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호부터 회생절차의 기본 원칙인 ‘채권자의 개별적 회수 제한·금지’에 대하여 알아보겠습니다.
회생절차 안에 들어오면 채권자는 회생계획안에 의한 변제 외에는 다른 방법으로 채무를 회수할 수 없습니다(예외적인 경우도 있으나, 다음 기회에 알아보겠습니다). 다만 채권자들은 회생절차의 범위 안에서 자신의 권리를 행사할 수 있습니다.
이는 채권자들의 개별적인 행동으로 인한 혼돈과 비효율을 피하기 위해서입니다. 그러나 채권자의 개별적인 회수를 제한·금지하는 다른 이유는 아래 두 가지를 실현시키기 위한 것입니다.
첫 번째 이유는 채무자의 회생에 필요한 영업조직과 인적·물적 자산을 유지하기 위한 것입니다. 채무자가 파탄지경에 이르게 되었다는 건, 채권자의 입장에서는 하루라도 빨리 채권을 회수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따라서 채권자는 파탄지경에 이른 채무자에게 가능한 모든 방법을 동원하여 채권을 회수하려고 시도할 것입니다.
다시 회생절차 개시신청을 한 채무자의 입장에서 생각해봅시다. 만약 채권자의 강제집행 등으로 인해 채무자의 주요 생산동력이 상실된다면 채무자에 대하여 회생절차가 개시되고, 회생계획안이 인가되었더라도 아무런 의미가 없습니다. 경제활동의 기반을 상실했기 때문에 변제가 불가능한 상태입니다.
회생절차는 파탄지경에 이른 채무자의 효율적인 회생을 도모하는 제도입니다. 때문에 회생절차를 수행하기 위한 기본적인 채무자의 자산은 보전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 채무자의 필요한 영업조직, 인적·물적 자산에 대한 채권자의 개별적 회수시도를 금지하는 것입니다.
두 번째 이유는 동일한 권리를 갖는 채권자들에게 공평한 분배하기 위한 것입니다. 채무자가 파탄지경에 이른 상황에서 채권자 중 1인이 채무자의 자산을 추심하는 사례는 빈번하게 발생됩니다. 혹은 채권자의 강압에 못 이겨서 채무자의 자산 중에서 일부를 채권자 1인에게 양도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거래처에서 받을 채권을 채권자에게 양도하거나, 부동산에 채권자 1인 명의로 근저당설정을 하거나, 심지어는 생산설비를 양도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는 같은 채권자의 입장에서도 일방적으로 불리한 행위입니다. 때문에 회생제도에서는 동일한 권리를 갖는 채권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동일한 배당비율의 배당을 받게 됩니다. 공평하게 배당하기 위해서 채권자의 개별적인 회수시도를 금지하는 것입니다.
채권자의 개별적 회수를 금지하는 제도적 장치는 개시결정을 전후로 다르게 마련되어 있습니다. 채무자에 대한 보전처분, 포괄적 금지명령, 중지명령은 개시결정 전의 효력을 발생하는 제도들입니다. 보전처분은 재산을 보전하고 채권자에게 이자 또는 원금을 변제하는 것을 금지합니다. 편파적인 변제를 막기 위한 조치입니다. 보전처분 결정은 법원의 촉탁에 의해서 등기소와 관할 지자체에 등기·등록 됩니다. 포괄적 금지명령과 중지명령 등은 채무자의 채무자에 대한 강제집행을 막기 위한 조치입니다.
한편 회생절차 개시결정이 되면 채무자에 대한 강제집행, 담보권 실행을 할 수 없기 때문에 개별적인 회수시도가 불가능해집니다(이밖에 개시결정에 대한 효력은 추후에 살펴볼 기회가 있을 것입니다).
이처럼 채권자의 개별적 권리행사는 회생절차에 들어온 이상 엄격하게 제한하거나 금지됩니다. 그런데 회생절차에 들어오기 직전에 행한 채권자 일인에게 유리한 법률행위는 어떻게 될까요? 회생절차가 아닌 경우 ‘채무자가 채무초과 상태에서 자신의 유일한 재산을 채권자 일인에게 유리하게 처분하는 행위 등’은 사해행위로서 채권자취소권의 행사로 그 행위를 취소할 수 있습니다.
앞서 살펴보았듯이, 회생제도는 동일한 권리를 갖는 그룹에서 동일배당을 원칙으로 합니다. 회생법은 파탄지경에 이른 상황에서 채무자가 채권자 일방에게 유리하게 한 행위는 추후에라도 부인(否認)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를 부인권(否認權)이라고 합니다. 부인권은 채권의 변제, 양도, 담보권의 설정 등의 모든 행위에 대하여 효력을 미칩니다(법 제100조 내지 제113조에서 부인권에 대하여 다루고 있습니다). 부인권에 대한 사례는 무수하게 많습니다. 기회가 되는 데로 구체적인 사례와 적용원리에 대해서는 다뤄보도록 하겠습니다.
이처럼 회생절차가 채권자의 개별적인 권리행사를 제한하거나 금지하는 이유는 채권자의 공평한 권리행사와 회생절차를 이행하기 위한 채무자의 자산을 보전하기 위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