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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박혜자10] 하얀 희망을 붙든다


박혜자 기자 / ppp3800@hanmail.net입력 : 2010년 10월 02일
↑↑ 박혜자 포천신문 주부명예기자단 고문
ⓒ (주)포천신문사
2010년 9월 10일. 밤비가 내리던 날 새벽에 전화벨이 울린다. 포천의료원 응급실이라고….
정신없이 달려 나갔다. 집에서 5분 거리밖에 안되는데 천리가 되는 것처럼 느껴지고 답답했다.

막상 응급실에 문을 열고 들어가는 순간 아찔했다. 나의 사랑하는 우리 황태자가 의식 없이 큰 병원으로 후송한다며 응급센터 요원이 바삐 움직인다. 하늘이 꺼지고 땅이 울리고 이젠 어떡하나 앞이 깜깜하고 어질어질 힘겹다.

뇌출혈이란다. 영문도 모른 채 사건현장으로 달려갔다. 새벽 1시 40분 영중지구대 문턱을 두드린다. 조그마한 21살짜리 청년이 있고, 맥주박스가 있다. 증거자료로 사진을 찍고 사건조서 내용을 좀 보자고 했더니 볼 수가 없단다.

밤을 꼬박 새우고, 일산 동국대 병원으로 갔다. 중환자실인지라 하루 2번 면회. 담당 주치의의 설명에 하늘이 꺼진다. 뇌출혈, 2군데가 터졌다. 2주간 지켜봐야 하는데 현재는 피가 멈춘 상태고 말 그대로 뚜껑을 열 것인지 구멍을 내고 흡수할 것인지 경과를 지켜보자고 하신다.

초진은 6주가 나왔다. 당장 딸아이의 직장도 쓰러진 황태자의 사업도 마비상태다. 의식이 조금씩 돌아와서 내가 누군지 아느냐는 질문에 고개를 끄덕인다. 하느님께 감사기도를 올린다. 살려주어서 고맙다고, 한시름을 놓았지만 명절대목이 엉망진창이다.

어떻게든 대처해야 될 급선무는 황태자의 사업장이다. 중환자실에서 누워있는 매형을 생각해서 아들이 회사에 사표를 내고 4살, 2살 조카와 누나를 위로한다. 사태가 심각하게 되고 보니 뒤늦게 진실이 밝혀진다. 상대가 칼을 들고 휘둘렀다는 것이다. 아찔했다. 그건 살인미수다.

정신 잃고 쓰러진 것이 얼마나 다행한일인가 말이다. 행여 만취상태에서 덤비기라도 했으면 죽음을 초래 했을 것이다. 또, 한 번의 감사다.
‘여보게, 자네 살아주어서 고맙네….’

연실 황태자 친구들이 면회를 온다. 현장에 함께 있던 친구가 사경을 헤매는 친구를 보고 양심에 가책을 느꼈단다. 어린애 신세 망칠까봐 숨겨주었는데 막상 친구가 심각한 상태를 파악하고는 다시 진술을 했다. 참으로 무서운 일이다.

남을 해친 사람은 의연하게 거리를 활보하고 병상에 누워있는 사람은 우환이 있다는 핑계로 조상님들도 못 모시는 중추절을 지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의 기도는 계속된다.
‘자네 정신 놓으면 안 돼~ 태훈이, 태현이를 생각해봐~ 아무 걱정 말고 어서 몸 추스르시게….’

정확한 수사와 죄지은 사람의 처벌은 꼭 받아야 한다고 생각하면서….

박혜자 / 포천신문 주부명예기자단 고문
박혜자 기자 / ppp3800@hanmail.net입력 : 2010년 10월 0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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