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의 연대보증제도가 올해 7. 1.부터 폐지된다고 합니다. 보증제도의 폐해는 이루 말할 수 없이 큽니다. 한 가족을 모두 파탄에 이르게 하고, 때로는 일가친척의 관계까지 파탄나게 하는 제도입니다. 노인들의 후일담에 가장 많이 등장하는 사연이 “왕년에 내가··· 어쨌는지 알아···”로 시작하여 “보증 잘 못 선 바람에 폐가망신 했어”라는 레퍼토리 아니겠습니까. 그렇다고 채권자의 입장에서는 자신이 가진 권리를 포기할 리가 없으니, 제도적으로 연대보증을 제한하는 것은 바람직한 일입니다. 말 나온 김에 올해 7월부터 시행되는 연대보증제도 폐지에 대하여 살펴보고 갈까요. 제도의 골자를 요약하면 이렇습니다.
① 개인사업자의 연대보증은 원칙적으로 요구하지 못하며, 법인의 경우 실제경영자 1인에게만 허용됩니다. ② 개인사업자의 연대보증은 폐지하되 다만 사업자등록증 상의 공동대표자에 한하여 허용합니다. ③ 연대보증이 허용되는 실제경영자의 범위는 대표이사, 무한책임사원, 최대주주, 지분 30% 이상 보유자, 배우자 등의 지분의 합계가 30% 이상인 자로 한정합니다. ④ 법의 적용대상은 은행권 및 신용보증기금, 기술신용보증기금을 포함합니다.
위와 같이 연대보증제도가 폐지 또는 대상이 축소되더라도 법인의 대표이사에 대한 연대보증은 앞으로도 존속할 것으로 보입니다. 실제경영자라면 금융권에 대한 연대보증은 상식적인 차원에서 폐지되기 어려운 면이 있습니다. 때문에 지금도 그렇지만 앞으로도 법인의 파탄은 결국 대표이사나 실제경영인의 파탄으로 직결될 것입니다.
대부분의 회사가 그렇지만 안산의 기계설비 제작 및 수리업체인 00위아의 경우도 대부분의 금융권부채를 대표이사 임모가 연대보증하였습니다. 00위아는 2009. 5.에 서울중앙지방법원에 회생절차개시신청을 하였고, 2009. 6.에 회생절차 개시결정이 났으며 동시에 대표이사 임씨가 관리인으로 선임되었습니다. 회사는 2010. 2.에 회생계획안이 채권자 집회에서 가결되어 회생절차가 인가되었습니다. 회사는 인가된 회생계획안에 따라 향후 10년 동안 채권자들에게 약속한 금액을 매년 말일에 변제하면 됩니다. 문제는 대표이사 개인의 연대보증채무였습니다.
대표이사 임씨는 회사의 금융기관에 대한 거의 모든 채무에 보증을 섰습니다. 민법상 연대보증의 책임은 주채무(이 경우 법인의 채무) 범위로 한정되지만 한편으로는 채권자와의 독립적인 약정입니다. 때문에 주채무자(법인)가 회생절차 등의 사유로 면책되더라도 연대보증 채무는 소멸되거나 할인되지도 않고 면책되지 않습니다. 결과적으로 보증인인 임씨에게 연대보증 채무는 그대로 남게 됩니다.
결국 연대보증 채무자인 대표이사 임씨 소유 아파트는 은행의 신청에 의해 경매 철차를 밟게 되었습니다. 이에 대표이사 임씨는 개인의 자격으로 법원에 회생절차 개시신청을 하였습니다(개인의 자격이란 ‘개인회생’이란 의미가 아닙니다).
일전에 살펴보았듯이 개인회생은 담보채무 10억 미만, 일반 채무 5억 미만인 경우라야 신청할 수 있습니다. 개인회생은 절차가 간소하고 비용이 적게 드는 장점이 있지만, 경매 등의 별제권(저당권)의 행사를 막지 못하는 한계가 있습니다. 물론 대표이사 임씨의 경우 연대보증채무가 30억 원에 달하였기에 개인회생 절차를 신청할 수 있는 자격은 없습니다.
임씨는 00위아에서 관리인으로 받는 급여로 연대보증채무를 변제하겠으며, 본인 소유 아파트는 향후 3년 이내에 매각하겠다는 내용을 요지로 회생계획안을 작성하여 채권자의 동의를 얻었습니다.
00위아는 2011년 주 담보권채무의 원인이었던 사옥을 매각하였으며, 일반채권자들에 대하여 변제할 채권을 미리 변제하여 2011년에 회생절차를 조기 졸업하였습니다. 한편 대표이사 임씨는 주채권은행과 합의하여 아파트의 대출을 담보대출로 전환하였으며, 회생계획안에 따라 관리인으로 받는 급여의 일정부분을 변제하고 있습니다.
00위아와 같이 법인이 회생을 신청할 경우 대표자에 대한 재산관계 및 연대보증관계 등을 파악하여, 필요하다면 개인과 법인이 동시에 회생을 신청하거나 법인의 회생절차 인가 후에 대표이사가 회생절차를 신청하는 등의 방법을 고려해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