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한차례 내리더니 이제 제법 시원한 바람이 살랑거린다. 그 살랑바람에 노란 키다리 꽃 마타리가 춤을 춘다. 마타리과의 여러해살이 풀인 마타리는 매미소리와 귀뚜라미소리가 공존하는 여름 반, 가을 반인 이맘때쯤이면 평강식물원의 들꽃동산을 꽉 메워 멋진 군락을 만들어준다.
마타리의 종소명인 ‘scabiosaefolia’는 솔체꽃의 잎을 닮았다는 뜻인데 정말 잎만 보고는 착각할 수도 있을 것 같다. 키가 60-150cm까지 껑충 커서 들꽃들 중에서도 하늘과 가장 가깝게 지낸다. 마타리와 매우 비슷하지만 키가 조금 작은 듯하고 흰 꽃이 피는 것은 같은 마타리과의 ‘뚝갈’이다. 그 외에도 마타리속(Patrinia)에는 산지에서 자라는 돌마타리, 바위틈에 자라고 잎이 손바닥 모양으로 갈리지는 금마타리 등이 있다.
마타리의 꽃에는 꿀이 많아 갖가지 가을 곤충이 즐겨 찾는데 그들은 종종 마타리 풀숲에 숨어든 사마귀의 먹이감이 되곤 한다.
마타리와 뚝갈은 좋은 나물이다. 이른 봄에 나오는 새순은 봄나물로 먹고 여름에는 묵나물로 먹는다. 봄나물은 국거리로 쓰거나 기름에 볶아먹기도 하고 나물밥의 재료로도 쓰인다. 약간 쓴맛이 돌지만 우려내면 괜찮다.
한방에서는 마타리의 뿌리를 캐서 그늘에 말린 것을 패장근(敗醬根)이라 하는데 뿌리에서 간장 썩는 것 같은 고약한 냄새가 난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라 한다. 마타리는 간을 보호해주고 진통, 해독, 배농 등에 효과가 있어 각종 간 기능장애와 위장의 통증, 대하증 등 부인병에 처방한다고 한다.
관상용으로는 넓은 들판에 군락으로 심으면 여름과 가을을 이어주는 계절에 예쁜 노란 물결을 볼 수 있다. 꽃이 피기 전에 줄기를 한번 잘라주면 키가 적당히 자라고 분지가 돼서 꽃이 더 무성하게 피는 것을 기대할 수 있다. 하지만 앞서 이야기했듯이 키도 크고 너무 야생으로 자라 작은 정원에는 어울리지 않는다. 대신 같은 마타리과의 금마타리나 돌마타리는 20-30cm정도로 자라므로 암석원 같은 정원에 심으면 잘 어울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