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좀 열어줘! 문 좀 열어줘! 그의 급한 울음소리가 날 깨웠다. 나는 놀라서 눈을 번쩍 뜨고, 소리 나는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속았다는 생각에 분통을 억누르지 못해 오열 토하는 그가 한심스럽게 보여 지고 얼마나 우스운지 난 소리 없이 웃고 있었다.
실내에 있는 작은 정원 초록빛에 반해 날아들다가 방충망에 부딪혀서 악을 쓰며 소리 지르고 있는 듯싶다. 그러는 나에게 그는 계속 원망 섞인 하소연을 하는 것이었다. 잠시 쉬고 싶어 들어오려 했지만 뜻밖의 장애물 때문에 저지당했다는 상처에 더욱 큰 소리로 목청을 돋구어 애절한 사연을 이야기 하고 있는 듯하다.
몇날며칠의 구멍 난 하늘을 원망하는 것일까? 먼 곳에서 보낸 메시지 답장이 없어서일까? 오래 만에 만난 태양이 반가워서 하는 짓일까? 내가 알아듣지 못하고 문 열어주지 않아서일까?
그의 울음소리는 청명하고 아름답다 하기보다는 소음공해처럼 시끄러워 짜증까지 난다. 그런데 아니 그가 왜 이렇게 커진 거야! 나 어릴 적에 방학숙제로 곤충채집 할 때 아빠가 잡아주던 작고 예쁜 그가 아니었다. 내가 알고 있던 그의 두 배 이상으로 못생기게 크고, 빛깔도 투명하지도 않고, 울음소리가 아름답지도 않았다. 쉼 없이 떠들어대는 그의 울음소리가 식구를 모두 깨워 나의 해야 할 일 덜어주었다.
우주에서 날아온 외계의 그가 되어버린 것일까? 그를 닮은 흉내 내는 걸까? 언제부터인지 그의 울음소리가 시원한 여름을 느끼게 하는 것이 아니라 숨쉬기조차 힘든 무더운 여름날을 한층 더 혐오감을 주며 답답하게 한다.
매미, 나비, 벌, 무당벌레, 벌, 하늘소, 사마귀, 잠자리 등이 테라스의 많은 그들이 죽어 있었다. 거실 안에 피워놓은 향 때문일까? 오염 된 공기 때문일까? 걱정스럽다. 그렇다고 향을 안 피우면 작은 흡혈귀 때문에 나는 견디기가 힘들고 그들도 나도 편안한 삶을 살아 갈 수 있는 묘안은 어느 뫼에 있을까? 점점 갈수록 메마르고 갈증 난 먹구름 세상이 되어 가는 것이 나는 두렵기까지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