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으악- 으악-’ 으악새가 우는 계절이 돌아왔다. 차가워진 바람에 리듬을 타며 구슬픈 춤을 추는 새들, 바로 ‘억새’이다. 매년 이맘때쯤이면 명성산에 피어난 억새꽃을 구경하러 모여든 사람들로 산정호수는 시끌벅적하다. 식물원에도 가을분위기를 한껏 느낄 수 있는 억새군락이 있다. 바람이 많이 부는 언덕을 지나 내려오면, 멀리보이는 예쁜 단풍들과 어울려 있는 억새숲이 나와 춤추자 청한다.
흔히 사람들이 ‘억새꽃이 피었다’라고 표현하는 것은 꽃이 아닌 바람에 날려 보낼 씨앗들을 풍성하게 달고 있는 것을 보고 하는 이야기이다. 사실 꽃은 늦여름이면 자주빛과 갈색, 금빛이 어우러진 조금은 진한 빛깔로 피어난다. 그리고 요즘같이 맑고 햇살 좋은 가을날이면 꽃이 진 다음 열리는 열매, 씨앗들이 퍼진다.
억새는 벼과에 속하는 여러해살이 풀이다. 다 자라면 사람의 키를 훨씬 넘기도 한다. 줄기를 옆으로 뻗으면서 퍼져 나가는 억새는 잎의 나비가 손톱길이 만큼이고, 녹색을 띄나 가운데에 하얀 줄이 나있고 가장자리에 작고 단단한 톱니 때문에 자칫 손을 베일 염려도 있다. 이 억새의 잎을 이용해서 풀피리를 불기도 하고 억새 날리기 게임도 할 수 있다.
넘실넘실 은백색을 띄며 춤을 추는 억새들을 보고 어떤 사람들은 ‘갈대’라고 부르기도 한다. 갈대도 역시 억새라 비슷한 느낌의 모습을 하고 있지만, 억새는 산이나 들에, 갈대는 물이 있는 습지나 강하구 쪽에서 자란다. 꽃도 억새가 술처럼 밑에서 여러 갈래로 갈라지는 반면 갈대는 가지가 위로 올라가면서 여러 번 갈리고 다 익고 난 후에도 갈대는 억새처럼 은백색이 아닌 갈색이 돈다.
우리식물원에서는 흔히 보는 억새 이외에도 여러 가지 억새종류를 만날 수 있다. 잎에 무늬가 있는 것, 붉은 빛은 띠는 것, 키가 작은 것 등등 벼과 또는 사초과 식물들도 품종으로 만들어낸 종류가 많이 있으며 조경용 소재로도 좋다.
언젠가 한번 엄마께서 가을여행을 다녀 오셔서는 자연에서 가을을 담아 오셨었다. 곱게 물든 단풍잎은 식탁 유리 아래 끼워놓으시고 억새는 부들이나 열매달린 나무줄기와 함께 화병에 꽂아 두시곤 하셨는데 그 기억이 가을을 추억하게 한다.
ⓒ (주)포천신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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