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난히 빨리 찾아온 가을의 길목에서 누군가와 오월보다 더 곱고 빛나는 햇살을 마음껏 만나고 싶었었다. 우연히 가평에서 열리는 ‘제3회 에코피아-가평마라톤 대회’에 출전하는 분으로부터 함께 하자는 제안을 받았다. 대회는 오전에 끝나고 오후에 산행을 할 계획이라는 말에 나는 흔쾌히 그 팀과 동행하기로 했다.
산 정상에서의 가을맞이! 얼마나 신나는 일인가! 상상만 해도 가슴이 설레며 잔재된 삶의 찌꺼기들이 뻥 뚫릴 것만 같아 벌써부터 심신이 가벼워지는 듯 했다
아침 일찍 합류하여 가평 공설운동장에 도착했을 때는 가는 가랑비와 칙칙하게 낮게 드리워진 하늘 그리고 이미 도착해서 몸을 풀고 있는 몇몇의 마라토너들이 우리를 맞았다. 안내책자를 보니 가평군과 세계일보가 공동 주최를 하고 (사)한국마라톤협회 가평군 육상연합회 공동 주관이었다.
개막식이 시작될 무렵 대회를 성원하듯이 햇살이 쫙 퍼지며 76개팀과 개인 참가자 등 약 2천여 명이 유명산의 단풍보다 더 울긋불긋하게 물들이며 아름답게 비추었다. 풀코스, 하프코스 10km, 5km 등 4코스로 나누어진 경기 방식에 참가자는 대 성황을 이루었다.
때를 맞추어 실내체육관에서는 ‘한석봉 휘호쓰기 대회’가 열렸고 누구나 가래떡 두 개를 썰어 갈 수 있는 코너, 가평 농산물 코너 등이 마련되어 눈과 입을 즐겁게 했다. 더욱 즐거운 건 5살 어린이와 60대 후반까지의 참가자들에 다양한 골인 모습이었다.
일행 중 내촌의 김성규 선수는 10km 4위를 했고 양양갑 선수와 하프의 김용길 선수는 등수엔 못 미쳤으나 상위권 완주를 해 체력을 과시했다. 어느 스포츠나 마찬가지지만 유독 마라톤은 외롭고 고독하며 인내심으로 하는 자기와의 싸움이라 경기가 끝난 뒤의 자기 만족감은 대단하다고 한다. 또한 마라토너들은 지역을 가리지 않고 전국 어느 대회라도 참가하는 특이성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우리 포천시에도 많은 마라톤 애호가들이 있지만 지속적이고 미래지향적인 포천시 체육의 상징이 될 수 있는 마라톤대회가 없어 안타까웠는데 마침 10월 31일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 등재기념 ‘포천 광릉숲 마라톤대회’가 광릉숲 문화도시협의회(회장 유왕현) 주최와 소흘읍체육회(회장 이선용) 주관으로 개최될 예정이라니 참으로 반갑고 축하할 일이다.
늦은 감이 있으나 개최되는 마라톤 대회에 포천의 농산물과 먹거리, 즐거운 놀이 한마당을 함께 계획한다면 가족동반으로 참가하는 대한민국 제일의 마라톤대회로 자리매김 되는 것은 물론이고 역사에 길이 남을 마라토너를 배출할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긍정적인 희망도 품어 본다. 물론 지역민의 적극적인 성원과 격려 그리고 대회에 대한 자긍심과 함께하는 마음이 어우러져지면 이미 절반은 성공이라 생각된다.
돌아오는 고가 도로에서 사랑하는 사람들이 아옹다옹 살고 있는 산자수명(山紫水明)한 포천을 바라보며 포천 광릉숲마라톤 대회와 포천시의 무궁무진한 발전과 시민모두 행복 할 수 있기를 드높은 가을 하늘에 기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