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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김기호] 화진포 여정


김기호 기자 / prettty1842@naver.com입력 : 2012년 08월 16일
↑↑ 김기호 수필가, 포천신문 주부명예기자단 고문
ⓒ (주)포천신문사
절친 그녀와 함께 강원도 고성 초대리에 있는 명사십리와 해당화, 그리고 호수와 바다가 공존하는 청정한 아름다움을 간직한 화진포 해수욕장을 향해 떠났다. 출발부터 기분은 붕 떠 있었다.

더 나이 들기 전에 푸른 파도와 흰거품이 넘실대는 동해바다에 풍덩 빠져 마음껏 수영을 하고픈 오래된 열망이 있었기 때문이다. 돌 전부터 양평 한강물에서 해염을 시작하였고, 삼척여중 시절에 바닷가에서 정식 수영을 익힌 나는 늘 가슴속에 쪽 빛 물과 파도가 넘실대는 동해바다를 품고 살았었다.

그간 살아오면서 동해의 유명 해수욕장은 여러 군데 다녀봤지만 오늘 보다는 걺었었고, 늘 단체였기에 눈으로만 보아왔고 기껏해야 모래사장을 걸어 보는 정도였다.

오전에 출발하여 춘천-인재-고성으로 들어가면서 마지막 휴게소에서 간단히 점심을 때우고 화진포로 향하는 길은 내 마음을 아는 듯 막힘이 없이 달려 갈수 있었다.

소나무사이로 바다가 보이기 시작했다. 언덕으로 오르자 수평선이 끝없이 펼쳐지는 청록빛 바다에 메밀꽃 같은 하얀 파도가 물결치고 있었다. “아-바다!, 동해바다-!” 언제나 가슴을 뛰게 하는 감동이다. 멀리 구금도가 먼저 우리를 마중하고 있었다. 우린 우선 화진포 해수욕장으로 향했다. 주차비는 종일 오천원이였고 통행은 자유다. 차에서 내려 모래사장을 막 달려갔다.

폭염에 달구어진 모래는 뜨끈뜨끈 했고 촉감은 포삭포삭 소리가 나면서 매우 부드러웠다. 바닷물에 발을 들이댔다. 시원한 파도가 뜨거운 발을 식혀주며 발등을 애무해 준다. 그대로 바닷물에 뛰어 들고 싶었지만 그녀가 제안을 한다. 우선 숙소부터 정하고 나오자고… 오케이! 민박촌쪽으로 가다보니 마당 넓은 집이 눈에 들어왔다. 우린 그 집으로 정하고 바로 해수욕장으로 향하는데 주인 아주머니가 갓 찐 찰옥수수를 건네주신다.

주차를 시키고 그대로 바닷물 속으로 풍덩 뛰어 들었다. “우와 훗 핫핫핫 푸푸-!” 너무 좋다, 정말 좋다, 완전 좋다!

그녀는 개구리헤엄을 친다. 어려서 한내천에서 치던 실력이라는데 어찌나 천진스러운지 그 모습이 한없이 사랑스럽고 좋아 보였다. 우린 삶의 찌꺼기들을 밀려가는 파도에 모두 털어 주었다.

저녁을 맛나게 해먹곤 대자로 누워 버렸다. 너무 더웠다. 마당 넓은 민박집은 다 좋은데 딱 두 가지, 에어컨 대신 구형 선풍기가 돌고 티브이가 나오다 꺼져버렸다. 그것도 결정적으로 박태환 선수 실격 소식과 함께-

평상에서 쉬다가 우린 바다로 나갔다. 밤바다의 인어가 되고 싶었는데 여섯시 이후는 물에 들어 갈 수 없단다. 돗자리를 깔고 누웠다. 바닷물 소리가 찰랑이고 파도소리가 쏴아 쏴아- 밤하늘의 별은 반짝반짝!! 근처에서 단발적으로 터트리는 폭죽은 밤바다의 정서를 더해 준다. 조금 떨어진 곳에서 한 남자가 색소폰을 불고 있다. 가만히 들어보니 가슴을 저미는 애절한 곡들만 연주한다. 예스터데이(yesterday)와 파도를 끝내곤 주섬 주섬 챙겨 가버린다. 무슨 사연 있길래…?

다음날 아침 일찍 해변가로 나갔다. 내가 본 것 중 가장 화려하고 눈부신 일출이 펼쳐져 있었다. 들어오는 길에 자연호수 석호가 쌍을 이루고 있는 호숫가로 산책을 갔다. 때마침 청둥오리들이 유유자적 노니는 호수는 바다와 다른 정겨움과 주위의 자연과 어우러져 수채화 같은 풍경으로 다가와 신선함을 안겨준다.

아침을 먹은 후 인근 통일 전망대 관람을 갔으나 급 사정상 포기하고 해수욕장과 인접해 있는 큰 선박 모양의 해양박물관을 입장했다. 별로 기대감 없이 관람을 시작했으나 웬걸 꽤 볼만했다. 해저 아쿠아룸을 비롯한 해양표본의 다양함이 교육적 체험의 가치가 충분해 가족동반으로 여유 있게 관람 할 수 있는 추천할 만한 코스이다.

인근에 건봉사를 비롯해 이승만 별장, 김일성 별장, 금강산자연사박물관, 대진항등이 있었으나 그녀와 나는 내년에 다시 올 것을 화진포 바다에 속삭여 놓고 짧은 여정이였지만 만족하고 행복한 추억의 한 페이지를 가슴에 안고 포천을 향해 출발 해야만 했다.

김기호 / 수필가, 포천신문 주부명예기자단 고문
김기호 기자 / prettty1842@naver.com입력 : 2012년 08월 1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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