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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이현재] 우울증 치유 이야기(22)

화려했던 손녀의 돌잔치
이현재 기자 / lhj45@paran.com입력 : 2012년 09월 26일
 
↑↑ 이현재 포천신문 노인명예기자단 이사
ⓒ (주)포천신문사 
늦겨울, 엄동설한은 꼬리를 감추고 봄을 재촉하는 비가 오는 밤, 아들은 상의할 것이 있다고 내 방에 들어왔다. 물어보니 딸 수민이 돌잔치 이야기다. 우리내 어릴적에는 백설기, 판떡, 미역국으로 이웃과 오순도순 아름다운 정을 나눴지만 현대식 돌잔치는 어른 회갑보다도 요란법석인 걸 보니 요즘 세상이 도무지 이해가 안간다. 청첩에다 양가부모며 친지, 친구 모두 모아 놓고 거창한 잔치를 할 모양이다. 의정부K식당에다 예약을 했다고 한다.

경제적인 면이 걱정돼 친구에게 상의를 하니 금팔찌를 준비해야 한단다. 한푼두푼 모은 돈으로 사랑하는 수민이 돌팔찌를 준비하고, 2월 26일 돌잔치에 지인들을 초대했다. “손녀딸 돌잔치를 무사히 치르게 하여 주옵소서” 시간나는데로 하나님께 기도를 올리고 또 올렸다.

손녀의 돌잔치 날이 돌아와, 저녁에 의정부K식당에 지인들과 도착하니 사돈내외분, 친지, 아들 동료, 한샘학원선생 동창 등으로 식장 안은 시끌시끌하였다. 서울 사시는 형님 내외와 송우리 누님 등 많은 분이 참석했다.

나는 난생 처음 사회자가 사회를 보고 식순에 따라 식을 거행하는 성대한 돌잔치를 구경했는데 마음은 편치 않았다. 있어야 할 아내 없이 혼자서 잔치를 치루니 허전하고 쓸쓸했다. 이런 마음도 모른채 동료들과 어울려 딸의 잔치를 치루는 아들의 모습에서 아들이 지난날을 잊고 현실에 만족하고 있다는 것을 느꼈고, 그런대로 내 마음이 놓였다. 지인들게 술한잔씩 권하며 “바쁘신데도 참석하시어 손녀딸 돌잔치를 축하해 주셔서 감사하다”며 인사와 담소를 나누다보니 시간이 흘러 밤 9시가 되었다.

그렇게 작별을 고하고 승용차편으로 가산으로 향했다. 누님은 송우리에서 먼저 내리시고 나는 지인들과 다방에 들러 차 한잔씩을 대접하고 세상사는 이야기, 돌잔치 이야기를 나눴다. 친구들은 요즘 돌잔치는 너무 화려하고 허례허식이 가득찼다며 모두가 의아해했다. 지인분께 진심으로 감사를 올리고 집으로 돌아왔다.

“오늘 하루도 성령님의 보살핌으로 부족한 중죄인의 손녀딸의 돌잔치를 무사히 마치게 된 것에 감사합니다”라고 두손모아 주님께 감사기도를 올리고 있는 중 아들과 며느리, 손녀딸이 집으로 막 도착했다. 문을 열고 나가니, 싱글벙글하는 아들 며느리가 대견스럽고 기특하였다.

난 걱정스러운 맘에 “정호야, 오늘 잔치에 적자는 나지 않았니?”라고 물으니, 정호는 “아버지 걱정마세요. 적자 안났어요.”라고 대답한다.

<다음호에 계속>

이현재 / 포천신문 노인명예기자, 가산제일교회 집사, 통일이발관 대표
이현재 기자 / lhj45@paran.com입력 : 2012년 09월 2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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