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장을 담근다는 생각이나 계획은 전혀 없었는데 이웃 지인이 배추와 무 그리고 양념채소를 모두 챙겨 주시는 바람에 그야말로 얼떨결에 번갯불에 콩 볶듯이 김장을 담았다. 요 근래에 자동차 접촉 사고로 인한 후유증이 남아 있었던 터인데 그저 지인이 고맙고 겨울 한철 반양식이라 힘들 줄 모르고 끝내고 나니 뭔가 할 일을 한 것 같이 후련하고 든든한 마음이 뿌듯하고 부자가 된 듯 했다.
좀 무리하긴 했어도 흐뭇한 기쁨으로 두 다리를 쭉 뻗고 잘 자겠다 했는데 웬걸 자리에 누우면서 온 몸이 쑤시고 땡기고 머리까지 아파온다. 코가 막혔다 뚤렸다 콧물까지 줄줄…. 밤새 잠못자고 뒤척이다 새벽에 겨우 한잠자고 나니 몸이 천근만근이다. 거기다 얼굴까지 땡땡… 간신히 몸을 일으키며 순에게 전화를 했다.
“순아 몸이 말이 아닌데 일요일이라 병원도 그렇고…” “아 무리하셨군요. 좋은 생각 있어요 저랑 내촌 참숯 불가마 안가실래요?” “오~! Good think! 내 왜 그 생각을 못했을까? 지금 바로 출발하자.” ‘아, 개운하다.’. 중온 가마에 들어가 한 차례 땀을 쭉 내고 목초액에 발을 담그니 벌써 몸이 가벼고 머리 아픈 게 사라진 듯 한다.
옆을 보니 둥그런 숯난로 통에 수납 식 칸이 죽 돼 있는데 사람들이 호일에 고고마, 감자, 가래떡 등을 싸서 칸칸이 넣어 구워 먹는다. 그 냄새며 색깔의 먹음직스러움에 침이 꼴깍. 정말 한 입만이라도 얻어먹고 싶었다. 내 얼굴을 보던 순이가 “우리도 맛난 거 먹으러 가면 되요.” “오잉? 그게 무엇인데. 어딨어?” “저 쪽 식당에 가면 백탄에 구워먹는 삼겹살 맛이 아주 죽여준담니다. 하하하.” “진짜 맛있다. 값도 저렴하고 쌈거리도 싱싱하고 히히히.” 된장찌개로 마무리 하고 다시 한약재 냄새가 나는 미온, 중온, 고온을 오가며 참숯 불가마에 매료되기 시작했다.
암환자들이 늘 애용한다는 열꽃방은 가마를 뒤집어쓰고 들어가는데 그곳은 너무 뜨거워 용기를 못냈다. 암환자들은 그 열꽃 방에서 땀을 정기적으로 흘리면 증상완화에 많은 도움을 받는다고 하며 자신들의 체험사례를 주고받는다.
목초액에 발을 담그고 땀을 식히며 돌아올 애기를 하는데 주인은 땀 흘린 거 샤워하지 말고 그냥 가는 게 피부에 훨씬 효과적이라며 동남아에서 제일 잘 설치된 참숯 불가마로 평가받고 있다고 귀뜸해 준다.
밖으로 나오니 어느새 태양이 붉은 석양을 화려하게 펼치며 그 빛을 만추의 단풍에게 비추어 마지막 색채를 더욱 아름답게 빛나게 하고 있다. 만여 평의 터 둘레를 싸고 있는 자연 경관은 어느 관광지 못지않게 장관이다 특히 200m정도 높이의 폭포는 한폭의 동양화를 연상시키는 듯 인상적이었다.
멀리 가지 않더라도 우리 주위에 하루 한나절 이곳에 와 먹거리 볼거리가 많다. 참숯을 이용한 일상 상품도 쇼핑하며 즐기는 여유로운 시간을 많은 사람이 가질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모든 이의 건강, 행복을 기원하며 상쾌함을 안고 집으로 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