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생절차 개시신청을 하는 대부분의 회사는 채권자들에 의해 가압류, 경매, 강제집행 등을 겪었고, 겪고 있기 마련입니다. 앞서 살펴보았듯이 회생개시 결정 이전이라도 여러 강제집행은 별도의 신청으로 중지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중지명령은 말 그대로 강제집행에 대한 일시적인 중지를 의미하지 원천적으로 실효되는 것은 아닙니다. 경위에 따라 회생절차 개시결정이 기각되면 중지명령의 효력은 상실됩니다.
회생절차를 신청하는 회사의 경우 현금 유동성이 낮기 마련인데, 만약 받을 채권(매출처)에 강제집행이 된다면, 개시결정이 내려질 때까지 경영상태는 악화일로에 빠질 수밖에 없게 됩니다. 그로인해 회생절차를 수행하기 어려운 상황까지 갈 수도 있습니다. 법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회생절차 개시 전후를 불문하고, 모든 강제집행을 취소할 수 있도록 “취소명령” 제도를 두고 있습니다(법 제44조 제4항).
원래 채무자 회사에 대한 강제집행은 인가결정이 내려지면 실효됩니다. 때문에 불필요한 강제집행으로 회사는 운영자금이 고갈되고, 채권자도 현실적인 만족을 얻지 못하는 상황은 채권자나 채무자 모두에게 이익이 없습니다. 다만 취소명령의 남용을 막기 위해서 법은 취소명령의 요건을 “채무자의 회생을 위하여 특히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때”라로 한정하고 있습니다. 강제집행으로 인하여 운영자금이 고갈된 상태에 이른 채무자가 취소명령 결정을 받아 회생절차를 안정적으로 수행하게 된 사례가 있습니다. 동두천에 있는 00의료원의 경우입니다.
00의료원의 매출은 환자들이 내는 진료비와 의료보험공단에서 지급받는 보험료로 이루어집니다. 병원마다 다르겠지만 대부분 의료보험공단에서 지급받는 보험료가 소득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고 합니다. 동두천의 00의료원은 2009년에 회생절차 개시신청을 하였는데, 신청 당시에 채권은행에서 의료보험관리공단에 가압류를 해놓은 상태였습니다. 00의료원은 소득의 50% 이상이 의료보험공단에서 받는 보험료였기에 회생절차 개시결정 여부를 심사하는 약 1개월 동안 당장 병원 운영이 어려운 상태에 빠졌습니다. 이에 00의료원은 회생신청을 하였습니다. 또한 채권은행이 의료보험공단을 상대로 한 가압류 취소신청을 하였으며 법원은 아래와 같이 결정하였습니다.
“채무자와 상대방 사이의 이 법원 2009카단000호 채권가압류 사건에 관하여 2009. 10. 10.자 가압류 결정을 취소한다.” 법원의 취소명령은 종전의 강제집행 등에 대하여 소급하여 효력이 발생됩니다(이 점이 소급효가 없는 중지명령과 구분됩니다). 취소명령 결정으로 의료보험공단에 대한 채권은행의 가압류 효력은 소급하여 실효되었고, 00의료원은 가압류된 보험료를 수령할 수 있었습니다. 취소명령을 하려면 취소명령 전에 중지명령이 먼저 있어야 합니다. 따라서 실무적으로는 회생절차 개시신청과 동시에 가압류에 대한 중지명령을 신청하고, 그 후에 가압류에 대한 취소명령을 신청해야 합니다.
그런데 또 하나의 문제가 있었습니다. 국민연금관리공단에서도 미납 연금보험료를 원인으로 의료보험공단에 압류조치를 해놓은 것입니다. 그 것이 문제가 되는 이유는 조세 등의 청구권이 압류한 경우에는 개시결정 이전에는 그 강제집행을 취소할 수 없다는 규정 때문입니다. 회생절차에서는 국민연금, 의료보험료 등을 조세등의 청구권으로 보고 있습니다. 때문에 00의료원이 의료보험공단에서 받은 보험료는 개시결정이 있기 전에는 취소명령을 신청할 수 없습니다. 이는 조세등의 청구권에 대한 실체법상의 우선권을 어느 정도 반영한 원리입니다. 이와 같이 강제집행에 대한 취소명령은 회생절차 개시 전후를 불문하고 신청할 수 있다는 점은 회생절차를 고민하는 회사라면 염두에 두어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