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런던올림픽이 대회 막바지를 향해 가고 있는 가운데 경기도 소속 선수들이 일궈낸 감동의 행보가 눈길을 끈다.
대회 13일째를 맞고 있는 8월 9일, 한국은 금 12개 은 7개 동 6개로 종합 4위를 달리고 있다. 매 경기마다 최선을 다하는 선수들의 모습은 바라보는 사람들의 눈시울을 적시는가 하면 환한 웃음꽃을 선물하기도 했다.
펜싱의 남현희(30·성남시청) 선수는 앞으로 길이 남을 심판의 오심으로 여자 플뢰레 개인전에서 4위에 그쳐 전 국민의 안타까움을 자아냈지만 결국 불운을 딛고 단체전에서 동메달을 따내는데 일조했다. 날카로운 칼 끝을 전광석화처럼 찔러 넣어 상대 프랑스 선수를 무력화 시킨 미녀 검사 오하나(27·성남시청) 역시 경기도 소속 선수다.
남자 펜싱에선 올림픽에 세 번째 도전해 마지막 올림픽 무대를 감동으로 장식한 최병철(30·화성시청) 선수가 있었다. 펜싱 플뢰레 개인 준결승에서 최병철 선수는 이집트의 아부엘카셈 선수를 상대로 선전했지만 심판으로부터 석연찮은 레드카드를 세 번이나 받으며 결승행 문턱 앞에서 좌절했다. 하지만 그는 3·4위전에서 손에 땀을 쥐게 만드는 박진감 넘치는 경기로 동메달을 따내고야 말았다. 경기가 끝나도 최병철 선수는 끝내 칼을 손에서 놓지 않고 ‘해냈다’는 감동의 여운을 관객들에게 쏘아 오렸다.
올림픽 무대에 세 번째 올라 메달을 따내고야 만 최병철이 있다면 세 번의 도전 끝에 올림픽에 진출해 메달 사냥에 성공한 남자가 있다. 유도의 송대남(33·남양주시청) 선수다.
비 용인대 출신으로서 비주류로 남아야 했던 송대남은 올림픽 뿐 아니라 아시안게임 진출에도 번번이 가로막혀 이번 런던올림픽에서 처음으로 태극마크를 달았다. 처음으로 디딘 올림픽 무대에서 송대남은 부상의 고통을 품은 채 유도 강호들을 업어치기로 메쳐나갔다. ‘업어치기의 달인’이라는 별명이 생길 정도로 뛰어난 실력을 보이자 결승 상대는 업어치기에 대한 준비를 단단히 한 듯 보였고 결승전은 연장으로 향했다. 그리고 송대남 선수는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안 뒤축 감아치기’를 눈 깜짝할 사이에 성공시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한국인들에게 비교적 낯선 종목이었던 권총사격에서 엄청난 기량으로 메달을 확보해 국민들을 놀라게 한 최영래(30·경기도청) 선수는 아쉽게 역전을 허용해 진종오에게 금을 양보했다. 놓친 금메달이 아쉬울 법도 하지만 최영래는 금보다 값진 은이라며 눈물을 보였다. 이 눈물은 설움이 담긴 눈물이었다.
예선에서 569점을 쏴 여유 있는 1위로 결선에 진출한 최영래는 지금까지 무명에 가까웠다. 기대도, 주목도 받지 못하고 처음 올라선 올림픽 무대에서 그는 전 세계를 놀라게 만들었다. 결국 최영래가 흘린 눈물은 설움을 이겨낸 기쁨의 눈물이었다.
비록 메달은 따지 못했지만 여전한 세계챔피언으로 온 국민을 감동의 도가니로 만든 장미란(28·고양시청)선수 역시 이번 올림픽의 보배다.
지난 베이징 올림픽 역도 경기에서 가뿐하게 바벨을 들어올려 각종 기록을 갈아치운 장미란은 전 세계에 ‘한국 여자의 힘’을 과시했지만 이번 올림픽에선 무거워보였다. 그녀의 얼굴도 그녀가 드는 바벨도, 몸도 무겁게만 보였다. 런던에서 장미란이 들어 올린 무게(인상 125kg, 용상 164kg)는 지난 2008년 베이징에서 들었던 자신의 기록(인상 140kg, 용상 186kg)에 턱없이 모자랐다.
올림픽 조명이 박태환에 집중될 때, 장미란은 관심 받지 못했다. 큰 부상을 입은 까닭에 기대가 크지 않았던 탓이다. 하지만 경기가 끝난 뒤 마지막으로 들어 올렸던 바벨에 입을 맞추던 그녀의 모습을 본 국민들은 그녀가 어마어마한 고통을 참았던 사실을 알게 됐다. 경기가 끝난 뒤에도 국민들은 그녀로부터 얻은 감동의 여운을 잊지 못하고 글을 적어 올렸다. 그리고 아름다움을 표현하는 종목이 아닌 역도 종목의 장미란 선수에게 국민들은 ‘아름답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