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천시민축구단의 역사는 아주 짧다. 지난 2008년 창단한 포천은 올해 다섯 살이다. 걸음마 수준이지만, 챌린저스리그 룰모델로 최강팀의 입지를 굳건히 다지고 있다. 그렇다면 포천이 챌린저스리그 최상위팀으로 군림할 수 있는 원동력은 무엇일까?
지난 2008년 창단한 포천은 그해 챌린저스리그(구 K3)에 참가했다. 선수단은 ‘풀뿌리 축구’ 모태로 지역 조기축구회에서 선발했다. 리그에 참가한 포천은 창단 첫해 수난의 연속이었다. 6승3무20패로 16개팀 가운데 최하위를 차지하면서, 경기장은 찾은 관중들도 하나둘씩 외면하기 시작했다.
위기의식을 느낀 포천은 이를 악물었고, 최강팀을 위한 ‘5개년 프로젝트’를 구상했다. 우수 선수 영입을 위해 전국을 누볐고, 챌린저스리그 최초로 재일동포에 손을 내밀었다. 한국 무대에서 뛰기를 원했던 재일동포 진창수와 원창승은 2009년 포천에 입단했고, 내셔널에서 활약했던 포천 출신 오태환은 고향의 품으로 돌아왔다.
우수 선수 영입으로 포천은 창단 2년 만에 우승컵을 들어 올리는 이변을 연출했다. 기적이었다. 넉넉하지 않은 예산과 열악한 환경에서 ‘헝그리 정신’으로 버틴 값진 우승이었다.
당시 18평 건물에서 20여명이 비좁은 공간을 누볐고, 식사는 직접 해 먹거나 라면 등으로 연연했다. 그래도 그들은 행복했다. 누군가 알아주지는 않지만, 축구를 할 수 있다는 것이 행복 그 자체였다. 지금은 포천을 떠나 있지만 당시 선수들은 그 때의 순간을 추억으로 간직하고 있다고 한다.
ⓒ (주)포천신문사
현재 내셔널리그 강릉시청에서 맹활약하고 있는 진창수 선수는 “포천에서 생활은 어렵고 힘들었지만, 가장 기억에 남는다”며 포천을 잊지 않았다. 이들의 활약에 힘입어 포천의 위상은 무궁무진 계속 이어졌다. 2010년 5위, 2011년 3위를 차지하는 등 챌린저스리그 최강팀으로 군림하기 시작했다.
특히, 2011년 FA컵 예선에서 대학 최강 고려대와 동국대를 격파하고, 챌린저스리그 최초로 32강 본선에 진출했다. 32강에서 만난 팀은 프로최강 수원삼성이었다. ‘한국판 칼레의 기적’을 기대했지만, 명승부를 펼친 끝에 3-1로 패했다. 그러나 수원삼성에 패한 포천은 어느덧 승자가 되어 있었다. 경기를 마친 윤성효 감독은 “고전했다. 생각 외로 플레이도 좋았고, 훌륭한 팀이다”고 말했다. 각종 언론과 방송에서 포천의 스토리를 대서특필(大書特筆)하는 등 포천의 위상을 널리 알렸다.
포천시민의 관심도 높아졌다. 하나둘씩 떠났던 시민들은 경기장을 찾았고, 포천시는 전폭적으로 지원사격에 나섰다. 열악한 환경에서 운동을 했던 선수들은 경기장 인근에 안락한 숙소를 얻었고, 운동에만 전념할 수 있는 계기가 된 것이다.
챌린저스리그 명문구단으로 우뚝선 포천은 2012년 챌린저스컵대회 준우승에 이어 3년 만에 정규리그 우승컵을 높이 들어 올렸다. 그리고 이 모든 영광을 포천시민들에게 되돌려 주었다. 포천시민축구단이 챌린저스리그 최강인 이유는 포천시민과 ‘하나’가 되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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챌린저스리그 각종 기록 휩쓸어
포천시민축구단은 챌린저스리그 18개 팀 가운데 최고의 팀이다. 시즌을 마친 포천은 최우수지도자(이수식), 최우수선수(강석구), 최다득점(서동현), 페어플레이선수(전재희), GK(강재욱) 등 5개 부문을 석권했다. 성적뿐 아니라 관중마케팅, 미디어 노출 등에서 최고의 한해를 보냈다.
‘닥공 축구’로 유명세를 탄 이수식 감독은 올해 챌린저스컵대회 우수지도자상을 시작으로 챌린저스리그 최우수지도자상을 휩쓸었다. 청소년대표 출신 강석구는 팀을 우승으로 이끌며 최우수선수로 선정됐다. 득점왕에 오른 서동현은 공교롭게도 프로구단 FC서울 데얀과 함께 31골을 성공시켰다. 한 시즌 최다골 신기록의 주인공이다. 팀 주장으로 활약한 전재희와 골키퍼 강재욱은 페어플레이상과 GK상을 받았다.
각종 언론보도에서도 우위를 점했다. 챌린저스컵대회 결승전과 챔피언결정전은 KBS N과 SBS ESPN에서 생중계됐고, 이를 통해 포천의 위상은 크게 부각됐다. 인터넷 축구전문사이트인 KFATV를 통해 전국에 포천이 전파되기도 했다. 언론을 통해서는 500회 이상 보도됐다.
포천은 또 정규리그 각종 기록도 모두 갈아 치웠다. 27라운드 동안 1위 자리를 빼앗기지 않았으며, 한 시즌 최다득점(101골)과 최다승(20승), 최소패(3패)를 기록했다. 한 경기에서 최다득점인 17골을 기록했고, 득점왕 서동현은 한 경기에서 10골을 성공시켰다.
또한 올 시즌 15차례의 홈경기에서 한 번도 패하지 않는 등 챌린저스리그의 각종 기록을 포천이 독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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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챌린저스리그 최고 명장 이수식 감독
↑↑ 이수식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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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Daum 챌린저스리그 챔피언결정전’에서 춘천시민축구단의 파란을 잠재우고, 우승이 확정되는 순간 이수식 감독은 두 손을 번쩍 들어올렸다. 챌린저스리그 최고 명장으로 태어나는 순간이었다.
경기내내 마음을 졸이며 굳은 표정으로 경기를 지켜보던 이수식 감독은 경기가 끝난 후 환한 미소를 보이며 우승자만이 느낄 수 있는 쾌감을 만끽했다.
다음은 포천시민축구단 이수식 감독의 일문일답
▶ 우승을 했는데, 기분이 어떠한가?
기분이 너무 좋다. 개막전부터 최종라운드까지 선두를 지켜왔고, 우승까지 차지해서 기쁨이 두배다. 그동안 선수들이 부상도 많았고, 힘든 고비도 있었는데 잘 참아 준 선수들에게 고맙게 생각한다. 특히, 우승할 수 있도록 많은 지원을 해 준 서장원 포천시장님과 포천시민들에게 이 기쁨을 드리고 싶다.
▶ 2009년에 이어 3년 만에 우승컵을 탈환했다. 비교를 한다면?
우승은 언제나 기쁘다. 2009년에는 통합리그 우승이었지만, 이번 시즌은 상위 4개 팀이 플레이오프를 거쳐 단판승부로 우승팀을 결정하는 방식이라서 매 경기가 긴장됐다. 진정한 챔피언의 자리에 올랐기 때문에 흥분이 가시질 않는다.
▶ 챔피언결정전을 위해 선수들의 컨디션을 어떻게 끌어 올렸는가?
정규리그 통합 1위로 챔피언결정전에 직행했지만, 한 달이라는 공백이 너무도 컸다. 구단의 열성적인 노력으로 내셔널리그 팀과 평가전을 통해 경기감각을 끌어 올렸고, 경기 일정에 맞춰 체력훈련을 병행했다.
▶ 결승전답게 많은 관중이 경기장을 찾았는데, 긴장되지 않았는지?
5천여 명의 관중 앞에서 경기를 펼치는 선수들이 긴장하지 않았다면 거짓말이다. 경기에 앞서 선수들에게 ‘관중들과 함께 마음껏 즐기자’고 말했는데, 멋진 경기로 승리해 기쁘다.
▶ 가장 기억에 남는 경기가 있다면?
이천시민축구단은 챌린저스리그 최강이다. 후반기 홈 경기에서 이천을 상대로 승리했는데, 이 경기가 가장 큰 고비였다.
▶ 2013년 목표는 어디까지?
올해 우승으로 2010년부터 4년 연속 FA컵 2라운드에 진출했다. 내년에는 프로와 내셔널에서 기량이 좋은 선수들이 합류하기 때문에 2011년에 이어 FA컵 32강에 진출해 챌린저스리그의 위상을 널리 알리고 싶다.
▶ 마지막으로 선수들과 시민들에게 한마디 한다면?
포천시민들이 없었다면 우승도 의미가 없다. 시즌 시작부터 변함없는 사랑과 응원을 보내주신 시민들에게 너무 감사드린다. 아울러 힘들고 고된 훈련에도 불구하고, 불만 불평 없이 잘 따라와 준 선수들에게 고맙게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