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생절차는 기본적으로 채권자의 양보를 전제로 합니다. 채권자는 자신이 행사할 수 있는 권리의 제한을 받게 됩니다. 권리의 제한은 강제집행 등의 법률적 강제 행위를 못하는 것은 물론이고 변제의 시기, 금액, 방법 등을 양보한다는 말입니다. 때문에 회생절차에서는 이해관계인의 집단적인 의사결정에 따라 채무자의 회생계획안을 인가할지 여부를 결정합니다.
채권조사 및 계속기업가치에 대한 보고를 겸하는 제1차 관계인집회에서 법원은 일정한 기일을 정하여 채무자에게 회생계획안 제출을 명령합니다. 채무자가 제출하는 회생계획안에는 채권자들에 대한 변제율, 변제방법 및 자본변동 사항 등이 담겨지게 됩니다. 채무자가 법원에 제출한 회생계획안은 담보권 금액의 4분의 3의 동의를, 일반 채권 금액의 3분의 2의 동의를 얻어야 가결됩니다. 또한 자본잠식이 되지 않은 경우에는 지분율의 2분의 1의 동의를 얻어야 합니다. 다만 채무자 회사가 자본잠식인 상태에는 주주의 동의가 필요하지 않습니다.
위 동의율은 채권자의 숫자 기준이 아니라, 채무 총액의 비율을 기준으로 합니다. 담보채권자가 열 명이지만, 채권자 1명이 전체 금액의 75%이상의 채권을 가지고 있다면 아홉 명의 동의가 없더라도 75%의 채권을 가진 한 사람의 동의만으로 족합니다. 또한 회생계획안은 담보권자와 일반채권자, 주주 등의 군(群)에서 모두 일정한 비율의 동의를 얻어야 합니다. 담보채권자의 동의만 얻고 일반 채권자의 동의를 얻지 못하면 회생계획안은 부결됩니다. 채권자의 동의를 둔 이유는 회생절차가 채무자의 갱생을 도모하는 제도이지만, 채권자의 양보를 전제로 하는 만큼 채권자가 동의하는 수준의 성실한 변제계획을 수립하라는 취지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같은 취지로 법률에는 다른 원칙을 두고 있는데, 바로 회사를 청산할 때보다는 회생절차를 진행할 할 때가 채권자에게 불리하지 않게 규정하고 있는 청산가치보장의 원칙이 그것입니다. 법제243조는 회생계획의 인가요건을 다루고 있는데, 1항 4에는 ‘회생계획에 의한 변제방법이 채무자의 사업을 청산할 때 각 채권자에게 변제하는 것보다 불리하’지 않아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즉 당장 회사를 청산하여 배당받는 가치보다 10년 동안 유예하여 받는 게 유리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담보권이 없는 일반채권자의 경우는 즉시 청산하면 배당받은 금액이 거의 없으니까 문제가 되지 않지만, 담보권이 있는 채권자는 즉시 청산해도 배당을 받기 때문에 담보권자의 동의를 얻기 위해서 일정한 이자를 주는 이유도 그 때문입니다.
채권자 등의 동의를 구하는 절차는 이해관계인의 선택을 존중하는 의의가 있습니다. 그러나 의결권을 가진 일부 채권자 등의 불합리한 요구로 인하여 채무자의 회생이 무산되는 상황이 발생될 수도 있습니다. 때문에 법률은 채권자 군(群)에서 동의율이 달성하지 않았을 경우에 직권으로 회생계획을 인가 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2010년 서울중앙지방법원에 회생계획안을 제출한 A회사는 담보권자 조에서 90% 이상의 동의를 얻었습니다. 그러나 회생채권자 조에서는 59%밖에 동의를 얻지 못했습니다. 회생채권인 신용보증기금이 부동의했기 때문인데, 신용보증기금의 의결권은 35%였습니다. 신용보증기금이 동의하지 않으면 회생계획안은 가결되지 않을 상황이었습니다. 이처럼 의결권 비율이 높은 채권자가 자신에게 유리한 회생계획안을 얻어내기 위해서 동의하지 않는 경우가 실무에는 빈번하게 일어납니다.
이에 A회사는 법원에 ‘강제인가’를 구하는 신청을 하였으며, 법원은 A회사가 제출한 회생계획안이 법률로 정한 채권자의 동의율에 이르지 못했지만. 회생계획안을 강제 인가하였습니다. 이와 같이 채무자가 신청한 회생절차가 인가되기 위해서는 최종적으로 채권자의 일정한 동의를 얻어야 합니다. 채무자는 채권자의 동의를 얻기 위해 성의있는 회생계획안을 제출해야 무난하게 채권자들의 동의를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한편 일부 채권자가 부당한 요구를 하는 등의 의결권을 악의로 행사할 경우는 법원이 가결요건에 이르지 못하였더라도 회생계획안을 인가할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