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 재선거를 통해 당선된 최모 의원이 의회 회기중에 해외여행을 다녀 온 일에 대해 비난의 화살이 쏟아지고 있다. 사건의 전말은 이렇다. 지난 2일 최모 의원은 자기지역 선거구 이장단과 친목도모 차원에서 태국을 비롯한 캄보디아 등 6박7일간의 해여행길에 올랐다. 그러나 문제가 된 건 이 시기가 바로 포천시의회 제2차 정례회 회기중이었던 데 있다. 결코 대수롭지 않게 넘어갈 일이 아니다. 보통 제2차 정례회 때는 다음해의 일반 및 특별회계 세입세출 예산안 심의와 다음해의 시정주요업무계획 보고 등 중요일정이 빡빡하게 잡혀 있다. 1년의 회기중 가장 중요한 시기가 바로 이 때다. 그래서 포천시의회에서는 포천시의회정례회의운영에관한조례를 제정, 12월 5일을 정례회 개회일로 못박아 두고 있다. 의회는 집행부의 견제와 감시라는 고유의 기능을 제대로 수행할 때 비로소 인정을 받는다. 내 고장 발전을 위해 큰 뜻을 품고 출마해서 의원에 당선됐다면 정례회 회기 전에 쏟아져 나오는 수많은 자료를 면밀히 검토해서 포천시 예산이 적정하게 쓰여질 수 있도록 연구하는 자세가 기본중의 기본임은 두말할 나위도 없다. 더군다나 초보의원이라면 의회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제대로 파악도 되지 않았을텐데 다른 재선 의원들보다 몇 배 더 노력해야 할 것이다. 이외에 다른 중요성을 논외로 치더라도 최모의원이 정례회에 제때 출석하지 못했다는 것은 입이 열개라도 할 말이 없는 것이다. 또 최모의원에게 이번 정례회는 의원으로서 공식적인 첫 자리다. 그런 중요한 자리를 빼먹고 어떻게 지역선거구 이장들과 해외나들이를 떠날 생각을 할 수 있단 말인가. 여기서 한 가지 더 짚고 넘어갈 게 있다. 바로 포천시의회의원의정활동비등지급에관한조례 부분이다. 이 조례 제2조를 살펴보면 ‘의원에게는 의정자료의 수집·연구에 소요되는 비용을 보전하기 위하여 매월 의정활동비(55만원)를 지급한다’고 되어 있다. 또한 ‘의원의 회기중 활동을 지원하기 위하여 회기일수에 일액을 곱한 금액(7만원)을 매회기마다 회기수당으로 지급하되 회기중 회의에 출석하지 아니한 경우에는 출석하지 아니한 매 1일에 대하여 일액을 감하여 지급한다’고 규정되어 있다. 의정활동비는 이장들의 호주머니에서만 나오는게 아니다. 다른 사람들의 호주머니에서 나오는 액수가 비교도 안될 만큼 크다. 더 이상 그들을 실망시켜서는 안된다. 누구에게나 실수는 있는 법이다. 최모의원은 이번 일을 자성의 시간으로 삼고 더욱 분발해야 할 것이다. 의원이란 자리는 자리만 지키는 거수기가 아니다. 소신과 열정을 갖고 의정활동을 해야 한다. 그게 자기지역 선거구 이장단과 해외여행을 다녀오는 것 보다 훨씬 더 값진 일일 것이다.
회원가입
기사쓰기
입력 : 2004년 04월 09일 
트위터
페이스북
밴드
카카오스토리
