보다 법률적 무지로 인한 실수가 대부분입니다. 이점이 실무에서 일하는 변호사로서 안타까운 점입니다.
때문에 회생절차에 대하여 고민을 하는 경영진이라면, 자신의 행위에 불법성이 있는지 여부에 대하여 엄중한 잣대로 가늠해볼 필요가 있으며, 법률 전문가의 조력이 필요한 이유입니다. 실무에서 농담처럼 하는 말이 있습니다. 회생법은 우리 법에서 헌법 다음으로 제일 강한 법이라는 말입니다. 회생절차는 채무자의 갱생을 위한 여러 법률적 장치를 두고 있으며, 다른 법에 우선한다는 의미입니다. 만약 이 시간에도 경영악화로 고민을 하는 경영자라면 회생절차에 대하여 공부해 볼 것을 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