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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김병연 6] 체통을 지킬 줄 알아야


김병연 기자 / by9086@hanmir.com입력 : 2011년 05월 24일
 
↑↑ 김병연 수필가
ⓒ (주)포천신문사 
나의 어린 시절엔 마을 주변의 산에서 시사(時祀)를 지내면 동네 아이들이 시사 지내는 옆에서 기다리고 있다가 시사가 끝나면 시사 지낸 음식을 한 목기(木器)씩 받아와 맛있게 먹었는데 어린 동생이 있는 아이들은 동생을 업고 가서 동생의 몫으로 한 목기 더 받아와 먹었다. 그런데 어른들이 집에 계실 때 시사를 지내면 나는 시사 음식을 받으러 갈 수가 없었다. 그런 음식을 받아다 먹었다가는 거지처럼 그런 걸 왜 받아오느냐고 혼쭐이 나기 때문이다.

그것은 양반은 얼어 죽어도 겻불은 안 쬔다는 우리 속담처럼 사람이 체면을 깎는 일을 해선 안 된다는 교육이었다. 그래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봉명동에 단독주택을 구입하면서 채무가 800만원 있었다. 월급쟁이로써 수입을 늘릴 수는 없고 지출을 줄일 수밖에 없었던 나는 그 당시 구내식당에서 1200원이면 먹을 수 있는 점심을 굶었고 동료들이 점심을 거르는 것을 알고 점심을 사주려고 했지만 따라가지 않았다.

한 때는 돈이 없어 6개월 정도 하루 90원짜리 빵 한두 개로 식사를 해결했다. 하지만 배가 고파도 배고픈 내색을 일체 하지 않았다. 체통을 지키기 위해서였다. 잔칫집에 3만원 부조하면서 자식을 둘씩이나 데리고 가 식사를 하는 사람을 볼 때면, 체통을 지킬 줄 모르는 불쌍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든다.

일도 안하면서 초과근무수당만 타간다고 언론에서 시끄러웠던 적이 있다. 하위직이야 먹고살기 어려우니 그런다고 하지만, 관리자도 그런다는 보도를 읽었을 땐 체통을 지킬 줄 모르는 불쌍한 관리자라는 생각이 들었었다. 뭐니 뭐니 해도 사람은 체통을 지킬 줄 알아야 하지 않을까.

김병연 / 시인, 수필가, 포천신문 시민기자
김병연 기자 / by9086@hanmir.com입력 : 2011년 05월 2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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