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당국이 세계적 문화유산인 만리장성의 길이를 2만1196.18km라는 결론을 얻었다며 옛 고구려와 발해의 영역까지 포함시킨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공산당 중앙위원회 기관지 광밍(光明)일보는 6일 중국이 2009년 발표한 8851.8㎞길이의 두 배가 훌쩍 넘는 길이를 “지난 2007년부터 진행한 고고학 조사결과이며 총 4만3721곳의 유적이 남아있다”며 고구려와 발해가 지은 성들까지 만리장성의 자락이라고 주장하고 나선 것이다.
이에 한국 등 주변국 학자들은 “중국이 현재의 국경을 기준으로 자국 영토 내에 있는 성은 모두 만리장성이라는 억지주장을 펴며 역사를 왜곡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중국은 2006년 국무원 명의로 ‘(만리)장성 보호조례’를 제정하면서 만리장성의 길이를 계속 늘려 발표해 왔지만 종합적인 조사 결과를 발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중국의 둥 부국장이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만리장성 유적지는 현 중국의 가장 서쪽인 신장(新疆)위구르자치구에서 시작해 닝샤후이(寧夏回)족자치구, 칭하이(靑海) 성, 간쑤(甘肅) 성, 산시(陝西) 성, 허난(河南) 성, 산둥(山東) 성, 산시(山西) 성, 네이멍구(內蒙古)자치구, 허베이(河北) 성, 베이징, 톈진(天津) 시, 랴오닝(遼寧) 성, 지린 성을 거쳐 동쪽 끝의 헤이룽장 성까지 15개 성·시·자치구에서 발견됐다고 전했다.
그러나 중국이 주장하는 고구려와 발해의 영역은 역사적으로도 고구려 보장왕 즉위 7년째인 648년에 당 태종은 설만철(薛萬徹)을 시켜 3만여 군사를 이끌고 박작성을 공격해 압록강을 거슬러 박작성 남쪽 40여리 지점에 진영을 갖추자, 당시 박작성 성주(城主) 소부손(所夫孫)이 1만여명의 군대로 대항하여 성을 지켰으며, 고구려 장군 고문(高文)이 오골성(烏骨城)과 안시성(安市城)의 군대 3만여기를 거느리고 구원했다고 기록되어 있다.
현재 박작성에는 고구려 유적지라는 기존의 관광 안내문이 모두 사라진 대신 ‘만리장성 동단 기점’이라는 대형 표지판이 설치됐고 대대적인 개막식을 열기도 했다.
이에 한국 역사학계는 “이번 발표는 갑작스럽게 돌출됐다기보다 중국이 계속적으로 진행해 온 것이며 고구려와 발해지역을 겨냥한 것은 아니다”, “현재 중국은 경제개방 이후 자신의 정체성을 만들어가는 중요한 시기를 맞아 중국의 상징인 만리장성을 역사적 구심점으로 삼아 민족단결을 이뤄나가려는 정치적 의도가 숨어있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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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2년 06월 0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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