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시스트레스, 사교육에 의존하는 교육행태, 왕따, 학교폭력 등 멍들어있는 대한민국 교육은 말도 많고 탈도 많다. 학교가 함께 해결책을 고민해야하는 상황에서 포천의 교육환경은 정체돼 있고 낙후됐다는 평가다. 교사들이 2~3년간 머물다가 떠나고, 교육인프라도 부족해, 아이들은 도시로 떠나고 있다. 이런 악순환을 극복하는 방법은 포천교육에 생명력을 불어 넣어 줄 교사들에게 있다. 그 희망의 주인공들을 만나본다. <편집자>
↑↑ 포천고등학교 장상오 교사
ⓒ (주)포천신문사
지난 2002년 포천 경북중학교를 첫 임지로 포천과 교육의 연을 맺었고, 2008년 3월 1일 포천고로 발령을 받은 장상오 교사는 2010년 그의 수업을 선택했던 문과반 학생 120명중 50명이 3등급 이내의 성적을 거둬 좋은 평가를 받았다.
“제가 부임한 이후 입시 성과가 높아졌다는 말은 옳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학생들의 입시 성과는 가정에서부터 초․중․고 전체의 교육 과정에서 학생과 선생님 그리고 부모님이 함께 만들어낸 결과물이기에 개인의 능력으로 판단하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 최근엔 그 성적마저 주춤해 근본적인 해결책이 필요합니다.”
교사들 사이에서 일벌레로 소문나 있는 장 교사는 포천고 교육의 근본적인 변화를 기대하며 ‘혁신학교’ 추진을 위해 열심히 뛰고 있다. 그는 “혁신학교로 지정되면 교육에 대한 예산지원은 물론 수업에 대한 방침을 학교 별로 유동적으로 운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며 “내용은 수업의 개선과 진로교육이 중심”이라고 말한다.
포천고의 경우 이미 지난 1학기부터 준비과정이 있었다고 한다. 학교 조직 효율화 시범학교를 위해 교사들의 불필요한 행정업무를 줄여 학생들과의 관계와 수업을 개선하려는 노력이 호응을 얻었다. 더불어 혁신학교에 필요한 다양한 연수를 시행해 포천고는 이미 틀을 가지고 혁신학교에 신청했고, 그 결과 혁신학교(예비지정교)로 지정받을 수 있었다. 혁신학교 예산으로 행정실무사를 고용해 행정적인 업무가 경감돼 교사들이 학생 지도에 집중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교육의 변화를 통해 수업에서 아이들에게 삶과 진로의 연결고리를 제공하면 수업에 흥미를 가진 아이들의 성적은 자연스레 올라가고 입시 문제는 해결될 것으로 전망했다. 장 교사의 수업은 학생들에게 인기다. 보충수업에서 문과학생 200명중 160명이 근현대사를 선택했을 정도다.
↑↑ 강화도 역사기행을 통해 광성보를 방문한 아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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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업 잘한다’는 평가는 많이 부담스러워요. 그 말은 결국엔 현재의 ‘강의식’ 수업에 아이들이 만족한다는 얘긴데, 기본과 중요한 내용에 충실하면서도 고차원적인 수업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는 요즘은 입시 형태 중 정시가 40%, 수시가 60%이며, 포천고 학생의 경우 수시로 대학에 가는 비율은 80%로 압도적이라고 했다. 수시에는 입학사정관들이 창의력, 기획력 등과 관련해 학교생활을 보는데, 새로운 수업 방식으로 아이들에게 사고력을 길러줘 대학과 사회에서 요구하는 능력을 심어주고 싶다고 했다. 또한 대학을 가지 못하는 아이들의 진로 결정을 앞당기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포천고에는 장상오 교사를 중심으로 두 가지 변화를 위한 작은 시도가 있다. ‘강화도 역사기행’과 ‘텃밭가꾸기’가 그것이다. 고 3학년이 기획하도록 장려해 아이들과 우리나라 근현대사의 시작점인 강화도를 여행한지 벌써 2년째다. 첫해는 40명, 올해는 80명의 아이들이 놀토를 이용해 다녀왔다. 살아있는 수업도 중요하지만, 이 기회는 아이들에게 기획력을 제공해준다고 믿기 때문이다. 앞으로는 기회가 되면 1박2일로 다녀와 선사시대부터 시작해 제대로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4H회 동아리 활동으로 시작된 텃밭가꾸기는 학교 테니스장 근처의 땅에 채소 농사를 지으면서 진행되고 있다. 아이들이 월 2시간 가꾸는 것 외에 교사들의 노력이 필요한 일이라 에로 사항이 있었지만, 학생들이 직접 거둔 무농약·무비료 유기농 과실을 나눠먹고 텃밭에서 자연과 함께 쉼을 얻는 것을 보고 기분이 좋다고 했다.
포천은 교육적으로 새로운 것을 시행하는데 더디고, 패쇄적인 양상을 띈다는 그는 포천이 진정한 ‘교육복지도시’가 되려면 지자체의 교육인프라 지원과 학부모가 교육주체가 되는 시스템, 교사들의 관계 형성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 동아리 '4H회'를 지도하는 장상오 교사는 아이들과 텃밭가꾸는데 보람을 느낀다.
ⓒ (주)포천신문사
장상오 교사의 초등학교 3학년 성적표에는 산수와 체육을 제외하고 모두 ‘양’, ‘가’ 였다고 한다. 당시 선생님은 장 교사가 산수를 잘한다는 장점을 일깨워주기 위해 ‘수학박사’라는 별명을 붙여주었고, 그때부터 공부에 자신감을 가졌다고 한다. 장 교사도 아이들의 장점을 발견하려고 애를 쓴다.
좋은 인재가 나오려면 교사의 몫이 크다. 교사는 값진 사명자다. 아이들을 살리고 그들의 미래를 성장시키는 양분이다. 우리사회가 발전할 수 있게 변화를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며 아이들을 아끼는 장상오 교사야말로 우리시대 필요한 진정한 선생님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