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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과 사람=69] 투구꽃(Aconitum jaluense subsp. jaluense)

투구를 닮은 보랏빛 가을꽃
손자은 기자 / 입력 : 2010년 10월 18일
↑↑ 초오속(Aconitum) 식물
ⓒ (주)포천신문사

가을 산행 길에서 쉽게 만나곤 했던 가을꽃 이야기를 하려한다. 향기 가득한 들국화들 사이에 피어 그 독특한 자태가 더욱 뽐나는 고운 보랏빛 꽃, 오늘의 주인공은 투구꽃이다.

이름 그대로 옛 병사들이 썼던 투구를 닮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인데, 따로 설명하지 않아도, 이 꽃을 직접 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고개를 끄덕이며 동감하게 될 것이다.

미나리아재비과의 여러해살이풀인 투구꽃은 곧추서지 못하고 비스듬히 쓰러지듯 자라는데 세워보면 키가 1m가 넘기도 하고 어떤 종류는 꽃필 때쯤 덩굴로 자라는 것도 있다.(참줄바꽃) 잎은 전체적으로 둥근 모양이지만 깊게 갈라져 세 갈래 또는 다섯 갈래가 되어 손바닥모양을 하기도 한다. 하늘빛을 닮은 보라색의 꽃은 9월부터 피기 시작하여 10월이면 만발한다. 꽃이 지고 난 자리에 열리는 종자꼬투리도 재미난 모양이다. 삐에로의 모자를 닮았는데 익으면 한쪽이 열리면서 씨앗을 퍼트리는 이런 모양을 ‘골돌’이라고 한다.

투구꽃은 움직이는 식물이다! 다리가 달려서 움직이는 것이 아니고, 뿌리가 매년 같은 방향으로 뻗어 조금씩 조금씩 서식지를 옮겨간다. 더 정확히 말하면, 투구꽃의 뿌리는 덩이뿌리(괴근)의 형태를 하고 있는데, 1년간 충실히 제 몫을 다한 올해의 뿌리는 그대로 썩고 이듬해에는 그 옆에 있던 뿌리에서 새싹이 나와 자연히 두 뿌리 간격만큼 옆으로 이동하는 셈이다.

투구꽃이 속하는 초오속(Aconitum)에는 비슷한 모양의 꽃모양을 한 다양한 꽃들이 있다. 투구꽃에도 세뿔투구꽃, 노랑투구꽃 등이 있고, 한라돌쩌귀나 그늘돌쩌귀처럼 ‘돌쩌귀’가 들어가는 종류와 지리바꽃, 참줄바꽃처럼 ‘바꽃’이 들어가는 것, 그리고 ‘진범’ 종류도 있다. 이 투구꽃 집안의 식물들의 뿌리를 초오(草烏)라고 하는데, 아주 완벽한 독성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옛날 왕이 내린 사약이 바로 이 초오를 달인 것이었다고 한다.

또한 아메리카 인디언들의 고대 벽화에도 이 투구꽃이 등장하는데, 인디언들은 투구꽃의 뿌리를 캐, 독을 화살 끝에 묻힌 독화살을 만들어 사냥을 했다고 한다.

이처럼 무서운 독성을 가진 풀이지만 잘 쓰면 약이 된다고 한다. 초오는 진통, 진경의 효능이 있어 신경통, 두통, 위와 배가 차고 아픈 증세 등에 두루두루 처방되는 좋은 약재이기도 하다. 하지만 맹독성분이 들어있으므로 전문가의 처방 없이 잘못 복용하면 위험하니 조심해야 한다.

고운 빛깔의 가을꽃이 피어나는 이 계절이 참 좋다.

↑↑ 초오속(Aconitum) 식물
ⓒ (주)포천신문사

↑↑ 초오속(Aconitum) 식물
ⓒ (주)포천신문사

손자은 / 포천신문 시민기자
손자은 기자 / 입력 : 2010년 10월 1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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